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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타고 신들의 산 올림푸스에 가다.

달려라자전거

by 채색 2009. 4. 1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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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헤라클레스, 헤나, 포세이돈, 아프로디테, 아폴론, 아르테미스 등등 제가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신만해도 엄청 많습니다. 아무래도 어려서부터 다양한 방면으로 서양문물?을 받았기 때문일 겁니다. 영화도 영화지만 특히 만화영화에서 많은 이름들을 들었죠.

그리스 신화는 서양의 정신문화의 바탕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의하면 “그리스 신화는 많은 연극작품을 비롯해 그리스 시와 서사시의 주제를 이루었으며 철학자와 역사가의 사상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로마인들은 그리스 신화를 사실상 그대로 자신들의 문학에 들여왔다. 그리스 신화는 라틴어라는 표현수단과 오비디우스의 작품을 통해 중세의 상상력에 확실한 자취를 남겼다. 그후 재생되고 재해석됨으로써 미술과 문학의 주제에서 과학기술용어에 이르기까지 서양문화 전반에 걸쳐 유례가 없을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 라고 나옵니다. 두말하면 잔소리죠.

그리스에서 나왔으니 배경도 그리스일 것입니다. 그 배경중에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인 바로 “올림포스” 입니다. 올림포스는 산의 이름으로 그리스에서 가장 높습니다. 높이가 해발 2917m에 이릅니다. 정말 정말 높지요. 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카메라회사 중에도 '올림푸스'라고 하는 것이 있죠.^^

정확하게 올림포스 산이 그리스 신화에서 정확히 어떤 배경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a 그리스 신화가 기록된 〈오디세이아 Odyssey〉에서 산 정상에는 결코 폭풍이 불지 않으며 구름이 없는, 순수한 위층의 공기를 뜻하는 아이테르가 가득하다고 묘사했다고 합니다. 또, 올림포스 최정상에는 하늘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늘에서 기상현상이 일어나니 하늘, 기후의 신인 제우스 신이 그곳에 살았을 것입니다. 제우스 신에 복종하는 다른 많은 신들도 그와함께 올림포스 산 정상에 살았다고 하네요. 그리고 바람둥이 제우스 신과 함께 관계를 가졌던 수많은 여신과 여성들도 그곳을 거쳐갔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a

 

>> 신들의 산 바로 아랫마을, 리토초로

그리스에서의 자전거 여행은 다행이게도 그곳을 지나쳐 갔습니다. 정확하게는 리토초로 라고 하는 마을을 지나치는 것이었는데요, 그곳에서 올림포스는 멀지 않았습니다. 아주 아름다운 해변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자전거를 타고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빈 자전거는 너무나 가볍습니다. 앞 뒤로 수많은 짐을 달고 다니다가 떼어버리고 나니 얼마나 가뿐한지 말도 못합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해발 0m인 해변에서 올림포스 산 1/3지점까지 도로가 뚫려져 있었습니다. 그곳 해발고도가 1000m가 조금 넘었습니다. 거리는 한 20km정도 되었지요.

 

>> 리토초로 마을에서 바라본 올림포스(올림푸스)


리토초로 마을 중심에 도착하니 올림포스가 보일랑 말랑 했습니다. 평소에는 멋진 그의 모습이 보이지만 마침 그날은 날씨가 흐려 구름들이 많이 끼었습니다. 다소 불행했지요. 계속 가볼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한번 운동삼아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습니다. 또, 진짜 신들이 살아서 저를 도와줄지도 모르는거 아니겠습니까.

아래사진은 맑은 날에 비슷한 위치에서 보이는 모습입니다. 한국어위키백과사전에서 잠시 빌려온 사진입니다. -.-a

>> 올림푸스 산을 향하는 내 자전거 '풍만이'

가끔씩 이렇게 풍만이의 기념사진을 찍어준답니다. 저 자전거로 유라시아 횡단 여행을 했고, 아직도 잘 타고 다닌답니다.^^

 

>> 올림포스 국립공원 입구

두시간정도 걸렸습니다. 정오정도에 도착했지요. 도착하고 보니 상상했던 것과는 차이가 많더군요. 국립공원의 시설이라고는 차량 20여대를 댈 수 있는 넓지않은 주차장과 차를 팔고 있는 공원 안내소, 화장실 그리고 안내판이 전부였습니다. 평일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지리산이나 설악산 같은 곳에 엄청난 대규모의 시설이 들어오는 것과 대조적이었습니다. 이곳이 신들의 산 올림포스인데 말이죠. 또 이쪽 방향이 가장 큰 입구인 것도 맞구요. 이곳에서 100여km 떨어진 곳에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가 있거든요.

 

>> 산행로

인도에서부터 울창한 숲을 거의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인도를 여행할 땐 겨울이라서 울창한 숲은 없었거든요. 파키스탄, 이란, 터키 등등 모두 사막이거나 스텝지역이라 마찬가지로 못봤습니다. 그리스 역시 평지에는 이렇게 짙은 녹음이 없습니다. 1000m가 넘는 이곳에나 이렇게 볼 수 있나봅니다.

길은 아주 자연스럽게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옛 길 처럼요. 필요한 부분만 바위를 놓아 무너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의 탐방로를 생각해본다면...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와서 길의 파괴와 확장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어쩔도리 없이 '나무데크'를 설치해야겠지만 많지 않은 사람들이 간다면 꼭 그럴 필요는 없겠죠. 여튼... 너무 좋았습니다.

 

>> 짐을 실어나르는 당나귀? 노새? 말?

말이라고 칩시다. -.-a 당시 몇마리의 말이 종소리를 울리며 제 옆을 지나쳤습니다. 네팔이나 인도같은 데서나 아직 동물을 이용해 물건을 나르는 줄 알았는데, 아니 이 유럽의 국가에서도 아직까지 이렇게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가 현대문명?을 받아들이며 급속도록 사라져간 이런 풍경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보자니.. 참 아이러니 하더군요. 더군다나 우리는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나 곤돌라 같은 시설을 못놓아서 안달이 났는데 말이죠. T.T

 

 

>> 계곡을 건너는 다리

만들어 놓은 다리도 어찌나 자연스럽고 이쁘던지!! 부러운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아름답운 계곡

그 때는 6월 중순, 한참 더울 때였습니다. 물론 해발 0m 근처에서는 말이죠. 허나 이 계곡이 있는 이곳은 해발 1200m 가량...

계곡 앞에 서자니 서늘한 바람과 함께 물방울이 몰려와 잠시 떨어야 했습니다.

 

 

맑은 물

철퍼덕! 하고 다이빙 하고 싶던 소 입니다.

 

 

아름다운 계곡 풍경

비슷한 산이지만 뭔가 다른느낌!! 간만에 숲속에서 산림욕을 즐기니 몸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상쾌해졌습니다.

 

솔직히 올림포스 산 정상까지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2900m 정도면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어렵지도 않을거라 생각했거든요. 올라가는 도중에 산장도 있어서 큰 문제는 없었거든요. 그런데 내려오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2박 3일이 걸린다고 했습니다.

여름옷 밖에 가지지 못했기에 결국엔... 포기했습니다. 신들이 사는 집을 아래에서 본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또 올라간다고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까요.

바위에서 한참을 놀았습니다. 하산 하는 분들께 인사도 건네고 계곡물에 손도 넣어보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비를 만났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떨어졌습니다. 아마 신들의 눈물이겠죠? 내려가야겠다 생각하곤 출발했는데 발 옆으로 아름다운 꽃들이 많았습니다. 다들 손톱만한 크기의 야생화였죠.

 

이름은 모르지만 너무 아름다워 눈길을 끌던 야생화들.

그 때 처음으로 이 꽃들을 쳐다본겁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작은 꽃들을 자세히 쳐다본 적이 없었거든요. 너무너무 아름답더군요. 매크로 렌즈의 욕심이 처음생겼습니다. 매크로 렌즈만 있었다면 훨씬 더 구체적인 모습을 담을 수 있었을텐데...

작은 꽃들에게 관심을 쏟으며 내려오다보니 한시간 넘게 올라갔던 길이 언제 끝났나 싶었습니다. 날씨는 더욱 더 흐려져 얼른 내려가야 했습니다. 작은 꽃과 위대한? 신들에게 인사를 하고 신나게~ 정말 신나게 내리막길을 내려왔습니다.

 

올림포스 산의 위엄!!

사진의 딱 정중앙 부분이 올림포스 산 정상이 있는 곳입니다. 몇분을 기다렸지만 구름들은 그곳을 집중적으로 가리더군요. 아마도 제우스 신과 다른 여신과의 묘한 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듯.. -.-a 했습니다.

 

그 날 저녁 올림포스 산에 다시갈까 정말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정상까지 가는 것으로 하구요. 그런데 가방 안의 옷들을 살펴보니 정상에서 딱 얼어죽기 알맞겠다 싶더군요. ㅎㅎ 겨울 옷들은 티베트 여행이 끝난 다음에 다 집으로 보냈었거든요.

아쉽지만 떠나야 했습니다. 또 다른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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