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내가 봉화를 귀농지로 선택한 세가지 이유

귀농/귀촌 정보

by 채색 2012. 12. 29. 07:42

본문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도보여행을 하며 여러곳을 둘러보았지만 '완전' 마음에 드는 곳은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적당히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그곳에서 일단 살아보는 것입니다.


아무리 귀농을 마음먹고 있다고 할 손 치더라도 직접 살아보지 않는 이상 결코 현실을 알 수 없는 법입니다. 여러 귀농선배들로부터 다양한 조언들을 들었지만 하나같이 '일단 살아보는 것'으로 의견들이 모아졌습니다. 농사에 관한 일, 사람관계와 관련된 일, 집을 찾는 일, 짓는 일 등 수많은 것들이 있었지만 한 번도 닥쳐보지 않은 일들이라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지도를 펼쳤습니다. 일단 큰 산이 있는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큰 산이라면 백두대간 줄기를 따라가면 됩니다. 천미터가 훌쩍 넘는 고봉들이 수백키로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하나 큰 산이라 아니할 산이 없습니다. 


그리고 강이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큰 강이 있는 곳은 물이 마를 걱정이 없어 농사에 굉장히 유리합니다. 또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기도 합니다. 흐르는 강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가는 줄도 모르죠. 평온에 잠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중요한 조건이 또 있습니다. 가진 돈이 적은 우리에게는 땅값이 싼 지역을 골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소작농으로 살아가야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골의 농지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 비추어볼 때, 시간이 조금이라도 지난 뒤에는 아예 땅을 살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땅을 빌려 농사를 짓더라도 농지가격의 상승에 쫓아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행히 땅 값이 아직까지 싼 몇몇 지역이 있습니다만 손에 꼽을만합니다. 우리나라(남한)의 중동부 산악지방과 서남부 해안지방이 아직까지 땅 값이 낮은 편입니다. 물론 이 지역 외에도 '오지'로 꼽히는 곳은 비정상?적으로 싼 지역이 있긴 합니다. 


이런 여러가지 조건들을 조합해 본 결과, 봉화군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백두대간이 북쪽으로 든든히 떠받치고 있고, 그 산맥 골골이에서 발원한 물이 내성천이라는 강을 이루어 흘러갑니다. 흔히 영양, 청송과 더불어 3대 오지로 꼽힐만큼 '오지'이며, 그만큼 땅 값이 싼 곳입니다. 


봉화라는 지역은 지금까지 어떠한 인연도 없는 곳으로, 군대 선배 중 봉화출신이 딱 한 명 있었을 뿐입니다. 전국 곳곳 구석구석을 이러저러한 이유들로 돌아다녀봤지만, 그 중 봉화는 희한하게도 한 번도 없었습니다. 경계를 맞대고 있는 영주나 안동, 영양이나 울진, 삼척, 태백, 영월 같은 곳은 몇 번씩이나 가봤는데도 말입니다.


어쨌든, 귀농지로 봉화를 선택하고 나니 속이 시원했습니다. 전국을 여행하며 어디로 갈지 답답한 마음이 대단했기 때문입니다. 홍성이나 괴산, 진안이나 장수같이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만, 왠지... 왠지... 봉화가 더 끌렸습니다. 


지난 9월 서울에서 자전거에 간단한 짐을 싣고 봉화로 출발했습니다. 봉화를 귀농지로 선택한지 불과 며칠만이었죠. 그곳까지 자전거로 가는 것은 저만의 고집이었습니다. 자연에 최대한 해를 끼치지 않는 삶을 살러 가는 길에 의미를 두고 싶었습니다. 


예상했던 4일보다 하루가 더 걸려 5일째 되는 날에 춘양면에 도착했습니다. 높은 백두대간 고개를 넘어 나타난 춘양면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방금 전까지만해도 높디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있었는데, 마지막 고개를 넘자마자 넓은 계곡에 작은 집들이, 작은 사과나무들이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는 서리가 '범죄'인 줄 알면서도 길 가의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하나 따 먹었습니다. 농약을 많이 쳤다는 것을 까맣게 잊고는 새꼼한 과즙을 마음껏 즐겼습니다. 어찌나 맛있던지요! 길고 긴 내리막이었지만 속도를 최대한 늦추어 주변 풍경에 빠졌습니다. 


'내가 살 곳이구나!' 하면서요.



백두대간에서 발원해 곧 한강과 합류하게 될 옥동천. 김삿갓면의 이 지역을 지나며 나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저 고개 너머에도 이처럼 아름다운 곳이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백두대간 고개를 넘으며...


영월군의 내리와 봉화군의 우구치리가 만나는 백두대간 줄기 일대.


고개 정상에서 행정구역이 나누어질 줄 알았건만, 워낙 거대한 산이어서 도중에 구역을 나눈 듯 했다. 드디어 봉화다.


너무나 포근한 인상을 주었던 봉화 춘양면 일대.



ps. 귀농하며 겪는 이야기들을 꾸준히 연재할 계획입니다. 자주 찾아주세요^^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

페이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