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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의 의미

세상살이

by 채색 2010. 6. 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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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날벼락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문수 스님께서 몸을 불살라 생을 달리하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믿기지 못해 한참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난 이후에는 스님이 남기신 메모도 나오고 여러 언론에서도 보도가 되었습니다. 스님의 메모에는 확실하게 그의 죽음이 무엇을 뜻하는지 명확히 적어놓으셨습니다. 산 속에서 마음을 닦기 위해 정진을 하시던 스님이 죽어가는 생명들을 차마 두고볼 수 없어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에 너무나 슬픕니다. 환경활동가로써 제 소임을 다 하지 않은 탓도 있는 것 같아 더 그러네요.

언론에는 스님의 소신공양이 '분신자살'이나 '자살'같은 단어로 표현이 되는데요. 이건 스님의 의도를 폄훼하는 것입니다. '4대강 생명살림 불교연대'에서 보내온 설명자료에 의하면 '말 그대로 스스로 몸을 태워 온몸을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불교적으로도 근거는 있는데 <법화경> 약왕보살본사품 제 23에 "일제 중생 희견보살께서 일원정명덕 부처님 회상에서 수행정진할 때 현일체색신삼매를 증득하여 육신으로 공양함을 서원하고 행유를 몸에 바르고는 부처님 앞에서 하늘의 보배 옷으로 몸을 감아 거기에 다시 향유를 끼언고 몸을 스스로 태워 공양을 올려 불은佛恩에 보답한다..... 스스로 소신하면 그 광명은 두루 80억 항하사 세계를 비춘다"라고 했습니다. 이에서 알 수 있듯 소신공양은 깨달은 구도자가 온몸을 태워 절대삼매에 들고 부처님께 공양을 하고 그 빛으로 중생을 널리 구제함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1963년 베트남의 '틱 누 탄 꽝' 스님이 큰 길가에서 '후예시 대량학살 가족에게 배상금을 지불할 것', '불교신앙의식과 수행과 전도의 자유를 줄 것' 등을 요구하며 기름을 끼얹고 결가부좌를 한 채로 소신공양을 했습니다. 결국 디엠정권은 불교계의 거센저항과 미국 등의 압력을 받아 붕괴하게 되었습니다. 소설과 김동리는 이에 영감을 받아 <등신불>을 쓰기도 했습니다.

또, 1998년 6월 27일에는 태고종 승정 충담 원상대종사가 청평 감로사에서 '분단된 국토가 하나로 통일', '사회가 안녕하며 헐벗음과 괴로움이 없어지며', '종단이 화합해 불국토가 앞당겨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원' 등의 내용의 열반송을 남기고 소신공양하기도 했습니다.

문수스님도 세상의 탁함을 깨끗히 하고자 스스로 몸을 던졌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온 생명이 아파하고 죽어가는 이 상황 속에서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너무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스님의 소신공양이 빛을 발해 이 파괴가 이제 끝이났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은 물론이고 그 수하에서 일하는 모든 공무원, 건설관계자들이 자신들이 멋도 모르고 행하는 행동에 수많은 생명이 죽어간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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