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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포터체험, 하늘이 노래지네

여행

by 채색 2010. 4. 7.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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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 60kg을 지고 히말라야를 오르는 사람들이라는 글을 포스팅 했습니다. 엄청나게 무거운 짐을 지고 히말라야를 오르는 분들이 대단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포터들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까지 (해발 4000m 내외) 이동하지만 관광객에게 고용된 포터들은 그 이상까지도 무거운 짐을 지고 오르기도 합니다. 일반인들은 3000m 부터 머릿속이 깨질 것 같은 고산증을 느껴 죽을 것 같지만 그들은 그렇게 무거운 짐을 지고도 잘 오르기만 합니다.

그냥 한번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얼마나 무겁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또, 어깨에 매지않고 이마에 대는게 어떤지. 알고 싶었던 거죠. ^^

20kg짜리 가방이 세개가 올려진 지게를 졌습니다. 관광객의 짐이므로 거의 정확히 무게를 잽니다. 보통은 1인당 40여kg 정도로 제한을 두지만 웃돈을 좀 줘서 가방한 개를 더 지게 한 것이지요. 포터 입장에서는 같은 거리를 조금 더 무겁게 가면 되는 것이니 크게 부담될 것은 없습니다. 또 이 때에는 내리막이었기에 더더욱 그랬죠.

여튼, 간단한 소감을 우선 밝히자면, 하늘이 노~~래 졌습니다. 약 2~300m가량 지고 걸었던 것 같은데요. 이걸 이마에 대로 수십키로를 하루에 어떻게 걷나 싶더군요. 잠깐 오르막이 있었는데 오르막에서는 중심을 잡기도 힘들었습니다. 물론 제가 보통사람이니까 그렇긴 하겠지만요. 그리고 머리 띠의 위치만 잘 잡으면 어깨에 매는 것 보다는 편한 듯 했습니다. 오랫동안 짐을 지고 고산을 오른 이 지역 사람들의 지혜겠죠.



앉아있는게 접니다. 저를 도와주는 사람이 이 짐을 들고오던 포터구요. 사진은 장성호피디님이 찍어줬습니다. 이 포터분은 저랑 나이가 비슷했는데 외모는... 여튼 그랬습니다. 이마에 끈을 대고 일어서는데도 엄청 힘들더군요. 움찔 했습니다. 이거 왠만한 선수 아니고서는 함부로 짐을 내려놓을 수도 없겠더군요. 포터분이 제가 일어날 동안 짐의 좌우 균형을 잡아줬습니다.

드디어 일어섰습니다. 시퍼렇던 하늘이 노래지는게 아찔했습니다. 그리고 짐을 묶은 끈을 잡았는데 저걸 놓쳤다가는 바로 쓰러질 것 같았죠. 그리고 이마에 가해지는 짐의 무게는!!! 엄청나더군요.

계단을 올랐습니다. 그저 아래만 보고 걸었죠. 모자를 쓴 탓에 눈이 가려 완전 넘어질뻔 했습니다. 또 계단은 어찌나 높아보이던지. 그렇게 많이 오르진 않았지만 정말 조심스레 걸었습니다.

다리를 부들부들 떨었죠. 이날 저도 한참 하산을 한 뒤라 힘이 빠져있던 상태였거든요. ^^

여행자인 제가 이렇게 메고 지나가닌 주변의 현지인들이 관심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정작 저는 고개를 숙이고 걷는다고 그들을 보지 못했네요. 막 웃음소리는 들었습니다. 부들부들 떨면서 한발한발 옮기는 제 모습이 적지않게 웃겼을거라 생각합니다.

높지않은 오르막이었지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한걸음 딛을 때마다 목에 가해지는 압력때문에 그랬죠. 웬만해선 경험해보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숙소 앞에서 한 컷 찍었습니다. 이곳이 오늘의 목적지 입니다. 짐을 들고 있는게 저고 오른쪽에 서있는 분이 원래 이 짐을 지셨던 분입니다. 제 표정이 엄청 힘들었다는 걸 한마디로 얘기해 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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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부터는 그 분들과 동행하며 촬영한 것입니다. 











길을 가다보면 이렇게 올려놓고 쉴 수 있는 곳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거의 짐의 높이에 맞춰져 있어서 아주 편합니다. 짐들 부피나 무게나 모두 엄청나 보입니다. 




이 지팡이는 걸을 때는 지팡이 역할을 하다가 쉴 때는 간이 받침대가 됩니다. 우리 옛 사람들이 지게를 지고 다닐 때도 비슷한 지팡이를 들고 다녔었습니다. 





제가 동행한 이 분들은 대부분이 그렇듯 원래 이 직업은 아니고 평소엔 농사를 짓다가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을 한다고 합니다. 뭔가 인원이 부족할 때 이렇게 와서 일을 하는 것이죠. 이 때는 2일을 함께 했습니다. 가방 두개를 지는게 보통이지만 이 때에는 3개를 지고 추가금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금액이 영 시원찮은건 사실이죠. 

옆에서 그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함께 걸으니까 그 고됨이 느껴졌습니다. 저같은 약골같은 사람이 걱정할 만큼은 아니기에 다행이지만 어찌되었든 힘든건 맞습니다. 관광회사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이들을 고용하는 것은 일면 좋은 점이 있긴하지만 그 속 이면에는 불합리한 면도 많습니다. 그래서 '착한여행'을 통해서 좀 더 합리적인 면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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