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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무른 과일만 골라주던 아주머니!!

달려라자전거

by 채색 2009. 8. 24.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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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여행 이야기 입니다.

한국에서만 살던 저는 다른 나라의 과일을 현지에서 먹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수입과일은 먹어봤지만 구체적으로 어디서 온 것인지 확인도 안하고 그냥 먹을 뿐이었죠. 분명히 한국과일과 다른 열대지방의 과일은 차이가 있습니다. 아마도 날씨가 과일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겠죠? 그런데 우리가 자주 먹는 과일, 사과나 수박, 복숭아, 자두... 이런 것들은 수입산은 별로 없고 거의 국내산입니다. 파인애플, 오렌지, 바나나 등등 같은 것들만 수입산을 먹을 뿐이죠.

중국여행가서 가장 놀란 부분 중 하나가 과일입니다. 뭔가 패배감이 들었다고 할까요? 과일이 맛있었다는 얘깁니다. 한국에서 먹던 과일과는 완전 틀렸습니다. 여행이 힘들어서 그랬을까요? 어떻게 당도가 그리 높은지 정말 신기했죠. 특히나 수박이나 복숭아 같은건 꿀~ 맛이었습니다. 진짜 꿀!! ^^ (꿀탄거 아냐? 꿀이 더 비쌀텐데.. -.-)

중국에서 자전거 여행은 거의 초반이었고, 더운 날씨 때문에 무지하게 힘들었습니다. 낮동안은 빌빌거리며 나무그늘에서 시간을 떼웠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신나게 달렸죠. 그날 목표로 했던 마을에 도착하면 숙소를 구하고, 밥먹고, 과일을 사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였습니다. 허기진 체력을 달래기 위해 과일로 비타민을 보충해야 했습니다.

시장에서 거의 처음 과일을 살 때였습니다. 사실 시장에서는 말이 아예 통하지 않으니 피하려 했으나 우리나라에서 처럼 그런 정찰제 가게가 거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또 시장구경이 재미도 있을테니까요. '구루마'를 끌고 나와 장사하시는 분들도 많았고, 천칭저울처럼 생긴.. 그러니까 나무 양 편에 큰 바구니가 있고, 거기에 과일을 담아와 파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야채도 있고 과일도 있고 기타 등등도 많았습니다.

두려웠지만 시도했습니다. 뭘 말을 하면 외국인인게 표날까봐 그냥 10원을 주고 복숭아를 가리켰습니다. 그리고 먼 산을 쳐다봤죠. 주변도 둘러보았습니다. 한쪽에는 무게추, 한쪽에는 과일을 올려 정량을 맞춘 뒤 저에게 주었습니다. 과일이 담겨진 봉지는 묶여져 있었죠. 시장에서 뭔가 물건을 샀다는게 신기했습니다. 뿌듯했죠. ^^

숙소로 돌아와 비닐봉지를 딱 풀어보는 순간!! 뜨아~~ 이게 뭥미?? 다 문드러져 있는 복숭아만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허무했습니다. 어찌 이럴수가. 우리나라에서 과일을 살 때 보통 얼마치 달라고 하면 아저씨나 아주머니가 잘 담아주잖아요? 그런데 중국은 그런게 아닌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 어떻게... 저의 실수를 슬퍼하며 문드러지지 않은 부분만 칼로 발라 내 먹었습니다. 맛있긴 했습니다만 기분은 나빴죠.

하지만 과일이 맛있다는 걸 알고, 또 시장에서 과일 사는 법도 알았습니다. 과일을 살 때는 사는 사람이 다 골라넣는 방식이었죠. 고른 다음에 무게추가 달린 저울에 달아 사는 것이었습니다. 위 사건 이후로 시장에서 잘 관찰해보니 모두가 그렇게 하는 것 아니었겠습니까? ^^ 제가 실수를 했던거죠.

그러던 어느날 이었습니다. 시장에 과일을 사러 갔었죠. 제가 과일을 고르고 있었고, 옆 아주머니도 고르고 있었습니다. 비닐 봉지에 깨끗한 과일을 하나씩 하나씩 담고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과일을 잘 담고 있다가 잠깐~ 시선을 다른데로 돌렸습니다. 그 사이에 가게 아주머니가 문드러진 과일 하나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과일 사는 아주머니는 그걸 눈치챘죠.

제가 알 수 없는 언어들이 아주 크게 주변공간을 울렸습니다. 가게 아줌마도 덩달아 큰 소리를 치니, 과일사던 아주머니는 문드러진 과일을 꺼내 내리치는게 아닙니까. 헉!! 저는 옆에서 당황했습니다. 싸움이 더 커질 듯한 기세를 보이자 과일을 내려놓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싸움을 구경했습니다. -.-

우리나라에서는 과일을 딸 때나 출하시킬 때... 그 때만큼은 깨끗한 과일들만 골라서 내보내는 반면에 중국에서는 아직 그런 시스템이 없는가 보다...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니면 가까운 농장에서 바로 따 오는데 잘된 것 못된 것 다 가지고 오는 것이든가요. 여튼간에 그런 과일 하나가지고 큰 싸움이 되는걸 보고 크게 놀랐습니다. 사는 사람이든 파는 사람이든 둘 다 그렇게 화를 내리라고는 생각못했거든요. 제가 처음에 과일을 잘 못 샀을 때 열받긴 했지만 그렇게 싸울 정도는 아니었는데...

그래도 결론은 이겁니다. 그곳 과일은 정말 맛있다... 단, 구입할 때 정신팔면 기분은 상당히 나빠진다...



 

<추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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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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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4 08:14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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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5 14:37
    간단하고 좋은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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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8.28 21:57 신고
    아하.. 그런 일이 있었군요. 여행을 하다보면 좋은 경험, 나쁜 경험 다 하는가 봅니다. 그런데.. 선진국일 수록 나쁜 경험보다는 좋은 경험이 더 많아지는 걸까요? 그냥 궁금해지네요. @_@ 제가 기분 나쁜 경험을 했던 곳은 체코가 유일했었는데.. 그곳이 그나마 제가 갔던 곳들 중에서는 좀 못사는 나라 축에 속했어서요.
    조금 딴 소리를 하자면 제가 중국 가서 초큼 놀랐던게.. 상하이에 갔는데 동네의 일반 가게들을 갔는데.. 냉장고가 없는게 일반적인지 고기들을 다 밖에 매달아 놓더라구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