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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난 반달가슴곰 양봉장 습격하다.

지구를 지켜라

by 채색 2009. 6. 30.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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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마지막으로 목격된 설악산 야생 반달가슴곰. 밀렵꾼에 의해 처참히 살해되었다. - KBS 산양 부할을 꿈꾸다 캡쳐화면>


옛날 한반도의 지리산이나 설악산 등 전국 각지의 깊은 숲속에 살아가던 반달가슴곰은 83년도 설악산에서 밀렵꾼에 의해 죽은 이후 멸종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력제로 그들의 쓸개를 빼먹는 이유 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그들을 없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숲속 생태계의 건강성을 위해서인지 연해주에서 데리고 와 야생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지금은 조마조마 하며 그들의 생사를 지켜보고 있지요. 올 초에는 그들 중 한명이 새끼를 낳았다는 소식으로 기뻐했고, 어느 어미가 죽었다는 소식으로 슬퍼했습니다. 그만큼 그들의 생사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야생으로 남아있다니!! 사실 2년전에 곰 사육 농가에서 도망친 놈이 있었습니다. 쓸개를 약재로 쓰기위해 수천마리의 곰을 사육하는 사육농가 중 한 곳에서 말입니다. 그 후 관계기관에서는 도망간 곰을 찾아다녔지요. 그러다 6월 19일 양구군 민통선 부근의 양봉장을 습격했다는 제보가 들어옵니다. 그리고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이 현장을 확인했고 무인 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했습니다. 그가 카메라에 잡혔고 바로 안전 트랩과 올무를 설치했습니다. 결국 26일경 잡았고 야생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곰의 행동과 사육농가와 발견된 양봉장의 이동을 따져볼 때 야생이라고 여겨지는 것이지요.

제가 아는 야생동물 전문가가 있습니다. 몇 달전 그와 대화하다가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표범을 봤다는 것이었죠. 그냥 일반인도 아니고 한국에서 손꼽히는 ‘현장’ 야생동물전문가가 말이죠. 그는 3년전 경북 숲속 깊은 곳에서 여느 때처럼 야생동물 흔적을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톱가는 소리가 들렸다 합니다. 그 쪽을 바라보자마자 ‘얼음’. 바로 거대한 표범이 ‘드르륵 드르륵’ 소리를 내며 걷고 있었던 것이죠. 주변에 나무 막대를 찾아 큰 나무를 툭툭 쳤습니다. 쫓아 보내기 위함이었습니다. 자신의 목숨은 지켜야 하는 거니까요. 표범이 다른 쪽으로 달아나는 것을 보고 바로 마을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다 사진을 찍지 않은 사실을 인지, 다시 현장으로 갔지만 있을리 없었죠. 얼마 뒤 방송기자와 그 주변을 뒤졌지만 그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합니다. 지금은 야생동물 전문가는 물론이고 관계기관에서 그를 찾아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있다하네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습니다. 포항의 동대산 일대를 조사할 때입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산 지킴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레 그에게 이 지역에 대한 여러 가지 것들을 묻게 되었고 당황스런 이야길 듣게 된거죠. 3년전 어느 할머니가 산속에서 나물을 캐다가 어느 동물에게 비참이 물려 죽는 사건이 생겼다 합니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분명히 범이나 늑대가 그랬다.’는 겁니다. 물론 그 역시 ‘범’일거라 추측 했다합니다.(과거 우리나라에서는 호랑이나 표범을 모두 ‘범’으로 통칭했답니다.) 그래서 조사 나온 경찰에게 그렇게 말을 했지만 경찰은 사건을 확대하고 싶지 않아 ‘들개’에게 물려 죽은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고 합니다. 그 동네는 오지 중에 오지라 들개가 거의 없을뿐더러 산에 올라가는 들개는 더 드물기 때문이죠.

들리는 풍문에는 사향노루까지 살아있다고 합니다. 멸종된 줄로만 알았던 그들이 살아있다는 증거들이 발견 된 것이죠. 물론 발자국이나 배설물만으로는 완전 ‘살아있다’고 되지 않을 겁니다. 실물을 관찰하고 증거를 남겨야겠지요.

<강원도 양구군 민통선의 양봉농가에 꿀 먹으러 간 반달가슴곰. 푸우처럼 벌꿀을 좋아한 탓에 사람들에게 잡히고 말았다. T.T - 원주지방환경청 사진제공>

강원도에서 ‘곰이 양봉장을 습격’ 했다는 뉴스는 정말 당황스러우면서도 기쁩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이런 야생동물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변 야생동물은 거의 사라졌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이유는 사람들의 개발욕구로 인해 그들의 삶 터인 숲이 엄청나게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사육농가에서 탈출한 놈이 이번에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2년동안은 야생에서 건강하게 살아온 것입니다. 지독한 사육상태에서 야생으로의 복귀를 혼자서 훌륭히 한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보통사람들 역시 야생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얼마전 제가 고라니를 치게 된 것도 그런 인식이 부족하고, 또 시설을 만드는 기관에서도 대응이 부족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생태계의 건강성을 위해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확실히 바꾸어야 합니다. 그들이 살지 못하는 세상에서는 인간도 살 수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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