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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은 관광지일까, 아닐까?

지구를 지켜라

by 채색 2010. 7. 2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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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 중청산장에서 바라본 일출. 힘들게 땀흘리며 올라가 보는 느낌이 다른 것은 오르는 동안 자연과의 무언의 교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케이블카가 생기고 나면 이를 바라보는 느낌도 달라지겠죠. 태양을 지배하고 싶어할지도 모릅니다. -.-



| 중청봉에서 바라본 설악산. 악산의 위용이 펼쳐져 있습니다. 대청봉과는 다르게 주변이 모두 숲이죠. 사진 아래쪽에도 나무들이 보이실겁니다. 케이블카가 건설된 후에는 이런 것도 볼 수 없습니다.



| 아무것도 아닌 평소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대청봉에 오릅니다. 대청봉 일대는 물론이고 중청산장까지 이어지는 길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발길로 완전 나지화 되었습니다. 케이블카를 만들경우 훨씬 더 심각한 파괴를 불러오게 됩니다.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안 통과가 오늘 내일 하고 있습니다. 작년 5월 입법예고가 된 이후 이해당사자인 주민들, 불교계, 환경단체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지요. 개정안은 5개였던 용도지구를 3개로 축소하고, 로프웨이(케이블카)를 비롯하여 자연공원내 여러 가지 개발사업에 대한 완화조치를 담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었는지 궁금해지는군요. 작년에 국립공원제도개선시민위원회 주최 자연공원법 개정 공청회가 열렸었습니다. 자연공원법 개정과 관련한 여러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의견을 나누었지요. 그런데 정작 법 개정의 주체인 환경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적인 친분이 있는 교수님의 부탁은 물론이고 위원회의 공식적인 요청에 대해서도 철저히 무시했다고 하는군요.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한 법을 개정하는데 이러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필요했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 기대가 무너졌었습니다.

공청회를 하면서 든 생각이 과연 국립공원이 관광지일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니, 이 생각은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저 역시 국립공원을 유명한 관광지로 생각했던게 사실입니다. 산좋고 물좋은 관광지로 말이죠. 대표적인 예로 설악산 외설악지역의 집단시설지구가 그것이지요. 한국의 많은 분들이 그곳에 ‘관광’을 다녀오셨을 겁니다. 흔들바위나 울산바위, 비선대와 권금성 등 힘들이지 않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절경지가 많이 있지요. 그런 것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곳은 관광지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을겁니다. 저도 십수년 전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도 다녀왔고 아직도 많은 수학여행객들이 찾고 있습니다.(그 이후에도 몇차례나 ‘관광’을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국립공원은 관광지가 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공원’은 국어사전에 정의하기를 ‘사회의 모든 사람이 들어가 쉬거나 거닐거나 놀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고, 풀밭, 나무, 꽃 따위를 가꾸어 놓은 도시 속의 넓은 장소’라고 했습니다. 용어로만 보아서는 당연히 관광지이며 유원지여야 하지만 이것은 서양의 park의 개념을 잘못가지고 온 것이라 보입니다. park는 영어 사전에 유원지의 뜻을 가지기도 했지만, 자연 보존지역의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우리의 국립공원은 후자의 뜻을 빌려와 지정을 했습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는 국립공원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리고 있습니다.

“국립공원은 비교적 넓은 면적이어야 하며, 이 구역은 인가의 개발과 점용에 의해 물리적으로 변화되지 않은 수개(1~7개)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고, 이 지역의 동식물과 지형학적 위치 및 서식지가 특별한 과학적, 교육적, 여가선용적 가치를 지니고 수려한 자연풍경을 구비해야 한다.

국가의 최고 관계당국이 전 지역에서 가능한 한 빨리 개발이나 점용을 방지하거나 제거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하고, 지정당시의 생태적, 지형학적 또는 미학적 특성유지를 위한 조치를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어야 한다.

영감적, 교육적, 문화적 그리고 여가선용을 위한 특별한 조건하에서만 탐방이 허용되어야 한다.”

라구요.

현지의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호소합니다. 자신이 가진 집은 물론이고 땅에다 건물을 제대로 짓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농사도 할 수 없습니다. 자연생태계가 어찌 되었든간에 지금 살 길이 문제입니다. 또한, 예전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와서 관광수입으로 살아갈 수 있었지만 이제는 관광객들도 줄어들었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어떤 방식으로든 대책이 마련이 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그 방법으로 국립공원의 유원지화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잘못되었습니다. 대청봉으로 케이블카를 올리고 그 아래에는 다양한 유락시설을 짓는 것은 참으로 안되는 일이지요. 앞서 말씀드렸듯 이곳은 지켜야 하는 곳이니까요. 사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탐방객 수를 더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케이블카를 설치해 생태계 보전의 핵심지역인 정상․능선 부위까지 수만의 사람들을 퍼 나르겠다는 것은 안되죠.

많은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사람의 개발의지로 녹지는 사라지고 생태계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뿐만 아니라 전세계적 문제입니다. 당장의 삶도 문제지만 미래의 모습이 걱정입니다. 우리는 그나마 살 수 있을 정도의 자연환경이 유지되고 있지만 우리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도 이런 환경이 유지되었을까 하는 것이죠. 얼마전 큰 신문사의 환경담당 기자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자식을 낳을 때 한번 고민해봐라 고 하더군요. 50년 100년 뒤에는 우리처럼 편안히 죽을 수 없는 세상이 올것이다. 하는 것이 이유였죠.

케이블카 건설을 막기위한 활동을 위해 모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 -> http://www.greenkorea.org/support01.html
후원계좌 -> 국민은행 424001- 01-21032  예금주 지성희(국립공원을지키는 시민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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