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국립공원에 롤러코스터. 어때요?

북한산 국립공원에 롤러코스터가 생긴다면 어떨까요? 천혜의 비경을 배경삼아 짜릿함을 즐기는 것 나쁘지 않겠죠? 삭막한 콘크리트 구조물 속의 놀이공원보다 훨씬 더 인기가 높을 겁니다. 아마 이 것을 타기위한 대기시간이 기존의 놀이공원보다 서너배는 늘어날 것 같네요. 귀찮게 땀흘리고 올라가는 것도 없고, 인수봉이니 하는 곳에 암벽등반만으로 오르지 않아도 그 위에서의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기고 난 뒤 얼마지나지 않아 세계 최고의 놀이공원으로 추앙받지 않을까요?

그런데 한가지 묻고 싶은건, 여러분은 북한산에 이런 놀이시설이 들어오는게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바위를 뚫고 숲을 파헤치며 요란한 기계음이 넘치는 이런 국립공원을 원하시나요?

맞습니다. 여러분 대부분은 북한산 국립공원에, 설악산에, 지리산에 이런 시설이 들어오는 것을 원하지 않으실 겁니다. (혹 그림을 보시고 우와~ 하셨던건 아니겠죠?ㅋ)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립공원은 이러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국립공원을 유원지화 하려는 계획이죠. 4대강 사업이 강을 해치는 것이라면 국립공원 케이블카 계획은 산을 해치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강산을 삽질로 다 망치네' 입니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이유를 들어보면 정말.. 더 한숨이 나오게 됩니다. 바로 지역경제발전 입니다. 케이블카를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는 지자체는 강원도 양양군인데요, 이곳에는 과거에 화려했던 오색 관광단지가 있습니다. '오색약수'는 다들 아시잖아요? 또, 이곳에서 대청봉까지는 가장 단거리로 오를 수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관광 패턴이 바뀌면서 이곳에 머무르고 돈을 쓰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이는 매우 매우 유명한 외설악 관광단지만 가봐도 금세 알 수 있죠. 문을 닫은 숙소와 식당이 대부분이고 길가의 몇몇 곳만 겨우 운영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저도 어릴적 수학여행을 이곳으로 와서 잘나가던 때의 분위기는 알고 있는데요. 지금 이렇게 된 데에는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단체로 몰려다니며 여기 찍고 저기 찍고 마시고 드러눕던 시기가 지난 겁니다. 이제는 좀 더 다가서고, 천천히 느끼는 여행의 시대가 온 것이죠. 특히나 국립공원은 물론이고 가까운 산야에, 지리산 숲길이나 제주 올레를 찾아가 몇일씩 걷는 그런 느린패턴의 여행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몇시간씩 차를 타고가 번쩍하고 훑고 가는게 아니라 몇일씩 걷거나 머물며 천천히 느끼는 것이죠.

그런데 케이블카는 '찍는' 여행의 대표격 시설입니다. 산 아래에서 편하게 산 정상으로 올라 '찍고' 내려오는 것이죠. 그 산에 어떤 식물들, 동물들이 살아가고 있는지는 전혀 알 수 없고, 그저 눈으로만 보이는 풍경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 시대에 가장 큰 잘못중 하나가 자꾸만 '자연'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인데요. 이렇게 멀어질 수록 우리는 파괴적으로, 인공적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을 지탱해주는 자연생태계가 무너지는게 됩니다. 우리도 함께 무너지는 결과가 오겠죠. 

사실 이 시설이 자연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나름 괜찮은 시설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건설을 하면서 산림을 훼손하는 것은 둘째치고, 정상으로 오른 사람들이 그 일대를 초토화 시킵니다.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나 내장산 케이블카나 덕유산 케이블카의 예에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곳을 가 보신 분이라면 아실테지만 마치 처음부터 황무지였던 것처럼 변해 있습니다. 원래의 모습은 결코 그렇지 않죠. 정상에서 조금만 둘러보면 사람들의 발길에 의해 훼손된 부분을 열심히 복원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위 광고는 지난주 7월 16일자 경향, 한겨례 신문에 나갔던 것입니다. 녹색연합,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생태보전시민모임 등에서 시민들의 도움을 받아 광고를 냈습니다. 이 광고를 보신분은 적잖이 놀라셨을거라 생각되네요. 지난해에 케이블카가 국립공원에 들어서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했고, 올해도 마찬가지로 설치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여러분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지요. 모금을 합니다. 정기후원을 하셔도 좋고 게시된 계좌에 입금을 해 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 국립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고싶으세요? 천천히 걸으며 자연을 느끼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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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 http://www.greenkorea.org/support01.html
후원계좌 -> 국민은행 424001 - 01 - 21032 예금주 지성희(국립공원을지키는 시민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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