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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5도의 혹한에도 4대강공사는 계속됐다.

강의 눈물

by 채색 2011. 1. 12.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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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남한강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혹한이었죠.
최저기온은 -15도 쯤 되었을겁니다.
낮동안에도 영하를 유지했던 것은 물론이구요.

나다니기도 불편하지만 4대강 공사는
역시나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어제 보도된 바에 따르면 
낙동강의 한 지역에서 노동자 한 분이 실족사했습니다. 
여름철에도 그랬지만 추운 겨울에도 무리하게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중장비를 사용하는 작업이라 
찬 공기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지만
그래도 장시간 작업 한다면 당연히 영향을 받을 겁니다. 
(지금도 12시간 맞교대 형식인지 모르겠네요. 
만약 그렇다면 사고의 위험은 엄청날겁니다.)



첫번째 도착한 곳은 경기도 여주군 금사면의 준설현장입니다.
팔당댐이 있는 양평과 맞닿은 곳이죠.

어디서부터 준설을 하나... 
설마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양평에서부터 준설을 하진 않겠지.. 하는 마음으로 길을 따라 올라갔는데
다행이게도 '팔당호'의 권역 밖에서부터 준설되고 있었습니다.

가물막이가 되어있는 끝 부분에 불도저가 있었습니다. 
추운 날씨 탓에 비교적 고여있는 가물막이 안쪽의 물은 얼어있는 듯 보였습니다.

아마도 저 안에 갇혀있는 물고기들은 가물막이가 완전히 막히고 준설이 시작되면서 다 죽겠죠? ㅠ.ㅠ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이포보 입니다.

이곳은 환경운동가 두 분이 올라가 직접 몸으로 막겠다.. 외쳤던 곳입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보의 반은 완성된 상태네요. 
환경운동가들 때문에 늦춰진다고 불만을 표출했던 곳인데 남한강 세 개의 보 중에 가장 빠른 공정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ㅠ.ㅠ

관계자가 저희를 제지하러 왔을 때, 그에게 얼마나 더 걸리냐고 물었습니다.

"비오기 전까지는 끝날 겁니다."
"6월 정도가 되겠네요?"
"네"

지금은 나머지 반을 열심히 아주 열심히 만들고 있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제가 보기에도 6월 전후에서 완공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네요.

이곳이 완공되고 물이 차면 팔당호 바로 위에 이포호가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다음으로 간 곳은 여주보 입니다.

삼성건설에서 맡고 있죠.
이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이 현장은 어디에도 삼성이 건설하고 있다는 걸 표시해 두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기업 이미지 관리차원인 듯 합니다. (4대강 공사가 나쁜 짓인줄은 아는듯 -.-)

거대한 기둥 6개가 만들어져 있고
나머지도 이편에서 만들고 있습니다.

겨울철 (영상 4도 이하) 에는 시멘트 양생과정에 특히나 주의를 해야한답니다.
요즘에는 영하 10도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는 상태죠. 
건축에 대해서 문외한이긴 하지만 살짝 걱정은 되긴 하네요.

수증기가 올라오는 곳은
천막을 씌우고 고온으로 시멘트 양생을 돕고 있는 모습입니다.
세계유수의 건축기업이라서 잘~ 하겠지만 완공후에 문제가 생긴다면 이런 혹한 속에서도 급하게 한 탓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음은 강천보 입니다.
이곳은 현대건설에서 맡고 있죠.

다른곳보다 속도가 많이 느리네요. 정권이 바뀌고 난 뒤 철거를 대비하는 걸까요? -.-
아무래도 이명박 정부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보 현장이 아닐까 합니다.

기둥까지 다 연결한 이포보, 고온으로 시멘트 양생까지 하며 기둥을 올리는 여주보... 비교적 조용한 강천보..

제가 있던 여강선원에서 가장 가까웠던 탓에 제일 많이 갔던 강천보 입니다.
현장에 계신 분들 중 말다툼을 정말 많이 했던 곳이지요.
매주 현장 방문객을 태운 버스들이 이곳에 내려 구경했습니다. (찬성 반대 모두모두)
이 옆에는 홍보관까지 있죠.

아마도 많은 눈들이 지켜보기 때문에 대강할 수 없는걸까요? 

어찌되었던 저에게는 아픈 모습이었습니다.




신륵사 앞입니다.

오랫만에 간 것인데 이곳에도 여지없이 공사가 들어왔습니다.
가물막이를 하고 그 속의 물을 빼고 있었습니다.

고수부지 지역의 나무들을 그저 포크레인으로 짓이기고 있었습니다.
또도독 하며 크지않은 소리를 내며 스러졌습니다.
도대체 나무들이 무엇을 잘못했길래 사람들은 이런 죄를 짓는 걸까요.


추운 날씨 탓에 가고싶은 곳을 다 가진 못했습니다.
새해가 시작되며 어떤 변화가 있을까 한 번 답사를 다녀온 것이지요.

그리고 답사를 하며 크게 느낀 것은
지금이 최고의 갈수기임에도 강물은 넉넉히 흐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거짓은 끝이 없지만 또 하나를 똑바로 확인했을 때 느끼는 이 감정은 심히 좋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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