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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도 서명했다. 무엇을?

지구를 지켜라

by 채색 2009. 6. 1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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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 용지에 서명하고 있는 한비야 작가님>>

몇일 전에는 속리산 국립공원에도 케이블카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오래전 추진했었지만 거리제한 규정 및 여러 규정에 걸려 설치하지 못했던 것을 이제 다시 추진한다고 하네요. 중학 2학년 때 수학여행이 생각납니다. 속리산 깊은 곳을 통과하며 거친 숨을 내쉬고, 친구들의 모습들이 짙은 안개 속에서 어렴풋하게 비치던 모습들 말이죠. 온 몸이 흠뻑 젖어 땀은 발아래로 흘러내렸지만 문장대에 도착하자마자 벌벌 떨며 희열을 느꼈는지 추위를 느꼈는지... 이제 어린 친구들은 그런 경험조차도 하지 못하겠군요.

오늘 명동 우리은행 사거리에서 서명운동을 했습니다. 덩달아 탄원엽서도 받았구요. 아침시간에는 대기업 홍보행사 때문에 잘 되지 않다가 정오에 접어들면서 많은 분들께서 호응해 주셨습니다. “지리산,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건설되려고 합니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일에 함께해 주세요. 잠시면 됩니다.” 라는 말을 수십 번이고 외쳤습니다. 외면하고 가시는 분도 계셨지만, 관심을 가지고 “아니 그건 누구머리에서 나왔대요?” 라며 흥분하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낯익은 얼굴이 다가왔습니다. 가슴위 이름표에 bi ya 라고 적혀져 있는 것을 보곤, ‘어?’ 했죠. 바로 유명한 한비야 작가님이었습니다. ‘케이블카 완전 반대야’ 라며 서명을 해 주셨습니다. 책에서 봤던 이미지, 여러 언론에 노출되었던 그 이미지와는 사뭇 달라 보였습니다. 사실 좀 딱딱한 사람일거라고 생각했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던지곤, ‘케이블카 안되~’ 라고 말했습니다. 잠깐 악수를 청하고 ‘사회 저명인사 100인 지지선언’에 동참할 수 있는지만 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연락드리기로 하곤 갔습니다.

또, 설악산 지킴이 박그림 선생님도 나왔습니다. 설악산 대청봉에서 했던 ‘녹색을 휘날리다’ 퍼포먼스에서 썼던 천을 활용하여 신부님의 옷처럼 만들어 입었습니다. ‘초록인’이 되어 국립공원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지요. 사람들의 눈길은 박그림 선생님에게 갔다가 다시 서명부스로 왔습니다. 지나는 관광객들 중 그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는 사람도 있었지요. 그는 일주일동안 서울 시내 곳곳에서 그 모습으로 일인시위를 펼칠 것입니다. 혹시 보시면 응원부탁드립니다.


<<설악산에서 박그림 선생님이 직접 서울로 오셔서 함께 했습니다.>>

<<아침에는 한 두분씩 조용히? 다녀가셨지만 정오이후에는 많은 분들께서 함께해주셨습니다.>>


<<우리은행 사거리 중앙에서 사람들에게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반대를 호소했습니다.>>



<<이만의 환경부 장관에게 보내는 탄원엽서를 직접 써서 함에 넣고 있습니다. 이날 하루만 수백통의 엽서가 모였습니다.>>


<< 자원활동가 시인 윤재훈 님, 주변에 앉아 계신 분들께도 여지없이 서명을 부탁했습니다.>>

명동의 바쁜 거리였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참여해 주셨습니다. 역시 국립공원은 지키고자 지정해놓은 곳이지 관광으로 지정한 것이 아니라는 시민들의 뜻이었습니다. 이번주는 계속해서 시내 캠페인을 벌일 것입니다. 명동에서 주로 할 것이구요. 혹시 현장에서 보면 참여 부탁드리고, 온라인으로도 서명과 후원 등이 가능하니까요. 주변에 널리 널리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서명해 주세요~~ 클릭!!>>


자연의 가치를 가격으로 매기는 사람들
과정을 건너뛰고 결과만 보려하는 사람들
자연보전 구역을 유원지로 전락시키려는 사람들로부터 국립공원을 지켜주십시오.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건설되는 것을 막아주십시오.

환경부는 5월 1일 자연공원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자연보존지구 내 케이블카 거리규정을 2km에서 5km로, 케이블카 정류장 높이를 9m에서 15m로 완화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원지에나 어울릴 각종 시설들을 공원시설에 추가하였고, 생태관광사업 육성·지원이라는 탈을 씌워 국립공원을 아예 관광지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국토면적의 3.9%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 땅덩이 가운데 자연생태와 역사문화를 보전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핵심지역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것이지요. 국립공원제도를 만들고 세계적으로 국립공원을 제일 먼저 지정한 미국의 국립공원에는 케이블카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1990년대까지 케이블카 바람이 불던 일본의 자연공원들도 지금은 케이블카를 건설하려는 곳이 없으며 오히려 철거하는 추세입니다. 만약 환경부안대로 자연공원법이 개정되면 지리산국립공원 천왕봉(제석봉), 설악산국립공원 대청봉 주변에까지 케이블카가 건설될 것입니다.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세워진다면 우리들 모두는 돈으로 얻을 수 없는 많은 것들을 잃을 것입니다. 국립공원으로서의 가치는 물론이거니와 정상으로서의 존엄성이나 외경심, 어쩌다 눈에 띄던 짐승들마저 사라질 것입니다. 야생동물들의 삶은 뿌리 채 뽑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죽은 산으로 바뀔 것입니다.

산풀꽃을 비롯한 모든 생명의 삶터이며 더불어 살아가야할 산으로서의 가치는 사라지고 오직 돈벌이 대상으로서 유원지만 남게될 것입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산을 오르는 과정이 없이 정상이라는 결과만 보는 어른들의 방식을 그대로 배우겠지요. 자연의 가치를 가격으로 매기는 사람들, 과정을 건너뛰고 결과만 보려하는 사람들, 자연보전지역을 유원지로 전락시키려는 사람들로부터 국립공원을 지켜주십시오.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건설되는 것을 막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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