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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분노로 가득찼던 서울광장.

지구를 지켜라

by 채색 2009. 6. 1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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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항쟁 기념식이 6월 10일 저녁 7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열렸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노제 때 보다는 다소 적은 사람들이었지만 서울광장과 그 주변을 가득 메울만큼의 사람들이 참석했습니다.

녹색연합 활동가들도 막무가내식의 정부를 규탄하기 위해 함께했습니다. 현재 가장 큰 이슈인 4대강 정비사업의 진실과 많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건설된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간단한 부스도 차려 서명도 받고, 환경부 장관에게 보내는 엽서도 작성했습니다.

주변에는 녹색연합 뿐만 아니라 쌍용자동차 노조, 대학생 연합회, 전국고교 학부모회 등등이 정부의 독주를 막고자 하는 수많은 단체에서도 나왔습니다. 광장 안에서는 다양한 깃발들이 날렸고,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연설, 함성, 촛불, 가수들의 노래 등 작년에 뜨겁게 달구었던 상황들이 되풀이 되었습니다. 작년 몇 달 동안이나 힘겹게 외쳤지만 올해 또다시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작년보다 한층 더 강화된 거짓과 노하우가 쌓인 경찰병력을 가지고 국민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습니다.

행사는 경찰과 큰 충돌없이 끝났습니다만, 서울광장은 밤 11시 30분 다시 경찰에 의해 봉쇄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계속적인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발악적인 큰 소리와 방패로 시민들을 도로에서 몰아내고, 몇몇은 고립시켜 공포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시민들은 그 상태에서 빠져나왔지만 불행히 소수는 연행되는 듯 했습니다.

그 광장에 모인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 표정, 외침, 호소... 우리나라 대통령, 장관, 공무원들에게는 한낱 시끄러운 시민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요. 자신을 위협하는 불온세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요. 왜 주인인 민의 목소리를 이렇게도 저버릴까요. 6․10 항쟁 22주년, 지금이 2009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시청역 화장실 입니다. 남자화장실을 가는데도 기다란 줄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사람들이 많았으면 이랬을까요. 이럴 때가 아니면 보기 힘든 광경이었습니다.

서울광장을 가득메운 사람들. 많은 깃발 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 분노, 목소리로 꽉 들어찼습니다.


산에는 케이블카, 강에는 운하, 산천을 다 죽이는 삽질을 멈춰라!!!

케이블카 건설 반대 캠페인은 많은 시민들의 관심속에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서울광장을 가득메운 사람들은 현 정부의 이러한 독주를 참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환경부 장관에게로 보내는 엽서를 받았습니다. 사람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담아 그들에게 이야기해 줄 것입니다.

4대강 삽질을 멈춰라!! 마스터 플랜에서 드러난 내용들은 작년 대운하 때보다 훨신 더 심각한 국토파괴계획들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정말 잔인한 사람들임에 틀림없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분노의 물결에 동참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연사의 강력한 발언에 열광했습니다.

노회찬 의원의 아주 강력한 연설은 그곳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습니다.

야당 국회의원들도 빠짐없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듯 합니다. 조금만 더 힘을 써 주세요!!

서명을 받는 곳은 한두군데가 아니었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도 보일 때마다 서명을 잊지 않았습니다.

도로 위에는 촛불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을 비판하고 한탄하고...

처음에는 교통경찰 복장을 한 의경들이 도로 한 쪽을 막고 있었습니다. 이 의경들 뒤로 엄청난 무장 의경들이 대기하고 있었지요.

교통의경들이 있을 때는 조용하던 시민들, 무장한 전투의경들로 교체되고 이놈들의 발광적인 큰 소리를 듣자 아주 분노로 맞대응 했습니다. 그냥 있어도 됐는데 왜이렇게 시민들을 분노케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조명차를 앞으로 내세워 불을 켜고 채증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은 촛불을 높이 들었죠. 강력한 기계적 조명과 촛불... 누가 이길까요.

의경들 사이로 머리를 내밀고 상황을 파악하는 지휘관. 의경들은 지휘관의 무전 명령에 따라 매우 '빠릿빠릿'하게 움직였습니다. 아마도 대한민국 전체에서 가장 '군기'가 센 조직 같습니다. 군기는 군인이 세야 하는데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이 경찰이 군기가 세서야...

이 경찰들. 이들은 지휘관에 의해서 움직이는 철저한 로보트 입니다. 가끔씩 명령이 오작동해서 무리한 행동을 하기도 하지요. 자신들이 커서 일반 시민이 되고 이런일을 겪는다면 분명 부끄러워 질겁니다.

결국엔 들이닥쳤습니다. 시민들을 도로에서 몰아냈습니다. 시간은 11시가 다된 시간이었죠. 아주 폭력적으로 진압하려던 경찰이었기에 아무것도 갖추지 않은 시민들은 그저 돌아서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해 분노가 가득찬 소수의 시민들은 항의하고 밀고... 해봤지만 소용은 없었습니다.

몇분도 채 안된 시간에 시민들로 가득했던 도로는 의경들로채워졌습니다.

잠시 뒤 서울광장에 있던 사람들도 다 몰아냈습니다. 저를 밀치며 '나가요!' 하는 모습이 얼마나 얄밉던지. 이 때의 시간이 정확히 11시 30분 입니다. 이 큰 광장을 내주고 얼마나 애가 탔을까요. 사실 이 시간대의 서울광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귀가한 상태였기 때문에 별다른 통제도 필요없었거든요.

국가 인권위원회에서 나온 직원분이 서울광장으로 통하는 전경벽을 보며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건너편으로 건너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다 막는 그들을 향해 한마디 하지 못하는 그가 안쓰러워 보였습니다. 국민의 인권, 주권은 다 어디로 간건지. 가진자의 소수 권력의 충실한 개가된 이 경찰들... 따져보면 친구의 친구일테고 형, 동생일 것이지만 그토록 미워보일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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