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수배하다!
우리는 걷는다. 걸어보지 않은 누군가는 '몇걸음 걸어보고 뭘 느끼겠는가?'라며 우리를 비하하지만, 당신의 차보다는 훨씬 더 값지다. 그렇게 믿고 있다. 날씨 운이 없었다. 오전까지 온다던 비가 눈으로 바뀌어 정오까지 내리더니 출발한 뒤 얼마지나지 않아 폭설로 바뀌었다. 평소에 흔히 볼 수 없는 눈이라지만 그리 반갑지 않았다. 추위를 데리고 왔기 때문이다. 둘은 아무래도 연인사이거나 부부사이 일 것 같다. 다행히 눈은 바닥에 쌓이지는 않고 용광로에 떨어지는 쇳조각처럼 금세 녹아버렸다. 산 위를 올려다보았다. 백운산 날카로운 뼝대 꼭데기에는 흰 눈이 조금 쌓여있었다. 어제까지 백운산 능선을 타고 가자고 졸랐던 나를 무안하게 만들었다. 유하는 날카로운 능선은 피하자고, 나는 위에서 보는 풍경이 멋지다고. ‘자..
도시를 떠나는 꿈
2012. 5. 23. 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