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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보 물새는 것 맞다. 국토부의 충격 '자백', 그러나...

강의 눈물

by 채색 2011. 12. 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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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감사>

| 국토해양부 보도자료, 무려 9개 보에서 누수가 발생한다고 시인. 그러나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어제(12월 5일) 국토해양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충격적인 '자백'을 했습니다. 4대강 사업을 통해 건설한 16개의 댐(보) 중 9개의 댐에서 물이 샌다는 것입니다. 낙동강의 댐은 8개 건설한 것 중 8개에서 모두 새고 있으며 추가로 금강 공주댐에서 똑같은 누수현상이 일어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녹색연합, 환경연합, 시민환경연구소 등에서 조사하여 밝힌 '5개 보 누수' 보다 더 많은 수치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 또다시 "문제가 없는 상태"라며 아무이상이 없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습니다.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지난 11월 24일부터 28일까지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누수가 경미하고 콘크리트 내구성에도 문제가 없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물새는 것은 맞지만 문제는 아니다'

이 문장, 어디서 많이 본 듯 하죠? 바로 2009년 10월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국회 날치기 관련 대한 판결이 "위법이지만 법은 유효하다"라는 식의 판결을 하면서 엄청난 패러디가 잇달았었죠. 국토해양부도 이 것을 패러디 한 것은 아닐까요?

'출근은 안했지만 결근은 아니다', '때린 것은 맞지만 폭행은 아니다', 'MB당선은 됐지만 대통령은 아니다', '속인 것은 맞지만 사기는 아니다' 같은 류의 패러디가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었습니다. 이 패러디를 2년이 지난 지금 국토부에서 아주 적절한 문장으로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유머감각에 놀랄 뿐입니다. 

| 박창근 교수는 '댐 설계기준'을 들어보이며 댐 건설 시에는 누수기준이 아예 없다고 말했다. 즉, 누수가 되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댐 누수에 대한 전문가 입장, "토목인의 수치!"

국토해양부와 함께 일하는,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는 누구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시민환경연구소 소장인 박창근 교수님은 어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전혀 다른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그는 주변 선후배들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들었다고 합니다. 본인만의 의견일지도 모르니까 좀 더 높은 신뢰를 갖기위해서겠죠. (참고로 그는 4대강 추진본부장과도 선후배 관계입니다 -.-)

현장의 경험들이 풍부한 그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토목인의 수치"라며 강하게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완공되지도 않은 댐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일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건설교통부 승인 댐 설계기준'을 들어보이며 이 책에는 댐을 건설할 때 누수의 기준이 없다고 했습니다. '다시말해 댐을 만들 때는 누수가 되면 안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죠. 

박창근 교수님은 구미댐 현장 사진을 들어보이며 또다른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댐 아랫부분 침식이 일어나며 날개벽이 내려앉았는데 이것은 댐 본체에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했습니다. 기반이 약해지다보면 댐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댐의 경우 건설기간이 7년이나 걸리는데 반해 이들 댐은 2년만에 날림으로 공사를 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특히나 영하 15도~20도를 넘나드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24시간 공사를 하다보니 노동자들의 노동 집중도도 떨어졌을 뿐 아니라 양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국토부에서 발표한 9개 댐 뿐만 아니라 나머지 7개 댐에 대해서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그는, 누수로 인한 댐 붕괴는 없을 것이나 틈사이의 물이 융해, 동결의 반복에 따라 수명이 짧아지는 등의 문제는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국토해양부에서 댐.터널 허용누수량이 있다며 내놓은 '터널 허용누수량' 도표. 댐과 터널은 전혀 다른 구조물이다.


국토해양부, 설계기준 및 규정은 없으나...

국토부 보도자료에는 '보의 누수에 대한 설계기준 및 규정 등은 없으며, 댐.터널의 경우 허용누수량 기준을 정해 관리하고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처음 이 자료를 접했을 때는 정말 있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러면서 왜 갑자기 터널을 언급할까 이해가 안됐죠. 댐과 터널은 상식적으로 완전히 다른 구조물이기 때문입니다. 

자료에는 충주댐에서 분당 900ℓ(134개의 누수공에서) 의 물이 새 나오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성덕댐, 화북댐, 합천댐 등에서도 시험담수 후 누수를 확인하고 보강을 했다고 말합니다. 일본의 누노메 댐 등 세계 여러곳의 댐에서도 이 정도의 누수는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보도자료 말미에는 2007년에 나온 건설교통부 '터널의 허용 누수량'을 첨부했습니다. 다시말해 댐과 관련된 누수 기준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앞에선 댐의 허용누수량이 있다고 말해놓고선 뒤에선 터널 허용누수량을 보여준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엄청난 물의 압력을 받는 댐과 일부분에서 지하수의 침투로 누수가 일어나는 터널과는 너무나 다른 구조물입니다.
 


| 김진애 의원, 시민환경연구소, 4대강 범대위 등이 진행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신력 있는 민간 전문가를 조사에 참여시키라고 강조했다.


정부 믿지 못하겠다. 민관이 합동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해라!

정부 아무렇지 않은 듯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지만 그들 나름대로 '제대로 된 준공'을 위해 힘쓰려는 흔적이 보입니다. "구조적 문제는 없지만... 추진본부 주관으로 외부 전문가 등과 함께 품질점검"을 실시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외부 전문가라는 것도 결국엔 정부에 편에 선 전문가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아니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수십조의 세금이 들어갔고, 준공도 자꾸만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환경단체 등 여러 시민단체에서 이미 우려했던 일입니다. 공기가 늘어나고 국민들의 세금은 물 흘러가듯 또 들어가게 되겠죠. 물론 '준공 완료'까지는 시공사에서 대개 책임을 지고 상황에 따라 하자보수책임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시공사가 이 모든 책임을 지고 있을 수는 없겠죠. 

이런 사업을 이제는 거짓만 남발하는 정부의 손에만 맡겨둘 수 없습니다. 공신력 있는 민간 전문가와 단체들이 함께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도 투명하게 진행해야 할 것입니다. 잘못된 것이 있으면 잘못이 있다고 밝히고, 잘 된 것이 있으면 잘 됐다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졸속으로 추진된 이 공사가 이토록 잘못된 데에는 끊임없이 거짓으로 일관한 정부에게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식의 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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