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많은 곳, 간월재 - 자전거 주행기

달려라자전거

by 채색 2008. 11. 3. 19:48

본문



안녕하세요? 자유채색입니다.

오랫만에 단?장거리? 주행을 다녀왔습니다.
제가 사는 곳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요. 간월재라고 하는 곳입니다.

간월재는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에 있는 고개입니다.
관할 관공서에서는 '영남 알프스'라고 홍보하는 곳이죠.
능선상에는 얼마전 생긴 스키장도 있고,
제가 자전거를 타고 지났던 계곡은 부산, 양산 등 대도시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배내골이라는 매우 유명한 곳입니다.

아주 간만에 100km 가 넘는 거리를 하루만에 다녀왔는데,
어떻게 무거운 짐들을 끌고 그 먼 거리를 여행했나 싶더군요.
물론 900m가 넘는 고도, 매우 가파른 임도가 그렇게 느껴지게 했지만요.

 

 

부산의 경계지점 호포역에서 물금방향으로 가는 자전거 행렬



로드 바이크 행렬이었습니다. 저의 자전거는 MTB(산악자전거)이지만 항상 로드바이크에 대한 목마름은 있습니다.
저도 같은 방향이었기에 금방 따라갔습니다. 로드바이크 하면 40km/h 정도로 달릴거라 생각했지만
다행히 일반인으로 이루어진 동호인들이라 25km/h 정도의 속도로 가더군요.

 

 

원동면으로 가던길에 있던 가게 "또오리"



내리막을 살살 내려가며 '또오'라는 글자가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설마 '또오장' 일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쨌든 참 재치있는 이름이더군요. (무슨말인지 아는 분은 그냥 웃고 넘어가십시다^^)

 

 

도중에 만난 '자출사' 일행





처음 간월재 가는 길이니 물어야 했습니다. 마침 동호회 단체벙개 팀이 지나갔고, 여쭙게 되었습니다.
사진까지 보여주시며 친절하게 알려주신 덕분에 무사히 주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군요. 감사합니다.

 

 

배내골로 향하던 길



제가 어릴 때 이곳은 버스 지붕에 머리쥐어박혀 가며 가던 길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시멘트 포장도로가 되었고,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이렇게 곧은 도로를 닦아 놓았습니다. 이 골을 지나다니는 버스 승객이 줄어들고,
통행하는 승용차가 많아지며 생긴 변화이지요. 외가에 다녀가던 시간이 과거 2시간 가량이던 것이 지금에선
한시간도 채 걸리지 않으니 좋긴 합니다만, 왠지 찝찝한 이 기분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산소


외가가 아직 여기 있지만,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는 다 돌아가셨습니다. 몇일 뒤 다시 오겠지만 사진을 찍으며 인사드렸습니다.

 

 

"외갓집"의 추억이 서린 영포마을



집들에 가려져 있는 못에서 여름이면 항상 물놀이하고 놀았었는데, 오른편 큰? 공장이 생기며 못은 다 없어져 버렸죠.
아마도 인공적인 무엇인가에 거품을 물고 반대를 하는 저의 본능적인 감정이 어릴 때 이곳에서 생겨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배내골



어릴 때, 그러니까 배내골이라는 곳이 정말 '배내'골 일 때, 그 때의 모습은 다 사라져 버리고 없더군요.
물론 지금도 매우 훌륭한 계곡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지켜나가느냐, 망가뜨리지 않느냐가 관건이죠.

 

 

풍만이



유라시아 여행을 함께했던 '풍만이' 입니다. 탁족한번 하고 기념사진을 찍어줬습니다.
앞바퀴의 충격흡수장치가 변했고, 페달과 각종 톱니 부품들이 바뀌었고, 바퀴도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몸뚱어리는 그대로 이니 '풍만이'맞죠? ^^

 

 

올망졸망한 휴양펜션들... 그러나,







배내골에는 아기자기한 펜션들이 아주 많이 들어서 있더군요. 이곳에 옛 기억이 있는 저에게는 그 때와 비교할 수 밖에
없는데, 대단한? 발전?? 이더군요. 이미 지구를 가(假) 접수한 인간들이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지나갔습니다. (친구들이랑 놀러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런데 뭔가 거대한 무엇인가가 괴상한 자태로 세워져 있더군요. 아마도 선장께서 키의 방향을 잘못 돌리시어
이곳까지 당도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더군요. 그러나 콘크리트로 만든 배는 없잖아요? 흠...

조그마한 펜션들은 괜찮다 싶었는데, 이건 아니다 싶더군요. 2차선 도로를 다 합치고도 이 골짜기 폭이 200m나 될까요?
아니 100m나 될까요? 이렇게 좁다란 골짜기에 이 커다랗고 괴상한 시설을 지어 어떻하겠다는건지. 쩝...
이 괴상한 건물을 허가한 양산시 또는 울주군 공무원을 규탄합니다!! 앞으로는 대단지의 콘도 같은것이 들어오는 것도
시간문제겠네요. 쩝~

 

 

본격적인 임도 주행



이곳 간월재로 올라가는 입구까지 55km가 되더군요. 12시가 다되었지만 식사는 하지않은 상태.
별거 있겠어? 하며 올라갔지만,
앞서 만난 자출사 동호회 회원분이 '죽음의 업힐'이라 말했듯 굉장히 겁나는 임도더군요.

솔직히 이렇게 심한 긴 경사길을 가보긴 처음이었습니다.
당연히 1/3도 가지 못한 상태에서 끌바(자전거를 끌고 가는 것)를 하지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세차게 걸었는지 '쥐'도 아~주 오랫만에 찾아오시었습니다.
아픈 다리를 심하게 두드리고 안마하고 길 위에서 쇼를 벌였지요.^^

제가 아는 다른 임도와는 다르게 차량들도 매우 많이 다녔습니다.
산불 등 산에서 일어나는 급박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도로가 임도인 줄 아는데
그곳은 차량도로로도 충분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오랫만에 산골의 맑은 공기를 마시고자 했지만 기분은 다 망쳤죠.

 

 

간월재 도착







다소간 힘들었기에 풍만이와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휴일을 즐기고 있더군요. 산은 사람들의 피로같은 것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나봅니다.

 

 

수많은 차량들



900m가 넘는 고개마루에 이렇게 많은차가!! 사람의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것은 곧 망가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솔직히 자전거 같은 것도 금지해야 마땅하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공해가 생기지 않는 자전거는 좋은 의미로 이미 만들어
놓은 임도는 이용해도 되지않을까 합리화를 시켜봅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은 '휴식년제' 같은 것을 도입하여
자연의 복원을 돕는데, 이게 말이나 될까요.

삼년전 쯤 걸어서 이곳에 온 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한~두대의 차가 온 것을 봤었습니다. "아마 공무수행 차량일거야"라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이곳이 매우 유명해 졌습니다. 아마 사람들의 입소문과 함께 관공서에서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겠죠. 안타까운 현실 아니겠습니까.

 

 

그곳에 놀러온 아이와 아빠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아빠 번데기 같다" 라고 말을 했죠.
그래서 뭘보고 그러는 것인가 했는데

타고 있는 사람 몸 뒤쪽을 따라 두꺼운 침낭처럼 달린 보호장비를 보고 그러는 것이더군요.
역시 아이들은 솔직합니다. ^^

 

 

신불산 가는 길



신불산으로 오르는 계단입니다.

 

 

하늘을 나는 사람들













DPP_0037.jpg

고공 낙하용 낙하산을 개조하여 레져로 즐기는 것이 패러 글라이딩 이라고 합니다.
낮동안 양쪽 계곡에서 불어오는 '곡풍'의 도움으로 타는 것일 겁니다.


군에서 공수교육을 받을 때는 "낙하산은 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착지는 무지 겁나고 아프다." 라고 느끼고 있었는데,
완전 저의 착각이었습니다. 바람을 잘만 타기만 하면 공중에서 수십분 또는 그 이상을 '활공'을 하는 것 같더군요.

대단히 부러웠습니다. 비행기나 헬기, 기구에서 떨어지며 잠시동안의 멍~ 해지는 공중의 그 황홀한 느낌이
땅이 가까워지며 공포 비슷하게 바뀌었거든요. 그런데 이건 그런게 없는 듯 보이더군요. 캬...

(군에서 사용하는 낙하산은 매우 빠르게 떨어집니다. 침투용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죠. 날아가는 헬기 안의 사람도
조준해서 맞추는 상황에서 천천히 활공하고 내려가다가는 총맞기 십상이죠. 군용과 레져용은 목적이 완전 다릅니다.)

 

 

 

내려가는 방향으로 조망




바로 아래에 보이는 곳이 '등억온천'이라는 온천관광지 이고, 그 조금 뒤에는 언양이고 바다와 가까워 보이는 곳이 울산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며 걸어가는 분들과 많이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산 위에서 차량을 욕하던 저였기에 "죄송합니다"라고
연발하며 내려가야 했죠. 그래도 내려가는 일은 매우 신납니다. ^^

35번 국도와 만나는 곳의 식당에서 김치찌게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저를 알아보시고' 밥 두그릇을 주셔서 마음까지 따뜻해졌죠. ^^

괴상하게도 돌아오는 길은 잘 닦인 도로탓인지 줄 곧 시속 35~40km 를 유지를 했네요. 오랫만에 굉장히 신나게 탔습니다.
평일에는 거의 항상 가까운 금정산이나 백양산 고개마루로 연결되는 도로를 따라 타거든요. 그래서 속도가 많이 안나왔고
내리막에서 나오더라도 20분 안에 집에 골인이니...

도로가 잘 안닦여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면 '혼잣욕'을 마구 해댔겠죠?
^^

생각과 행동이 다른 저의 아이러니를 하루빨리 무찔러야 겠습니다.

 

이상 자유채색이었습니다.

 

--------------------------------
자유채색의 여행갤러리
http://www.thejourney.co.kr
--------------------------------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