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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최고절경 경천대, 이젠 안녕

강의 눈물

by 채색 2011. 2. 7.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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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감사합니다>

 




강이 아름다운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자라서 콘크리트 칠만 된 한강만을 보고 자란 분이라면 '강'이라는 단어에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를 접목시키기가 망설여질 겁니다.)

지겹도록 쓰는, 귀에 딱지가 않도록 쓰는 표현, '젖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이 강에서 생명을 얻기 때문입니다.

물이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고,
물을 전달하는 것이 강이라는 것도 또 말하면 피곤한 것입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비록 한 곳에 집중되어 내릴지라도
그 물은 강을 통해 멀리까지 흘러갑니다.
숲은 그 물들을 이용해 많은 생명을 살리는 한편 천천히 흘려보내며 멀리의 생명까지 돕습니다.

강이 갈 곳은 멉니다. 멀리의 생명까지 살리려면 깨끗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 수많은 생명들이 협력하여 깨끗하게 만듭니다.
그 생명들의 조합은 마치 우리몸이 수억만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듯 그 강 자체를 이룹니다.

다시말해 강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생명입니다.

수시로 모양을 바꾸며, 이리 꿈틀 저리 꿈틀하며 생명 메신져의 역할(을 맡은 생명)을 충실히 하는 것입니다.
강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습니다.


경북 상주시에는 옛부터 '낙동강 제 1경'이라 칭송하던 절경이 있습니다.
바로 경천대라고 불리는 곳에서 내려다보는 강의 풍경입니다.

강이 생명력 넘치게 굽이치며 흘러오다 기암절벽 앞에서 돌아나가는 장소입니다.
이 생명력은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이 속에서 꿈틀거리는 생명들에게서 나오는 것입니다.
껍질만 있다면 그것은 '좀비'지 살아있는 강이 아닙니다.

아름다운 강 중에서도 최고의 절경이라고 칭송되었던 이곳마저도
4대강 공사는, 껍질만 두고 알맹이를 파내는, 강의 좀비화 공사는 여지없이 강행되었습니다.


사진 : 지율스님의 초록의 공명

위 사진은 지율스님께서 공사가 시작되기 전 찍은 사진입니다. 보시다시피 인간이 만들어놓은 딱딱한 제방 안에서 만큼은 이리 구불, 저리 구불 거리며 흘러오고 있습니다. 중간중간의 모래사장은 물을 깨끗하게 하는데 최고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최근 1월의 상황입니다. 중간중간에 있던 모래사장은 다 사라져 버렸고, 물 속 아래까지 모래를 퍼내고 있었습니다.




제방까지 바싹 붙여서 다 파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바로 직선화 입니다. 직선화 하지 않겠다고 그랬지만 이것이 직선화가 아니라면 무엇입니까.




일당백 아니 일당천도 해내는 중장비 때문에 강의 좀비화는 엄청난 속도로 이루어집니다.




강에서 퍼낸 모래는 갈 곳이 없어 임시방편으로 논을 채웁니다. 마을 오른편에 흙을 걷어낸 곳에 강변 모래를 채우게 될 것입니다.




몇몇 공사구간의 가물막이가 무너졌 듯 이곳도 무너진 듯 보입니다. 작은 임시가교가 보입니다.




경천교 아래의 아름답던 모래사장도 재빠르게 사라졌습니다. 작년 말에 왔을 때만해도 그저 중장비 한 두대가 얼쩡거릴 뿐이었건만.



사진 : 지율스님의 초록의 공명

위에 보이는 다리가 경천교 입니다. 어떤 모래사장이었는지 아시겠죠?




지난해 공사가 막 시작됐을 때 포크레인이 파헤쳐놓은 자리를 찍은 사진입니다. 강물은 모래를 통과하며 정화되고 있다는 '진실'이었습니다. 동맥경화를 일으키는게 아니라 말이죠.




경천대의 전망대에는 이런 표지판이 있습니다. 최고의 절경을 알리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이 내용은 지금은 거짓말로 작용하고 4대강 공사가 끝난 뒤에는 무색해질 것입니다.




아름다운 백사장이 잘려나간 지역은 이곳처럼 반듯하게 된 '친환경 제방'이 될 것입니다. 부자연스러운 조경수와 돈먹는 잔디가 심어질 것입니다. 퍽이나 아름답게 되겠죠.  (사진은 함안보 옆의 4대강 공사구역입니다.)


경천대 이젠 안녕~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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