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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들이 4대강을 보러왔다. 중요한 이유가 있다는데...

강의 눈물

by 채색 2010. 7. 1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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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9일 아침 대구의 한 호텔 앞에는 일본인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바로 4대강(낙동강) 건설현장을 둘러보기 위해서였죠. 이 분들은 모두 습지와 관련한 일을 하고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일본의 람사르 네트워크에 속해있는 회원들이었죠. 교수와 변호사 등 전문가는 물론이고 일반시민도 계셨습니다. 모두 자비를 들여 이곳까지 왔는데, 아마 '왜?' 라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바로 우리의 4대강 사업으로 인해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두루미'류가 큰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두루미는 보통 시베리아 지방에서 많은 시간을 지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철새가 그렇듯 겨울을 나기 위해 남쪽으로 내려옵니다. 우리나라 철원, 연천, 해평, 순천 등에서 내려와 잠시 쉬다가기도 하고 일부는 월동하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잠시 쉬었던 두루미들은 대부분 일본의 이즈미라는 지역으로 날아가 월동을 합니다. 이곳의 두루미는 세계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많습니다.


4대강 지역에서는 낙동강의 해평습지와 달성습지가 두루미와 관련이 큽니다. 해평습지의 경우에는 가치가 인정되어 조수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그 이후 굴착금지로 모래톱이 형성되었습니다. 이후 재두루미와 흑두루미의 중간 기착지로써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히나 달성습지의 경우에는 1996년에 세계적인 흑두루미 월동지로 3~500개체나 이르렀다고 합니다. IUCN 발간 책자에 Western Taegu 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작년 대구지방환경청에서 발간한 낙동강 주요습지 보고서에 따르면 모래톱 제거로 두루미의 잠자리가 소멸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일본 습지전문가들은 일본 내에서의 노력만으로는 두루미를 지킬 수 없기에 이곳까지 온 것입니다. 짐작 하셨듯 한국 내의 두루미 기착지 또는 월동지가 파괴되는 것은 두루미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우리나라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조류가 멸종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영향이 너무나 명확해서 변명을 할 수 없을 뿐더러 세계 조류학계의 비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수억년 수만년의 한 생명 종의 역사가 끝난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 일본 람사르 네트워크의 습지전문가들이 많이 왔습니다. 아침부터 부단히 움직였죠. 이곳은 도남서원 아래쪽입니다. 





| 남한강과는 달리 공사가 아직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건조한 날씨탓에 준설을 하며 엄청난 먼지들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 언제 비가 닥칠지 모르는 상황에서 강변에는 모래들이 엄청나게 쌓여있습니다. 큰 비가 내리면 다 쓸려가 강바닥을 채우고 농경지에 큰 피해를 입히게 됩니다.




| 철거했다는 가물막이는 그대로 있었습니다.





| 이곳은 해평습지 상류쪽으로 이곳에서도 두루미들이 잠시 쉬거나 월동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사진에 보이는 모든 백사장은 사라질 예정입니다.





| 조사단이 화원유원지를 찾아 내려다보이는 낙동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 이곳이 바로 두루미들이 편안한 휴식을 했던 해평습지의 핵심구역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부분은 국제적으로도 워낙 이슈가 되는 곳이라서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는 계획이 있지만 주변 일대는 대부분 준설로 사라질 예정입니다. 아주 좁은 시각으로 아주 좁은 구역만을 보호한다고 그러는 것이죠. 일대가 개발이 되면 분명히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 습지의 저편, 공장들이 많은 저곳은 1990년대 공단이 세워지기 전까지만해도 재두루미가 월동을 했던 지역입니다. 하지만 공단 건설이후 수가 급감했을 뿐 아니라 월동보다는 잠시 쉬어가는 곳으로 전락했습니다.





| 해평습지에 관해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 통역을 맡았던 다나까 님입니다. 람사르 네트워크 한국사무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 해평습지 일대 입니다. 왼편으로는 낙동강 본류이고 오른쪽은 금호강입니다. 그리고 사진에 안보이는 더 아래쪽에 진천이라고 있습니다. 무려 3개의 하천이 합쳐지는 구간으로 생태계가 우수할 수밖에 없는 구역이지요. 





| 낙동강 본류는 완전 흙탕물입니다. 금호강 물은 더럽긴 하지만 흙탕물은 아니죠. 너무나 확연하지 않나요?





| 교토대 야마모토 명예교수님입니다. 보의 건설은 오히려 홍수의 위험을 키울 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달성보 현장입니다. 설명을 들으면 들을 수록 황당해 하셨습니다. 어떻게 보로 물을 가두는데 물이 깨끗해지냐고 계속 물었었지요. 




| 서로 질문하고 답하고 짧은 시간내에 많은 것을 알기위해 노력하셨습니다. 




| 이곳에서 조사한 내용은 이번 10월 IUCN 총회 때 발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세계적으로 부끄럽게 되는 것이죠. 저역시도 부끄러운 일이지만 정부의 이러한 행태는 세계적으로라도 지탄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두루미는 키가 130cm~145cm에 이르고 수명이 80세 정도로 굉장히 특별한 생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나 오래전부터 십장생의 하나로 영물로 여겨졌지요. ‘해, 산, 물, 돌, 구름, 솔, 불로초, 거북, 학, 사슴’ 의 하나이죠. 어찌되었든 일본과 한국, 러시아는 매우 생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우리나라만 훼손한다고 괜찮은게 아닙니다. 이는 곧 국제적인 분쟁으로도 치달을 수 있는 문제지요. 생물 다양성의 해에 생물 다양성을 깡그리 무시하는 한국정부를 믿을 수 없는거 아니겠습니까. 


세계적으로 부끄러움이 남지 않도록 당장 멈추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정말 강을 살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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