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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설악 관광단지, 과거의 영광은 어디에...

세상살이

by 채색 2009. 3. 16.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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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 적 설악산은 수학여행의 필수코스였습니다. 경주는 초등학교, 속리산은 중학교, 설악산은 고등학교 이렇게 거의 정해져 있었죠. 주변의 학교들도 다 그렇게 갔고, 3명의 누나 역시 그렇게 다녀왔습니다. 그랬기에 설악산에 수학여행올 당시 다른 학교의 학생들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여자학교의 아이들이 왔을 때는 거의 눈에서 레이져를 쏘며 쳐다보지요. 고등학교 당시 건너편 숙소에 여학생들이 묵었었는데 그냥 쳐다보고 한마디씩 주고받는게 어찌나 재밌던지!!

그것 뿐만아니라 설악산은 중년층의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했습니다. 친구들끼리의 계모임이나 마을에서 단체로 관광을 떠날 때 이쪽으로 엄청나게 건너왔죠. 당시에는 이 주변이 붐빌정도였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 주에 설악산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관광단지를 관통해 지나가는데 너무 사람이 없어서 이상했습니다. 현지에서 20년동안 산양을 연구하고 계시는 박그림 선생님께 여쭈어보니 몇년전부터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고 하더군요. 3월 초이긴 하지만 주말이었습니다. 설악산에서 볼일을 보고 나오는 길에 관광단지를 자세히 살펴 보았습니다.

 

뜨아!! 그 수많은 숙소가 있는 골목에 한사람만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골목 안쪽에서 보인 사람은 저 분 한명 뿐. 왠지 좀비가 지나가는 듯한 느낌은 왜일까요??

 

문 닫힌 슈퍼. 공사중인 듯 했지만, 공사는 수년째 멈추어진 듯 했습니다.

 

문닫힌 은행. 내부는 텅텅 비어있었습니다. 몇년은 저대로 방치된 듯 하더군요.

 

어느 이쁜 식당 앞입니다. 눈도 치워지지 않았고, 밖이 어두어 졌으나 불이 켜지지 않는걸로 보아 장사를 하지않는 듯 했습니다.

 

큰길가의 어느 까페. 입구에 의자와 탁자를 저렇게 해 놓은 것으로 보아 장사를 하지않는 듯 했습니다.

 

큰 길가의 큰 식당. 저녁시간이었지만 주인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쁘게 생긴 모텔. 그 입구는 아주 흉물스럽게 닫혀져 있었습니다. 프론트로 활용된 듯한 탁자도 밖에 나와 방치되어 있었죠.

 

입구에는 수많은 우편물이 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저 방치되고 있을 뿐.

 

관광단지 입구의 주차장. 예전에는 이곳에 오면 주차공간을 찾아 뱅글뱅글 돌았어야 했는데 지금은 이렇게 텅텅비어있습니다.

 

관광단지 입구에 걸린 '파산상담' 플래카드. 그 무엇보다도 저 두 플래카드가 이곳의 상황을 잘 설명해주는 듯 했습니다.

 

관광단지 주변에는 고속화 철도 조기착공에 대한 플래카드가 많이 붙어있었습니다. 아마도 접근성을 높여 쇠락한 관광산업을 높이자는 취지인 것 같더군요. 속초 시내에는 잘 보이지 않고, 설악산 근처에만 붙어있는 것으로 보아 이지역 상인들이 간절하게 바라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의 관심사가 바뀌어서 이곳에는 오지않는 듯 합니다. 한번 오려고 하면 차를 한참이나 타야하지요. 그리고 요새는 이런 관광단지에서 머물며 울산바위나 흔들바위, 신흥사, 권금성, 비선대... 정도를 구경하려고 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스릴있는 MTB도 있고, 스키나 보드를 타기도 하고 또, 외국관광이 또 크지않습니까? 아마도 10여년 전까지만해도 외국에 나갈 여력이 안되고 설악산도 와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으니까... 지금은 관광의 패턴이 완전 변해버렸으니까요.

^^a 이제는 설악산이 좀 쉴 수 있겠네요. 그 속의 동식물들도 그 고통속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구요. 가을에는 변함없이 엄청난 관광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게 되겠지만 예전처럼 항상 고통을 받지는 않을테니까요. 만약 이곳이 또다시 부흥을 맞이하는 날이 오게된다면, 그것은 너무나 자연과 친숙해질 수 있는 공간이어서 도시병을 낫게해주는 특별한 공간이 되었을 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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