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강을 걷다.
흐르는 강을 보는 것 자체가 신비로웠다. 몸 안의 멈춰선 기운의 흐름이 물과 함께 뻥하고 뚫리고 흐르는 것 같은 느낌. 서울에서부터 온갖 인공물에 갇히길 반복하며 강은 얼마나 호되게 당했던가.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여울소리가 심장을 간지럽히는 듯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역시나 강을 파괴하는데 일조한 강변도로마저도, 거세게 달리는 트럭마저도 강의 강력한 기운을 받아들이는 데 방해하지 못했다. 물은 단양에서 보던 것과 비슷한 초록빛이긴 했지만 훨씬 더 영롱했다. 충주댐의 강물은 마치 포식자에게 육체와 영혼을 빼앗긴 뒤 내팽개쳐진 초식동물 같은 물이라면, 흐르는 강의 물은 어머니의 자궁속에서 불쑥 튀어나와 첫 울음을 터트리는 아기같은 물이었다. 심지어 강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였다. 깊은 계곡의 물만 속이..
도시를 떠나는 꿈
2012. 5. 1. 0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