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가에서 유독 큰 꽃을 피우고 있는 큰엉겅퀴. 


엉겅퀴와 꽃모양이 거의 흡사하지만 고개를 숙이고 있는 점이 다르다.


자세히 보면 꼭 붓처럼 보인다. 특이한 모양의 붓자루와 선명한 보라빛의 털로 이루어진.


이렇게 보면 유흥가의 작은 전등같기도 하고,


아래에서 본 큰엉겅퀴는 아무래도 필방의 붓 같다. 



길을 가다가 '어? 뭐지? 내가 잘못봤나?'했습니다. 왜냐하면 초여름에 보았던 엉겅퀴가 이상을 모양을 한 채로 피어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꼭 엉겅퀴가 시든모양새로 고개를 푹 숙이고는 바닥만 쳐다보고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빛깔도 그렇고 털이 복실한 것도 그렇고 꼭 엉겅퀴같이 생겼지만 그렇다고 엉겅퀴는 아니었습니다.


사진을 대강 찍고 집에와서 도감을 펼쳤습니다. 엉겅퀴 비슷한 꽃이면 진작에 엉겅퀴를 찾으면 될 걸 그러지 않고 늘 하듯 첫페이지부터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보자보자.. 이건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하면서 292페이지에 이르자 무릎을 치고 말았습니다. 


엉겅퀴 바로 다음페이지에 있는 '큰엉겅퀴'가 이녀석이었던 거였죠. 엉겅퀴 비슷한 꽃이면 엉겅퀴에서부터 찾았으면 292장이나 넘기는 수고를 하지않았을텐데요. 도감이 비슷한 류의 꽃을 모아놨다는 걸 깜빡했었네요.


암튼,, 그냥 엉겅퀴를 보았을 때는 지칭개의 확대형이구나!하고 생각했었는데 엉겅퀴 꽃이 고개를 숙이니 꼭 붓 같네요. 네, 먹을 갈아 멋진 글씨를 쓸 때 쓰는 붓 말입니다. 이건 붓 중에서도 짧디짧은 몽당붓이라고 해야겠네요. 


그래서 큰엉겅퀴가 있는 곳은 꼭 작은 필방같습니다. 붓을 이쁘게 걸어놓고 파는 필방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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