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가 큰 암컷이 가운데 아래에 있고, 그보다 조금 작고 색이 갈색인 수컷이 두마리가 그 위에 올라타고 있다. 두 마리 다 교미를 하는 자세로 붙들고 있다.



밭에서 들깨잎을 따고 있었습니다. 저녁 반찬으로 깻잎무침을 할 생각이었죠. 그런데 따다 보니 들깨 줄기에 묵직한 무언가가 붙어있는게 보였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니, "어? 사마귀가 짝짓기하네?"하고 놀라는 동시에 "세마리다!"하고 또 놀라게 되었습니다. 아내 유하는 그런 단어를 어디서 들었는지 "쓰리섬이야?"하고 묻습니다. 


맞습니다.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이 사마귀들이 정말 교미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 속된말로 '쓰리섬'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검색엔진을 아무리 돌려보아도 제가 본 이 장면과 같은 사진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즉 수컷과 암컷 각각 한마리씩 붙어서 교미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두 수컷이 한 암컷을 두고 교미하는 것은 흔치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사람들 중에서도 2대1로 성행위를 하는 사람이 극히 드문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이 상황이 진짜 교미하는 상황인지 아닌지 확실치 않았고, 또 암컷 사마귀는 교미가 끝난 다음에 수컷을 먹는다고 들은 적이 있어 한시간 가량을 지켜보았습니다. 이 사마귀들은 제가 그렇게 있는 동안에도 거의 꿈쩍도 하지않고 자세를 유지했습니다. 다시말해 교미를 하는 상황이 맞았던 것이고, 아쉽게도 교미가 언제 끝날지몰라 그자리를 한시간만에 떠났습니다. 



암컷의 치켜올라간 배가 수컷의 특정부위에 닿아있다.



검색을 해보니 수컷은 암컷에 접근할 때 조심조심 다가가 등에 올라탄다고 합니다. 이 시기에는 암컷이 알을 키우기 위해 닥치는 대로 먹기 때문에 교미도 하기 전에 수컷을 먹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대여섯시간동안 꿈쩍도 하지 않고 교미를 한 뒤에 수컷은 빠른 속도로 도망을 간다고 합니다. 보통 먹히는 수컷은 행동이 느리거나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구요. 자연에서는 왠만하면 먹히지 않는다고. 


그렇게 조심스럽게 접근해서 암컷 위로 올라타는 데, 어찌 저희 밭에 있는 사마귀들은 둘이 동시에 올라탔을까요. 암컷을 독차지하기 위해 싸움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 암컷은 두 마리로부터 다 '씨앗'을 받는 것인지 아니면 한마리 것만 받고 끝낸 뒤 두마리 중 한마리는 잡아먹으려 그냥 둔 것인지 여러가지 의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사람들 사회에서는 저런 다자간? 성관계는 파렴치한 것으로 봅니다. 도덕적이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죠. 그런데 곤충사회에서는 어떤지 궁금하네요. 아마 그런 가치기준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되는대로 이루어질거라 생각합니다만, 


이 날 본 사마귀의 집단교미하는 못습은 정말 신기했습니다. 밭이나 주변에서 자라나는 꽃들에 대해서 늘 감탄하면서 살아가는데 곤충을 이렇게 관찰해보기는 또 처음이네요. 자연은 알면 알수록 더욱 관심이 가고 또 그 만큼 지식과 마음과 즐거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