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봉화에 온 지 이제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1년동안 게으르게 시간을 보냈지만 많은 것이 달라져 있네요. 그 중 하나는 바로 목화입니다. 


꼭 1년전에 저와 유하는 "목화를 심어서 옷도 해입고 그러면 정말 좋겠다"며 밭에서 거둔 목화솜으로 겨울에 입을 수 있는 누비옷도 만들고, 장차 실도 뽑고 천을 만들어서 가벼운 옷도 만들겠다는 큰 꿈을 꿨었습니다. 


그 때 가장 고민스러운 것이 목화가 봉화에서 잘 자랄 수 있을지, 목화씨앗은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지 해서 두가지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따뜻한 전남지방에서 재배가 되고 세계적으로는 인도에서 주로 재배가 되기에 다소 추운 봉화에서는 키우기가 어렵지 않을까 고민이 됐습니다. 또, 남부지방에서 기르던 목화씨는 더욱 더 이곳기후와는 안맞지 않을까 걱정됐죠. 


작년 가을 읍내 내성천 주변을 산책하다가 군에서 조경용으로 심은 목화를 보고 첫번째 고민은 '됐다'싶었습니다. 두번째 고민은 목화 재배를 많이하고 축제까지 벌이는 전남 곡성에서 주문하는 것으로 정리해야겠다 생각하던 찰나, 생태환경잡지 작은것이 아름답다 편집장님께서 '목화를 키워보지 않겠냐'며 씨앗을 보내주어 해결이 되었습니다. (사진 한장 제공해드리고 받았답니다^^)


5월 3일에 물에 담그어 불리고, 5월 4일에 포트에 심었습니다. 한 열흘정도 지나니 흙을 밀고 올라오더니 조금씩 조금씩 커갔습니다. 헌데 다른 작물들보다는 확실히 속도가 느렸습니다. 스무날정도나 지났을 시점에 밭 한쪽에다 옮겨심었습니다.


도중에 세 번정도 풀을 매주었습니다. 장마 전에 매 준 것을 끝으로 더이상 풀매기는 안해줘도 상관없겠더군요. 아! 그리고 안타깝게도 목화들에게는 비료를 거의 안줬습니다. 처음 심을 때 주지 않아 도중에 웃거름을 한번 주고, 오줌액비를 한번 주었습니다. 커가는 상황을 보니 비료를 조금 더 주는 게 좋겠다 싶네요.


7월 중순경에 꽃이 피었습니다. 흰꽃과 빨강꽃이 달려있었지요. 찾아보니 어린 꽃은 희고, 질 때가 다 된 꽃은 빨강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꼭 한지로 만든 인공적인 꽃 같았습니다. 그만큼 깔끔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꽃이 피고 얼마 지나지 않아 꼬투리가 맺히기 시작했습니다. 꼬투리를 만져보니 굉장히 딱딱했습니다. 손가락으로 툭툭 튕겨보니 비교적 맑은 소리가 났습니다. 구슬보다야 덜 야물겠지만 암튼 딴딴!했습니다.^^


며칠전... 그러니까 9월 4일에 밭에서 처음 솜을 발견했습니다. 딱 하나가 터져있었습니다. 어찌나 신기하던지요. 바로 따도 되는지 어떤지 몰라서 그냥 방치했다가 오늘에서야 다시 가서 따 왔는데요. 오늘 가보니 무려 세 개나 벌어져 있었습니다. 또 금세 터질 것 같은 꼬투리도 몇 개 됐습니다. 


꼬투리 안에는 네 개의 방?이 있었습니다. 각 방마다 솜이 한 뭉치씩 있고, 씨앗은 방 별 네 개정도 들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솜을 빼내는데 그 촉감이 어찌나 좋은지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아마 하늘의 구름을 만져볼 수 있다면 그 느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밭에서 구름을 따 온 셈이네요. ^^


세 개만 땄을 뿐인데 솜은 한주먹이나 됐습니다. 힘주어 똘똘뭉치면 금세 작아지긴 하지만요. 손으로 만져도 보고 볼에다 갖다 대보기도 하고 그 부드러움을 만끽했습니다. 이 솜으로 곧 태어날 아이의 베개를 만들 생각이거든요. 아기가 얼마나 포근해할까! 생각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집에서 씨앗과 솜을 따로 분리 했습니다. 불과 꼬투리 세 개를 따 왔는데 생각보다 많은 양의 솜이 나왔네요. 기분이 너무 좋아서 또 만지작 만지작. 


그러고보니 아기의 베개를 만들고 나서도 솜이 꽤 남을 것 같습니다. 가능하다면 아기의 솜이불까지 만들어야겠네요. ^^ 내년에는 우리들 솜이불까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에 옷을 만들던지 어쩌든지 하겠네요. 


작년 이 시기에 생각하던 것이 지금에 이렇게 이루어진게 참 안믿기면서 대견하면서도 그러네요. 캬캬



목화 꼬투리에 달린 목화솜 아니 구름


구름 따는 중! 


꼬투리 하나에서 딴 솜이 이만큼


밭에서 딴 구름, 씨앗 분리 전


터지기 직전의 꼬투리


씨앗과 솜 분리중


꼬투리 세 개에서 분리한 목화씨앗이 이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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