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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오르는 놀라운 강아지!

여행

by 채색 2010. 6. 11.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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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모랑마(에베레스트)를 가장 잘 볼 수 있다고 하는 5500m의 '칼라파타르'봉을 오르기 위해 갔습니다. 그렇게 힘든 구간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쉬운건 아닙니다. 평지에 살던 사람이 3000m 이상 고지에서 잘 견디기란 힘든 법이죠. 걷기는 더더군다나 힘듭니다. 사람에 따라서 느끼는 정도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는 합니다. 

여튼, 그곳을 향하는 중에 놀라운 강아지를 발견했습니다. 뭐가 놀랍냐하면은... 자기가 원래 살던 집을 두고 트레커들을 3일동안이나 쫓아왔다는 것이고, 3일에 걸쳐 쫓아 온 곳이 5500m 의 봉우리라는 것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이 마을에도 개가 있네'하고 생각했다가 봉우리 옆까지 온 것을 보고는 '얘 혹시 셰르파족 누군가가 환생한 게 아닐까' 했습니다.

정말로 안내를 하듯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었죠. 저에게 특별히 바라는 것도 없었지만, 가지고 있던 간식거리를 줬을 때는 사진찍을 틈도 주지않고 순식간에 먹어치워버렸죠. 



| 4000m 가량 되는 마을에 묵고 아침에 출발하려는데 이녀석이 보였습니다. 낯선 사람들에게 짓지도 않고 그저 따라올 뿐이었죠. 어떤 귀여운 척이나 불쌍한 척도 하지않았습니다.



| 앞서서 위험을 살피는 듯 어딘가를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했구요.



| 처음에는 아무것도 주지않았습니다. 괜히 뭔가를 줬다가 높은 곳까지 계속 따라올 것 같아서 말이죠. 그래도 계속 따라왔습니다.



| 히말라야의 고봉들이 줄지어 보이는 이런 길을 가며 그들도 감탄하는 걸까요? 




| 따라오던 둘 째날인가 한마리가 더 동행했습니다. 조금 다른 종류의 개이긴 했지만 그 눈빛만은 비슷한 것 같더군요. 



| 이 눈 빛 말입니다. 뭔가 걱정하는 것 같기도 하고, 나를 불쌍히 여기는 것 같기도 한 신비한? 눈빛.




| 사이는 그닥 좋아보이지 않았습니다. 서로 경계하는 듯 했지요. 





| 이런 식으로 말이죠. 서로 조금씩 거리를 두고 움직였습니다. 한번은 제가 다같이 있을 때 간식을 꺼내어 놓은 적이 있는데 한마리가 통채로 꿀꺽하는 바람에 황당해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곤 못먹은 놈에게는 따로 챙겨주었죠. 



| 꼭 트레커들을 안내해주고 보호해주는 셰르파족 같다는 생각을 많이했습니다. 이 땅에 그들이 없으면 일반인들은 절대 이곳에 올 수 없었을 겁니다.



| 보면 볼 수록 멋있었습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죠. 고산지역에서는 속도를 함부로 내어서는 안되는데 속도조절도 해주었습니다. 빠르다 싶으면 멈추기도 하고, 쉬어야 할 때에는 잠시 앉아 쉬기도 하고 말이죠.




| 아침 햇살에 빛나는 강아지! 앉아서 쉬고 있는데 이렇게 와선 그림을 잡고 포즈까지 취했습니다. 가만히 서 있는게 좀 그랬는지 고개를 살짝돌리기도 하고 그랬죠.



| 3일째 되는날 정상 앞에 섰습니다. 왼쪽 상단에 보이는 하얀 설산이 '푸모리' 이고 그 아래 검게 솟아있는 봉이 칼라파타르 입니다. 저는 이 강아지가 요기 아래마을까지만 따라올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 이 강아지들이 그 봉우리까지 따라올라가는게 아니겠습니까. 숨이 무쟈~~게 차고 머리까지 지끈거리는데 얘들은 고산지역 강아지들이라 괜찮은지 별 어려움 없이 올랐습니다.



| 그리고 정상에 닿았습니다. 왼쪽 깃발 꽂힌 곳이 칼라파타르 정상입니다. 고도가 무려 5500m에 이릅니다. 이 사진을 찍고 저는 혼자 기뻐서 그를 챙길 겨를도 없었죠. 봉우리에 올라 함께 사진이라도 찍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지만 아쉽게 그러진 못했습니다.


어떤가요? 좀 신기히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나요? 

히말라야 트레킹을 아직 몇번 안해보긴 했지만 갈 때마다 새롭고 신기한 것 같네요. 이번 트레킹은 이 강아지 덕분에 더욱 더 재미있었구요. 다음에 다시가도 이 놈들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제 기억 속에는 언제까지나 남아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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