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율스님과 함께한 낙동강 답사 #2
강을 답사한다고 하면, 예를들어, 어른들만 있다면 '사건'이 있는 곳만 찾아다니며 문제를 찾아내려 할 것이다. 그런데 그건 어른들의 방식이고 또, 사실 그닥 '즐겁지' 않다. 문제점을 찾아내는 것도 좋지만 그 강을 직접 느껴보는 건 더 좋다.
눈으로 바라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것을 체험한다면,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에비해 훨씬 더 깊고 좋은 체험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감성이 메마른 어른에게도 꼭 필요한 듯.
지율스님은 그 점을 잘 알고 계셨다. 그랬기에 답사단을 내성천 얼음썰매장으로 이끌었다. 그곳에서 강을 충분히 느껴보는 것이다. 바라볼 때는 한없는 감동을 주고, 가까이에서는 즐거움과 재미를 준다.
게다가 썰매는 무료로 빌려주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신나서 썰매를 들고 얼음판으로 달려갔다. 며칠 전만 해도 얼지 않아 운영을 못 했다. 강추위가 고맙기도 하다.
썰매 위에 앉거나 무릎을 꿇었다. 못이 박힌 작대기를 얼음판 위에 꽂고 뒤로 밀었다. 쌓인 눈 때문에 ‘신나게’ 가지는 못했지만 아이들 웃음소리만큼은 얼음판 여기저기로 미끌어져 갔다. 서로서로 밀어주고 끌어주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얼음판을 즐겼다.
봉화읍내를 가로지르는 내성천을 일부 얼음썰매장으로 만들어 무료개방을 했다.
어른이 아이의 썰매를 끌어주기도 하고,
어른이 어른의 썰매의 끌어주기도 했다. 썰매에 타면 일단 아이로 변신!
강은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함박 웃음을 주었다.
이렇게!
썰매경주도 하고~
썰매타기의 마무리는 뜨끈뜨끈한 군고구마로.
이 썰매장 홍보물에는 ‘추억의 썰매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오래전에는 강 가장자리가 얼면 나무 판자에 길고 날카로운 쇳조각을 대고 썰매를 만들어 탔다. 논에 물을 대고 얼려 아이들을 위한 썰매장을 만들기도. 어른들의 ‘추억’을 지금의 아이들에게 주는 셈이다.
이젠 이 아이들의 머리와 가슴 속에도 이날의 썰매타기는 오래동안 기억될 것이다. 다만, 아이들이 다 컸을 때, 그들의 아이들도 이와 같이 탈 수 있다면 좋겠다. 다 사라지고 지금은 이렇게 진짜 강 위에서 썰매를 탈 수 있는 곳은 몇 안되니 말이다.
나는, 자연 속에서의 놀이가 그저 '추억'이 아니라 모든 이의 현실이 되길 꿈꾼다.
*봉화 내성천 얼음썰매장 이용안내
- 운영기간 : 2012. 12. 26 ~ 2013. 2. 13
- 운영시간 : 매일 10:00 ~ 18:00 (손님이 없는 날은 16:00에 마치기도 하더군요.)
- 썰매장비는 일체 무료로 빌려 줍니다.
- 썰매 이외 팽이치기와 투호던지기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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