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바가지를 보신 적이 있나요? 아마 제 나이또래 (30대) 아래로는 대부분 본 적은 물론 써 본적도 거의 없을거라 생각되는데요. 흔히 '바가지'하면 플라스틱 바가지를 떠올릴텐데요. 그건 가짜 바가지, 그러니까 진짜 바가지는 따로 있는 겁니다. (코미디 프로그램 같은데서 사람 때릴 때 많이 쓰죠? 아까운 바가지 ㅠㅠ)


바가지라는 단어를 보면 아시겠지만 '박'으로 만듭니다. 작은 바가지는 조롱박으로, 큰 바가지는 그냥 박으로 만듭니다. 아, 흥부전에 나오는 그 커다란 박이 바로 그겁니다. 그건 무척이나 크지만요. ^^ 


보통은 식용으로 키워서 국 끓여먹고, 나물 무쳐먹고, 가을에 말려서 겨울 묵나물로 먹기도 하고 그러는데요. 바가지를 만드는 박은 껍질이 튼튼한 놈을 골라 빼놓습니다.


이번에 이웃에서 조롱박을 얻었습니다. 저희도 조롱박을 심었었지만 다른 식물들에 묻혀버려 다 날려버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다섯개를 얻어서 총 10개의 바가지를 만들게 되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껍질이 얇았던 한 쌍은 마르면서 비틀어져 나머지 8개가 완성되었습니다. ^^


완성된 바가지로 곡식도 푸고, 물도 푸고, 하여튼 여러가지 푸는데 써야겠습니다. 캬캬... 


무척이나 간단한 바가지 만드는 방법! 을 설명하겠습니다.



1. 박을 키웁니다.


'박'이 들어간 덩굴류의 식물들은 거름을 많이 먹습니다. 아주 기름진 땅에 심거나, 거름을 많이 주어서 심어야 많이 열고 튼튼하게 엽니다. 



2. 수확합니다.


정확한 때가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ㅠㅠ 저희는 9월 초 경에 박을 땄습니다. 겉을 만져보니 적당하게 굳어져 있어서 괜찮다 싶었거든요. 만들고 나니 괜찮네요. 더 숙성시키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3. 반으로 자릅니다.


생각보다 살짝 힘든데요. 박이 그렇게 단단한 줄 몰랐네요. 그러니까 바가지로 만들겠지만요. 두 발로 박을 잡고 꼭따리(꼭지) 쪽부터 슥슥 자릅니다. 힘을 아래로 너무 주지 말고요. 그냥 왔다 갔다 하는 힘만으로 한다고 생각하고 자르시면 좋습니다.




4. 속을 다 긁어냅니다.


먹을 때도 두툼한 껍질만 먹기에 속을 가차없이 몽땅 다 긁어냅니다. 삶고 나서 한번 더 긁어줄 거라서 완전히 깨끗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씨는 잘 모아두어 말립니다. 내년에 또 심어야겠죠? 




5. 삶습니다.


박들이 충분히 다 잠길 만큼 크기의 솥에 물을 넣고, 박을 넣고 끓입니다. 박이 떠버리면 잘 안삶아질 수도 있으니 뜨거운 물에 깨지지 않는 무거운 그릇으로 살짝 눌러주시면 잘 삶아집니다. 저희는 30분 가량 삶았습니다.




6. 안팎의 껍질을 벗깁니다.


보통의 바가지하면 노란색인데 삶은 상태가 초록색이어서 당황하셨죠? 쇠 숫가락으로 긁어내면 노란색이 드러납니다. 남김없이 박박 긁어줍니다. 또, 안쪽의 박도 박박 긁어줍니다. 저희 박에서는 옥수수 냄새 비슷하게 나더군요. 군침 돌았습니다. 먹어도 상관이 없습니다만, 그래도..ㅋ 안쪽을 잘 긁어줘야 나중에 곰팡이가 조금이라도 덜 핍니다. -.-





7. 그늘에서 말리면 완성!


다 긁고나면 모든 과정이 끝이 납니다. 이제 공기가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리기만 하면 바가지가 완성됩니다. 햇볕에 말리면 비틀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날씨가 시원찮은 날이 많으면 곰팡이가 필 수도 있습니다. 만약 피는 기미가 보이면 바로바로 씻어서 없애주셔야 합니다. 곰팡이는 완전히 다 건조한 뒤에는 잘 생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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