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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km 도보여행 중단하고 투표하러 간 이유

지구를 지켜라

by 채색 2012. 4. 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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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여행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에서부터 동해까지, 간성에서부터 강릉까지 400km가 넘게 걸었습니다. 이제 해남으로 걸어가야되고 또 부산으로 다시 서울로 걸어갈 계획이지만 걷기를 잠시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제 주소지가 있는 부산으로 왔습니다. 


4월 11일 투표 때문입니다. 걸어다녀보니 우리나라가 얼마나 많이 피폐해져 있는지 알게되었습니다. 그것을 막으려면 우리 모두가 변해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정치권력도 바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랜 옛부터 '금수강산'이라 불리었지만 금수강산은 도대체 어디간건지? 우리를 존재하게 해 준 것이 바로 자연임을 망각하고 살고 있는게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이렇게 만든 것은 바로 우리입니다. 빠른 속도와 편리함만을 쫓다보니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놓쳐버렸습니다. 산을 깎아 도로를 만들고 거대한 집들을 지었습니다. 그것들은 주변과는 전혀 조화되지 않은 채 오직 인간만을 위한 것입니다.


옛 사람들은 결코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 없었습니다. 불과 백여년 전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여살던 농촌에는, 그렇게 많이 밀집해 있었어도 '오염'이란 것은 없었습니다. 거둔대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집을 하나 지어도 어떻게 지어야 주변의 자연과 조화롭게 할 수 있는지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햇빛과 바람과 물과 지형을 모두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지어진 집들은 그 자체도 자연의 일부였습니다. 


화전민들이 살던 땅엘 가 보면 어디에 집이 있었는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자연상태로 돌아가 있습니다. 사람이 떠난 뒤에는 금세 자연으로 돌아가 버립니다. 집을 지어도, 농사를 지어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일제로부터 해방이 된 뒤 우리나라는 사실상 미국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그 때부터 미국식 경제개발 모델이 들어와 본격적으로 피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은 그저 개발을 위한 도구일 뿐이지 인간과는 전혀 별개의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의 중요성이나 개발의 부당함을 외치는 사람들은 '세상물정 모르는 자'로 취급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의 함부로 대하지 말라던 조상들의 격언은 뒤전으로 밀려나버렸습니다.


이승만 정부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사주를 받은 박정희 독재정부는 불도저식 개발을 강행했습니다. 정부의 뜻에 반하는 자는 '빨갱이'로 몰아 처벌했습니다. 입을 막았습니다. 이 때부터는 개발지상주의자들이 기세를 떨치게 됐고 사람들은 이 물결?에 편승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개발은 어느정도 편리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한 집에 자동차가 몇 대씩이나 되고, 집에서는 뜨거운 물이 철철 나옵니다. 높은 곳에 오를 때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니 더이상 좋을 수가 없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 합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를 하긴 했지만 그 때의 경제개발이 없었다면 이런 편리는 없었을거야'라고 말입니다. 폭력은 싫지만 그 폭력으로 얻어낸 이 편리는 좋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 '편리'는 계속될 수 있는 것일까요? 결코 불가능합니다. 이 편리는 명백히 유한한 자연자원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석유가 끊기면, 석탄이 끊기면, 우라늄이 고갈되면, 사막화가 확대되면... 모든 편리는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불행히, 그저 우리의 편리만 끊기는 것이 아닙니다. 석유의 과도한 소비로 인해 지구의 기온이 과도하게 상승하고 있고, 농산물 대량생산을 위해 뿌려댄 농약 때문에 땅은 메말라가고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던 야생동물들은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상태가 돼 버렸습니다. 심지어 저명한 과학자들은 우리의 시기를 '인류세'로 불러야 마땅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지질시대는 공룡이 멸종하거나 큰 바다가 열리는 등 극변했던 시기에 붙여 왔습니다. 인류가 이미 그만큼의 변화를 초래했다는 뜻입니다.



▲ 자병산 석회석 채석광산. 백두대간의 등허리를 잘라버렸다. 일제가 우리의 산줄기에 말뚝을 박았을 때 마음아파하던 국민들은 다 어디갔나?


▲ 청계천 물 속엔 물 때가 잔뜩 끼어있다. 잘못된 복원을 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 잘못된 복원을 되돌리려 하고 있다. 투표가 중요한 이유다.


▲ 4대강 사업으로 남한강에 세워진 강천보. 물이 갇히자마자 조류들은 활개를 치며 자라고 있다. 강이 죽어가는 것이다. 자연을 파괴를 일삼는 토건권력들은 돈만 벌면 끝이다. 


▲ 동강댐 건설을 백지화 함으로써 이 아름다운 강도 살아남았다. 토건권력은 동강댐을 짓지 않으면 식수대란이 올것이라 주장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식수대란이 왔는가?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요? 먼저 스스로가 변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함께 변해야 하는 것이 정치입니다. 스스로가 변해도 정치권력이 변하지 않는 이상 파괴는 지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도보여행을 중단하고서라도 집에 내려오게 된 이유입니다. 한 표 한 표가 정말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저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은 녹색당 밖에 없습니다. 그 외의 정당들도 이제는 많이 바뀌어 '녹색정치'를 외치고 있는 곳이 더러있긴 하지만 얼마전 폭발의 위기를 넘긴 고리 핵발전소 1호기 폐쇄에 대해서도 아직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곳이 많습니다.


위험한 핵 에너지를 벗어나고, 우리의 생명을 살리는 농업을 되살리는 정책을 펼치는 것은 물론 노동이나 교육, 여성과 성소수자에 있어서도 멋진 정책을 펼칠 계획입니다. 더군다니 '동물들이 빵 터지는 생명권 정책'은 어느당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정책입니다.


녹색당은 십수년간 몇 차례나 정당으로 만들길 시도해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매번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많은 사람의 지지가 이어졌습니다. 실질적인 당비를 내는 당원도 5,000명을 훌쩍 넘겼습니다. 정당을 위한 준비가 다 된 것입니다.


마지막 한가지가 남았습니다. 3% 이상의 의 득표입니다.


자연적이지 않은 우리의 삶이 모두를 피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그것을 바꿀 정치세력이 싹을 틔우려 합니다. 여러분의 투표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2~3명의 녹색당 의원이, 그 다음 총선에는 더 많이.. 그 다음에는 더 많이... 늘어날 수록 우리나라는 초록으로 가득해질 것입니다. ^^



ⓒ김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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