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 유별나죠? 세계 유명 관광지 어딜가도 한글로 된 낙서를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유적지에도 어김없이 낙서를 합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조금만 낙서를 해 놓았다 치면 거침없이 해버립니다. 결국 한글이 아주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는 웃지못할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비단 외국 뿐만이 아니라 우리 나라에도 이런 일이 있다는걸 보았습니다. 바로 우리나라 마지막 주막인 '삼강주막' 에서 말입니다. 누가 누구를 사랑하는지, 누가 막걸리를 마시고 갔는지, 누가 누구와의 기념일인지, 매직과 연필, 심지어 분필을 이용해서 낙서를 해 놓았습니다. 흔히 편한 대학가 호프집에서나 볼 수 있는 낙서였습니다.
이곳은 민속자료로 등록되어 있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입니다. 낙동강 하구에서부터 소금을 팔러 올라온 소금장수나 멀리서 과거를 보러가려고 올라온 선비나, 이곳 저곳에서 올라온 보부상이나 많은 나그네들이 쉬어가던 장소였습니다. 먼 거리를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닐 때 이런 주막은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곳이었죠. 대부분의 주막이 사라진 현재, 마지막으로 남아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조상들의 여행방식에 대해 알고 느낄 수 있는 장솝니다.
500년은 족히 넘은 회화나무가 주막 입구에 자릴 잡고 있습니다. 원래 있던 주막은 옛 모습으로 복원을 했다고 합니다. 회화나무 바로 왼쪽에 있는 건물이지요. 안 쪽은 새로 지은 건물들입니다.
좀 멋이 없게 짓긴 했지만 그건 바꾸어 나가면 될 일입니다. 여기서 막걸리에 부침개, 국수 한그릇 드셔보신 분은 알겠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운영도 마을에서 하고, 분위기도 나름 괜찮고 등등 여러가지 기분좋은 일이 많습니다.
가까이 갔습니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잉? 저것들 뭐지?'
옛 삼강주막 건물에 온갖 낙서가 되어있었습니다. 분필과 매직으로 되어 있는게 정말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장난친 것도 있었지만 성인이 적어놓은 것도 많았습니다. 특히 철없는 아이들이 한 듯한 욕설 낙서는 민망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혹시나해서 안쪽을 살펴보았습니다. 이건 뭐 낙서장이라고 해야할지 연습장이라고 해야할지 난감했습니다. 대학가 술집 벽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습니다. 온갖 낙서가 그곳을 빼곡히 채우고 있었습니다.
한지로 된 문에도 낙서가 되어있습니다. 힘 조절을 잘 했는지 찢어지진 않았네요.
삼강주막을 소개하는 액자가 있는 부분을 제외하면 전부 낙서 입니다. 심지어 오른쪽 윗 부분에 걸려있는 삼강주막과 관련된 시가 있는 장식품 위에도 낙서가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무개념이라고 할지라도 도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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