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류하천에서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직접 현장을 찾아나선 것입니다. 강바닥이 깎여나가는 '역행침식', 유속증가로 인한 제방유실, 하천변의 준설토 유실, 본류 모래톱이 있던 자리에 재퇴적 등 여러가지 문제가 지적 되었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4대강 공사의 목적 - 물그릇 키워 수질향상, 홍수예방 등 - 과 완전 배치되는 것들로 수십조원의 세금이 '헛 돈'이 될 수 있다는 매우 매우 큰 문제입니다.
그 문제는 국내 전문가들로부터 일찍부터 지적된 상황이었고, 독일에서 온 하천전문가 역시 강력하게 지적했었습니다. 게다가 작년 추석 때는 200mm 비가 내린 남한강을 중심으로 실제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다시말해 4대강 공사로 인해 일어날 일들은 지극히 당연히 일어나는 사고들인 것입니다.
* 50mm 비에 섬 생겨났던 병성천 합수부, 100mm 비에 육지됐다.
2월 24일, 준설공사가 끝나고 호안이 정비된 상태이다.
3월 22일, 60mm 정도의 비에 섬(하중도)가 생겼다.
4월 19일, 섬과 호안을 원래의 모습대로 정비했다.
5월 19일, 정비된 호안은 다 무너져버리고 넓은 육지(모래톱)가 생겼다.
처음 병성천을 방문한 것은 지난 2월 24일 입니다. 작년 장마철 이후 큰 비가 내리지 않았던 2월이었지만 병성천은 깊게 패이고 있었습니다. 지적됐던 대로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에 비교적 꼼꼼히 기록했습니다. 바닥이 깎이는 상태, 합수부의 상태, 준설토 적치장의 상태 등. 워낙 대규모와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공사다보니 '그래도 그렇지 국가가 하는 일인데, 대기업이 하는 일인데 그런거 하나 신경 안 썼겠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번째 방문한 3월 22일, 첫번째 방문한 때의 사진을 보고 함께 가자고 했던 기자와 간 것입니다. 그곳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했었죠. 그런데 변화상황은 굉장히 심했습니다. 깊게 패였던 곳은 모래로 다시 채워지고, 준설공사가 마무리됐던 합수부에는 거대한 섬이 생겨났었죠. 모래의 재퇴적이 지적대로 그대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세번째 방문했던 4월 19일에는 생겨났던 섬을 완전히 제거했습니다. 다시 준설한 것입니다. 다음 비가 오면 또 퇴적될 것이란 것은 자명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방문한 것은 5월 19일 입니다.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상상하기도 힘든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물길은 완전히 바뀌어져 있었고, 오른쪽의 제방이 완전히 무너져 있었습니다. 이전에 비교사진을 찍기위해 봐두었던 포인트도 완전 없어졌습니다. 하일라이트는 합수부였습니다. 준설을 끝낸 자리에는 아주 드넓은 '육지'가 생겨나 있었습니다. 다져놓았던 계획상 제방은 아예 무너져 내려버려 형체를 알아볼 수도 없었습니다.
이곳은 상주댐(보) 바로 아래지역으로 다른 곳보다 준설 깊이가 상대적으로 깊은 지역입니다. 수면 위로 모래톱이 드러날 정도라면 엄청난 깊이로 쌓였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렇게 허술할까!' 생각했던 정부와 대기업이 너무나도 허무할 정도로 부실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 인공적으로 돌려두었던 물길,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강 스스로 돌아가다.
2월 24일, 공사를 위해 물길을 돌리고, 좌우 침식을 막기위해 모래제방을 쌓아두었다. 가파르게 침식이 진행중이었다.
3월 22일, 60mm 비가 온 뒤 상류의 모래가 쓸려내려와 다시 완만하게 되었다.
5월 19일, 100mm 비가 온 뒤에는 원래의 하천모양대로 넓은 백사장과 넓은 물길이 생겨났다.
병성천 아래 쪽 합수부에는 4대강 공사를 위한 임시교량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이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하천을 임시로 돌려두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돌려두었던 대로 흘러갔지만, 차츰차츰 깊어졌습니다. 본류의 바닥이 준설로 깊어져 지류도 마찬가지로 강바닥을 낮춘 것입니다. 역행침식(두부침식)이죠. 지류의 깊이가 깊어지며 경사가 가팔라졌습니다. 물의 속도가 빨라집니다. 속도는 더 큰 힘을 부릅니다. 그 힘은 가까운 제방에 닿아 무너뜨리게 됩니다. 그래서 양 옆에 모래포대로 만든 임시 제방을 만들어 둔 것입니다.
사람들이 부자연스럽게 만들어놓은 강은 스스로 자연스럽게 돌아가는 노력을 합니다. 누군가가 내 몸을 묶어둔다거나 무릎을 꿇게 한다거나 불편하게 해 놓는다면, 당연하게도 몸이 편할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가길 원합니다. 또, 노동을 하다가 낫에 베이거나 넘어져서 상처가 났을 때는 자기도 모르게 아물기도 합니다. 사람 뿐만이 아니라 모든 동물, 식물, 심지어 이런 강도 이런 자연치유를 하게되는 것입니다.
* 비는 강을 치유하는데 특효약!
2월 24일, 위 사진 포인트에서 상류쪽을 바라본 사진. 마찬가지로 가파르게 침식이 진행되고 있다.
3월 22일, 60mm 비가 온 뒤 더 깊이 침식되었으며 모래가 다시 쌓였다.
5월 19일, 원래 강바닥 높이에 가깝게 모래가 쌓였으며, 깨끗한 모래톱이 넓게 형성되었다.
위 사진 세장은 거의 한달마다 찍은 사진입니다. 첫 번째 사진을 찍고난 뒤 60mm의 비가, 두 번째를 찍고난 뒤 100mm의 비가 왔습니다. 첫 번째 사진, 즉 비가 거의 오지 않았던 겨울동안에는 낙동강의 낮아진 높이에 맞추기 위해 부단히도 강바닥을 낮추었습니다. 패인 피부에 맞추어 다른 피부도 깎아내는 것입니다. 끔찍하지요.
그런데 비는 그 상처를 감쪽같이 아물게 했습니다. 천연 특효약입니다. 상류에서부터 무수한 모래알들이 쓸려내려와 상처가 났던 부분을 가득 채웠습니다. 가파르게 깎인 강바닥을 따라 세차게 흐르던 강물은 다시 느릿하게 흐르게 되었습니다. 비는 강물의 원천, 강 스스로 치유한 것입니다.
* 자연 제방이 아니라 인공 제방이 무너진다면?
2월 24일, 겨울철 갈수기지만 조금씩 강바닥 침식이 일어나고 있었다.
3월 22일, 비가 온 뒤 제방이 안쪽으로 패이고 물길도 완만해졌다.
5월 19일, 100mm 비에 제방은 무너지고 나무는 뽑혔다. 인공적으로 돌려놓은 물길엔 모래가 쌓이고 원래의 방향으로 돌아갔다.
병성천을 따라 쌓아둔 준설토. 비만 오면 강으로 다시 쓸려간다.
<출처: 4대강 살리기 사이트 캡쳐>
4대강 현장의 아찔한 수해대비 (7) | 2011.06.24 |
---|---|
금강 위를 날았다. 흙강 뿐이더라. (19) | 2011.06.03 |
4대강 사업으로 나이아가라, 그랜드캐년 만들었다.. 본의아니게.. (18) | 2011.05.24 |
4대강 사업 후 지천들이 와르르 무너지고 있다. (41) | 2011.05.18 |
80mm 비에 이포보 일부 붕괴! (12) | 2011.05.16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