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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할머니 유모차엔 아기가 없다?

세상살이

by 채색 2011. 4. 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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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감사합니다>

작년부터 강을 보러 여기저기 많이 다녔습니다. 남한강이 흐르는 양평, 여주, 충주를 비롯해 낙동강이 흐르는 상주, 구미, 대구, 창녕, 함안 등등. 농지가 많은 시골지역을 지날 때면 좀 의아스러운 광경을 여러번 목격했는데요. 여러 할머니들이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할머니께서 손자를 돌보시는가 보다 했는데, 손자를 데리고 그렇게 위험한 도로 옆을 지나는 것은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은 차 안에서 할머니의 유모차를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걷는 할머니 보다 우리 차가 훨씬 빠르긴 했지만 유모차를 확인하는데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어라? 유모차에 아무것도 없네?'


빈 유모차였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그 할머니'만 그렇겠지 생각하고 접어두었는데, 가는 길 여기저기에서 '그런 할머니'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빈 유모차를 끌고 가거나, 짐을 싣고 걸어갔습니다. 그제서야,


"시골 할머니들의 유모차는 지팡이겸 수레 역할"


이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예전에 할머니들은 커다란 짐들을 귀신같이 머리에 이고 다니셨죠. 한 손으로는 지팡이를 짚고, 한 손으로는 머리에 인 짐을 붙들고 계셨습니다. 가끔은 짐에서 손을 뗀 채로 걸어가기도 했습니다. 그걸 볼 때에는 '할머니 힘들겠다' 보다 '할머니 대단하다'는 생각만 했었죠. 그런데 유모차를 수레로 쓰는 모습들을 보니, 그렇게 다니는 것이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이 할머니는 굉장히 무거워 보이는 커다란 양동이를 유모차에 싣고 먼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 유모차가 없었다면 저걸 할머니 혼자서 가지고 갈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할머니는 밭 일 하러 갈 때 여러가지 도구들을 챙겨서 갔습니다. 아마 밭에서 채소를 따거나 해도 이 유모차로 실어 오겠죠?




상주 병성동의 마을회관 앞입니다. 유모차들이 즐비합니다. ^^ 할머니들이 마을회관에 마실나오시며 다들 유모차 한 대씩 끌고 나오신거죠. 요즘 사람들이 차 한대씩은 가지고 있는 것처럼 시골 할머니들에게는 유모차 한 대씩은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 할아버지들은?? 궁금하지 않나요?


그래서 저도 찾아보았는데, 눈씻고 보아도 할아버지들은 지팡이를 짚거나 그냥 다녔습니다. 아마도 유모차는 할머니들의 전유물이 아닌가 싶네요. 일종의 여성용품으로 자리매김한 듯 합니다. 


할머니들의 이동편리는 유모차가 없었을 때보다 훨씬 더 좋아졌을거라 생각됩니다. 전국적으로 유행을 하는 것을 보니, 한 곳에서 먼저 바람이 불었고, 그 다음에 누군가가 '보급'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누가 이렇게 시도를 하고, 퍼트리게 됐는지 정말 고마운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전국에 계신 할머니! 유모차 끌고 다니시면서 많이 걷고 또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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