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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반대 외쳤던 그곳마저 사라졌다.

강의 눈물

by 채색 2011. 4. 13.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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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감사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대운하 건설을 내세웠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엔 대운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었죠. 대국민 사과방송까지 하면서 말입니다. 그 사이에 환경단체들은 열과 성을 다해 반대에 나섰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도 대운하는 왜 안되는지이제는 '상식'적으로 이해를 하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 


4대강 사업 반대를 줄기차게 외치고 있는 녹색연합에서도 당시 '운하반대'를 정말 열심히 외쳤습니다. 이 때에는 모든 활동가들이 낙동강과 한강을 둘러보며 국민들에게 메세지를 던지려 무진장 노력을 했습니다. 

이 때 해평습지에서는 "습지파괴, 운하반대" 라는 글씨를 아주크게 만들었습니다. 이 지역은 생태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곳이었거든요. 철새들이 쉬어가는 장소로 몇 남지 않은 곳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나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두루미의 기착지로써 매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제 이곳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3월 당시의 그 장소에 정확히 가서 어떻게 변화했는지 바라보았습니다. 



잘 모르시겠죠? 사진 상단의 산의 모양을 맞추어 바라보시면 알 수 있습니다. 글씨를 썼던 곳은 완전히 파헤쳐졌습니다. 그곳에 쌓여있던 모래들은 준설토 적치장 또는 '농지 리모델링'장소로 다 퍼 날라졌습니다. 

준설한 깊이가 4~5m에 달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낙동강의 강바닥이 얼마나 모래로 가득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마 더 깊게 파더라도 모래층은 이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들 모래는 물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물을 정화시키는 것은 물론 갈수기 때 저장했던 물을 흘려보내는.. 수량이 꾸준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매우 큰 역할을 했었습니다. 

4대강 추진본부의 차윤정 부본부장은 이를 두고 '사막이다'라고 말하지만 이 모래톱 역시 분명한 '습지'입니다. 



조금 옆의 모래습지입니다. 이곳역시 다 파헤쳐져 알아보기 힘듭니다. 마찬가지로 산의 위치를 보면 대충 어떻게 변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 사라져 버렸습니다.



위에서 본 가물막이 안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른쪽이 강이 흐르고 있는 지역이고, 왼쪽이 물을 막고 준설을 한 지역입니다. 깊이를 짐작할 수 있는 물체가 없어서 판단하기 어렵지만, "매우 깊습니다"

오른쪽이 흙탕물인 반면에 왼쪽 모래를 통과한 물은 깨끗한 것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가물막이 안쪽의 물을 열심히 빼고 있습니다. 이 안쪽에는 셀 수도 없을만큼의 생명들이 있었을 겁니다. 특히나 물고기들이 많이 살고 있었겠죠. 그리고 강물을 막았다고 해서 물이 더이상 들어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계속 물을 빼야합니다. 모래사이로 물이 쉽게 통과한다는 증거입니다. 동맥경화가 절대 아닌 이유입니다.



공사를 위해 박아두었던 H빔을 뽑고 있었습니다. 이제 공사가 거의 마무리 되고 있다는 의미 같습니다. 



이제는 공원화 사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자재들을 쌓아두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시설의 자재인지는 알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덤프트럭을 운전하시는 분들은 여전히 빠른 속도로 모래를 나르고 있었습니다. 인건비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뉴스를 여러번 접했는데, 파업이라도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몸소 느꼈던 장소가 이토록 심각하게 변한다는 것은 정신적인 충격을 부릅니다. 저 역시 이런 경험을 몇차례 겪다보니 다른 분들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렇게 글을 쓰는 것입니다. 특히 그 변화가 인공적일 때 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곳이 남아있었다면, 그대로도 매우 큰 가치가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일 때는 더 그렇죠.
마지막으로 지난 2008년에 다른 활동가가 썼던 해평습지 설명을 덧붙이며 끝내겠습니다. ㅠㅠ

 
해평습지에는 깨끗한 모래톱이 형성되어 있고 강 주변에 버드나무 숲이 감싸주어 새들의 보금자리로 매우 우수한 지형이다. 한국에는 흑두루미(천연기념물 228호), 재두루미(천연기념물 203호) 등 철새들이 중간기착지로 활용하는 주요 지점들이 있다. 예전에는 시베리아에서 출발한 철새들이 한강 하구, 주남저수지, 달성습지, 해평습지, 낙동강 하구 등을 거쳐 일본으로 넘어가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중 대부분의 지역이 개발 등으로 파괴되어 철새도래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하지만 해평습지는 아직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어 있는 몇 안 되는 주요 철새도래지이다. 홍두평에는 최대 48마리, 철원에서는 150~200마리, 한강 하구와 김포 진영에서는 100여 마리 정도의 재두루미가 발견된다. 이에 비해 해평습지에는 매년 흑두루미 2000~4000여마리, 재두루미 400~800여마리 정도가 겨울을 난다. 그리고 기러기, 오리류가 매일 10,000여 마리, 큰 고니(천연기념물 201호), 백로 등도 찾아온다. 녹색순례단이 해평습지에 막 도착했을 때도 수천 마리의 기러기 떼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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