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답죠? 갈대와 버드나무가 어우러진 보통의 숲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맞습니다. 이곳은 강변의 습지입니다. 지하수위가 굉장히 높아 물이 거의 땅에 나올 듯 말 듯 한 덕에 식물들은 물을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1~2년에 한번씩 크게 불어나는 물을 견뎌야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약한 바람에도 살랑입니다. 물이 이들의 몸을 통과할 때는 온 몸을 물에 맡깁니다. 그래서 몇년이고 몇십년이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뿌리는 육지의 나무들보다 훨씬 튼튼하게 땅을 붙잡고 있고, 간격도 촘촘합니다. 서로 몸을 붙이고 자라는 덕에 마치 땅을 단단한 그물로 붙잡고 있는 듯한 형세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둑방에 일부러 버드나무를 심은 이유입니다.
홍수 같은 때 강물은 이들 사이를 지나갈 때 힘을 뺏깁니다. 나무들의 저항 때문이죠. 또한 물을 저장하기도 합니다. 홍수의 피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평소에는 콩팥과 허파의 역할을 하다가 홍수때는 그런 역할까지 맡습니다. 이 속에 사는 생물들은 정말 다양하죠. 건조한 땅보다 습한 땅이 생물다양성이 높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립니다. 정말 다재다능한 숲입니다.
오늘은 이런 숲에 대해 감사해하고, 중요성을 깨닫는 날, 식목일 입니다. 숲이 더 넓어지고 많아지도록 나무를 심는 날입니다.
오늘 같은 날에 아래와 같은 사진을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할 따름입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정부는 한 쪽에서는 있는 척 없는 척 생색은 다 내며 나무를 심는 척 하면서 한쪽에서는 위와 같은 아름다움 습지들을 다 쓸어버린 뒤 나무들을 즉석에서 갈아버리고 있습니다.
굉음과 함께 아름답던 버드나무는 톱밥으로 변해갑니다.
선조들의 지혜나 과학적 분석이나 다 필요없습니다. 돈이 되지 않으면 '버려진 것'입니다.
노고단에 올라 '개발이 덜 됐다'고 말한 사람이니 오죽하겠습니까.
기계는 순식간에 나무를 가루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수십년동안의 고된 세월은 불과 몇초만에 끝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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