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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에서 사귀자, 국민통제라인 펼쳤다.

강의 눈물

by 채색 2010. 9. 28.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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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귀자!!

아주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강이 우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파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렇게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사귀자, 사대강 귀하다 지키자.

지난달부터 시작한 사귀자 프로젝트, 그 첫번째 데이트를 다녀왔습니다. 
모집이 안되면 어쩌지, 사람들이 이 사라지는 강에 대해 무관심하면 어쩌지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걱정은 왠걸, 막상 날짜가 닥치니 가겠다고 하시던 분이 줄을 섰습니다. 비록 여건이 되지 않아 결국 못가게된 분들이 많았지만요. 그래도 45인승 전세버스 한 대 가득 찬 상태로 강을 찾았습니다. 

첫번째 데이트 장소는 낙동강 상류인 내성천이었습니다. 서울에서 8시 30분에 출발해 영주의 내성천에는 12시 조금 못미쳐서 도착했죠. 날씨가 어찌나 맑은지 숨겨두었던 내성천의 얼굴을 비추기 위해 햇님이 도와주는 듯 했습니다.많은 분들이 찾은 덕에 이곳을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계신 천경배 신부님 얼굴에도 꽃이 피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시원한 정자 아래 앉아 내성천에 관한 슬픈 이야기들을 들었습니다. 굉장히 드물게 하천 바닥이 대부분 모래로만 이루어져 있고, 주변풍경 또한 기가막히며, 전통 마을이 즐비해있는 곳이다, 그런데 댐에 의해 수몰된다. 이 댐은 낙동강 하류 하천유지용수 확보라는 애매한 목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 말들이었습니다. 

높이가 무려 55m, 너비가 400m 에 이르는 (저에겐) 초대형 댐이 그곳에 드러선 다는 것이 기가막힐 뿐이었습니다. 물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홍수가 자주 일어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단 하나, 낙동강에 보들이 다 들어선 후 물을 막고 있으면 물이 썩으니 그것을 갈아줄 물이 필요한 겁니다. 물을 가득 채우고 있어야 하는 이유는 얼마전에도 알려졌듯 배를 띄우기 위함 입니다. (운하든 아니든 간에 배는 띄우겠다 했습니다.)

또, 금광리에 사시는 주민분께서도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그 분은 장씨 집성촌에서 40여년을 사신 분인데 자신의 마을이 잠기는 것에 대해서 굉장한 고통을 쏟아놓으셨습니다. 문화재는 물론이고 이주대책까지 제대로 세워져 있지 않고, 그곳에서 수십년간 삶을 살았던 어르신들이 도심 아파트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는지... 등 

강을 걸었습니다. 저는 세번째 방문이었지만 날씨가 너무 너무 좋아 그날이 최고의 풍경이었습니다. 햇볕에 빛나는 새하얀 모래사장은 발을 뜨끔뜨끔하게 만들었지요. 몇일 전 비가 많이 온 탓에 물이 불어있어 들어가지 못할거라 생각했지만 잘~~ 걸어다녔습니다. 강을 가로지르는 기분은 정말 짜릿합니다. 

거의 3시간을 걸은 뒤 강아래 모였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사귀자통제라인을 펼치기 위해서였죠. 길거리에서 또, 온라인으로 사람들의 사진을 모았습니다. 공사가 더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시민들이 직접 막는다는 표시였습니다. 포토샵으로 오려붙이느라 좀 고생하긴 했지만 수백명의 사람들의 의지를 한데 모아 이렇게 행동한다는게 뜻 깊었습니다.

물리적으로 직접 힘으로.. 막을 수는 없겠지만 많은 분들의 마음은 충분히 모았습니다. 그리고 더.. 더... 넓혀 나갈 겁니다. 


새하얀 백사장에 발을 디뎠을 때의 기분이란!! 
보통 바닷가에만 백사장이 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강변에도 백사장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내성천의 백사장은 절정입니다!! 


한쪽에는 버드나무들이 늘어서 있고 다른 한쪽은 새하얀 백사장이... 그 사이에 강물이 흐릅니다. 
어떤 바보들은 백사장을 보며 강이 동맥경화에 걸렸다고 그러고, 버드나무 군락을 보며 강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제거해야 한답니다.
정말 바보같은 놈들이죠. (솔직히 국민들 바보취급하는 겁니다.)



수몰되는 논과 마을도 지났습니다. 마을에는 정적이, 가을 논밭에는 바람이 흘렀습니다.


강의 좌우를 몇번이고 건너다녔습니다. 부르륵...부르륵... 부서지는 물속 모래밭을 지나는 느낌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정말 모릅니다. 



넓은 강을 이렇게 건너보신적 있으신가요? 내성천이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발 아래를 내려다본 내성천입니다. 
황톳빛이 돌죠. 전부!!!!!!!!! 모래입니다. 
이 속으로 얕은 곳은 7m 가량, 깊은 곳은 30m 가까이 모래층으로 덮여져 있습니다. 
백두대간이 오랜~~~~ 기간 풍화되며 이곳에 이렇게 고운 모래를 선물한 것입니다. 
그런데 위정자들은 이걸 동맥경화라고... 헐... 




모래들은 물을 한가득 머금고 있었습니다.
발이 숨풍 숨풍 빨려 들어갔죠. 
겉으로 드러난 강물 아래에 매우 깊은 모래층도 다 이렇게 물을 머금고 있습니다.
다시말해 모래층으로도 물은 흐른다는 것입니다. 
이런 모래들이 머금은 물은 주변의 땅과 소통하여 식물들을 살게하고 식물들은 동물들을 살게합니다.
또 모래들은 물을 천천히 흘러보내며 더러운 것들을 걸러내는 정화작용 뿐만 아니라
물을 저장하는 물통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맙소사!!!
그렇지 않나요? 
사라지기전에 꼭!!! 가보세요~! 정말.. 정말... 최곱니다^^



아이들은 신났습니다.!! 
뭘해도 다칠 일이 없습니다. 깊은 모래층은 충격을 다 흡수해줍니다. 뒹굴고 뛰고 뭘 해도 괜찮지요. 
어른들은 아이들을 보며... 자기가 가진 짐들을 탓하며 부러워 했죠.ㅋ 이것만 없었으면... 저것만 없었으면...
저도 사진촬영과 동영상촬영을 하지 않는다면 아이들처럼 해보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지키기 위한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통제선 무늬에다 사귀자 인증샷을 찍은 분들의 사진을 잘라 붙였습니다. (제가 했는데,, 정말 힘들었어요.. T.T)
천여명에 가까운 분들의 사진이 있었지만 그렇게 많이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모래사장 위에서 강을 바라보며 
국민통제라인을 펼쳤습니다. 지난번에 폴리스라인 저리가라 국민통제라인이... 라는 포스팅을 했었는데
바로 이겁니다^^



사귀자 첫번째 홍보영상에 나왔던 지선님. ^^
당연히 함께 가서 사귀자를 외쳤습니다.
아래의 통제라인을 보시면 알겠지만 1당 100입니다.ㅋ




강에 들어가서도 국민통제라인을 펼치고 사귀자를 외쳤습니다. 
내성천이라서 가능한 일입니다.




여울에 빛나는 햇살과 함께
국민통제라인도 빛이 났습니다. 




다리에서 본 사진입니다. 황민혁님이 찍은 사진입니다. 
가까이에서 본 것과 차이가 좀 나죠? 

이제 시작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한강을 통째로 다 이을 수도 있을겁니다.
지난 9월 11일에 종로에서 어설프게 인간띠잇기를 한 적이 있는데
우리가 노력한다면 정말.. 강에서 길게~ 길게~ 이을 수 있을겁니다. 
(줄 앞에 검은 옷 입고 튀어나와 있는게 접니다. -.- 동영상 찍느라....)

그리고 강물을 보시면 대번에 모래가 흘러간다는걸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저 모래가 흘러흘러 낙동강에도 쌓이고 다대포에도 쌓이고 해운대에도 쌓입니다.
영주댐이 생긴다면 흘러가지도 못한 채 돈으로 바뀌어 누구의 주머니 속으로 쏙 들어갈겁니다. 





여러분께 보내는 메세지 입니다.

사귀자!!

두번째 데이트는 금강으로 떠납니다.
10월 2일, 이번주 토요일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배경이 되었던 충남 서천군 신성리 갈대밭에서 갈대를 헤치며 부리는 노래. 주린 배를 채워주는 서천의 명물, 바지락 칼국수. 야생이 살아 있는 천내습지에서는 어떤 야생동물과 마주하게 될까요?


ps. 동영상을 제작중입니다. 그 때 아름다운 모습을 더 생생히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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