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감사합니다. ^^
지난 추석 때 부산에 가서 놀란 점이 하나 있습니다. 차례상을 차리며 어르신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씀이 "4대강 사업 때문에 채소값이 두배이상 올랐다!" 는 것이었습니다. 경향신문이나 한겨례신문 같은 신문을 보시는 것도 아니고, 추석 때만해도 TV뉴스에는 채소값 폭등을 4대강 탓으로 돌리지는 않았었죠. 그럼에도 모두들 채소값을 이야기하며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한번 더 확인하는 차원에서 아버지와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나 : "아빠 채소값 오른게 누가 4대강 사업 때문이라고 하드노?"
아버지 : "야~ 야~ 시장 가바라, 전신에 다 올라가지고 말도 아이다."
나 : "그래도 그거하고 4대강 사업하고 무슨 상관이고"
아버지 : " 땅 다 디집어 놔가지고 채소가 하나도 안나오니까 그라제"
나 : "맞나?"
아버지 : "김해 사람들만 땡이 잡았제, 채소값 올라가지고 그쪽에는 난리났다 카드라"
나 : "진짜로? 그라믄 딴 사람들도 다 그렇게 알고 있나?"
아버지 : " 어."
이 이야기는 아버지를 포함해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과 공유를 하고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부산시 시장 곳곳에 채소를 대던 삼락둔치의 농지가 다 갈아엎어지면서 채소값이 올랐다는 것은 부산시민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사실' 이었던 겁니다. 추석을 준비하며 채소 수요가 늘자 그 영향은 더 컸던 것이죠.
혹시나 해서 어머니께도 4대강 사업 때문에 채소값이 올랐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시고, 울산에서 오신 작은 아버지, 작은 어머니께 물어도 똑같은 대답 뿐이었습니다.
연일 언론에서는 채소값 폭등은 이상기후 때문이다, 4대강 때문이다, 등 이런 저런 기사를 다루고 있는데요. 하나 확실한 것은 부산시민들은 채소값 폭등 원인을 이미 4대강 사업 때문이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통계를 들이대더라도 삼락둔치를 포함해 둔치지역에서 생산되던 채소가 아예 없어졌다는 것을 알고 시장상인들을 통해 이야기를 듣는 겁니다. 언론 플레이 하며 4대강 사업이 원인이 아니다 라고 할지라도 이미 각인이 되었을 겁니다.
아버지를 포함해 부모님, 어르신들과 4대강과 관련한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4대강 이야기를 조금 해드렸죠.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견해가 좀 달랐죠. 삼락둔치에서 농사짓던 사람들이 평당 고작 17000원 정도 받고 쫓겨나야 한다고 말하니 원래 자기 땅이 아니니 잘된 거라고 말씀하시더군요. -.- 그리고 물금일대와 원동일대에 사시는 친구분의 얘기를 전했습니다. '농사 짓던 자기 땅이 있었는데 이번에 그거 팔아 부자됐다'는 얘기였습니다.
나이 들도록 농사짓느라 고생했는데 이번에 팔아버리는 바람에 편하게 살 수 있게 됐다는 얘기였죠. 평당 20만원이 넘기에 남은 여생을 보내기엔 충분한 금액이었답니다. 4대강 공사가 아니라면 계속 농사만 지어야 하는 형편이라 팔린게 잘됐다고 했습니다. 저는 소작농 이야기를 들먹이며 그런 사람들은 아예 쫓겨난거라며 거들었었죠.
" 땅 주인은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이제 머먹고 사노!"
이야기를 하면서 이상하게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 왜냐하면 모두가 무관심한 줄 알았는데 이번 채소값 파동으로 인해 직접 몸으로 느끼게 됐으니까요. 정부와 여당에서는 이상기후 때문이라고 연일 쏘아대지만 지역에 따라서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겁니다. 강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곳이라면 4대강 공사로 인해 폭등한 것이 맞을테죠.
서울시의 유기농 채소를 공급하던 팔당도 올해는 재배가 없었으니 서울의 유기농 농산물도 폭등했을 테구요. 부산은 삼락둔치 등 거의 모든 둔치에서 생산을 하지 않았으니 폭등했던건 당연하구요.
채소는 신선할 때 먹는게 가장 맛있고, 몸에도 좋습니다. 그를 위해서는 가까운 곳에서 생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겠죠. 가까운 곳에서 생산하게되면 이송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도 줄어들겠죠. 여러모로 '신토불이'는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채소값을 폭등시키고 국민들의 건강할 권리마저도 뺏어간 꼴이 됐군요. 일부러 수십조원을 투자해서 말이죠.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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