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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전용도로에 오토바이, 승용차, 택시, 버스...T.T

여행

by 채색 2010. 7. 3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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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에 볼일이 있어 간만에 자전거를 타고 나갔습니다. 작년만 해도 서울 시내에서 벌어지는 웬만한 볼 일? 에는 대부분 자전거를 타고 갔습니다. 비교적 빠르고,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탄소를 덜 배출하기 때문에 좀 뿌듯한 것도 있습니다. 대신 앞 차의 탄소를 많이 들이켜야 하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종로경찰서 뒷편 대각선 방향 높은 돌담이 있는 건물 옆에서 자전거 도로가 시작됩니다. 뜬금없이 왜 갑자기 자전거 도로가 나타나는 지는 모르겠지만 서울 시내에서 매우 드문 자전거 '전용' 도로입니다. 물론 한강에 많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도로와 함께 닦여져 있는 전용로는 많지 않습니다. 도성 내에서는 거의 유일하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나름 뜻깊은 자전거 도로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년부터 느낀 것이지만 자동차 운전자들에겐 그저 선을 좀 다르게 그어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 듯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길로 마구 마구 다녔기 때문입니다. 오토바이는 너무나 흔하고.. 마치 오토바이 전용도로인 것 처럼 빠른 속도로 지나갑니다. 또, 버스도 있습니다. 파랑, 녹색 할 것 없이 좀 비었다 싶으면 바로 윙~ 하고 침투해 옵니다.

택시나 승용차도 다를바 없었습니다. 동십자각 네거리에 신호가 걸려 차들이 잠깐 밀렸다 싶으면 우르르 기어들어옵니다. 그리고 자전거로는 내기 힘든 빠른 속도로 달려갑니다. 자전거 운전자가 앞쪽에 있었다면 아마 공포에 쩔어 다시는 오고싶지 않은 마음이 들게 될 겁니다. 저역시 마찬가지 였으니까요.



| 자전거 도로이고 오토바이는 통행금지라는 뜻의 표지판이 아주 크고 선명하게 그려져 있지만 통하지 않습니다.




| 일반인이든 특수인이든 가릴 것 없습니다. 꼭 오토바이 전용도로 같습니다.




| 심지어 대형버스까지 밀고 들어옵니다. 앞쪽에 자전거 운전자가 있다면 속수무책이죠.(물론 버스가 정지하겠죠~)



| 택시도 막 들어옵니다. 승용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진엔 없지만 몇차례 목격했습니다. 아니 신호가 걸릴 때마다 종류별로 지나갑니다.


자전거 전용 도로는 말 그대로 자전거만 다닐 수 있습니다. 차들이 자전거 도로를 의식할 수 있도록 큰 표지판을 달아놓았고, 노란 차선을 그려놓았습니다. 또 노란 차선 바로 옆에는 올록 볼록한 돌들을 박아두었습니다. 바퀴가 이것을 밟으면 성가신 소리와 진동에 시달려야 합니다. 그럼에도 이 빠르고 커다란 차들은 비집고 들어와 자전거 운전자의 목숨을 탐냅니다.

아직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이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운전자들의 의식전환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평소 일반적인 도로에서도 자전거 운전자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힘드니까요. 스칠 듯 빠르게 지나가는 것은 예사고 심지어 밀어부치기까지 합니다. 자전거 동호회에서는 이런 상황을 겪었다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마에 속합니다. 그래서 도로를 달릴 권리가 있는것이죠. 그럼에도 도로에서는 워낙 약자이기에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것입니다. 큰 돈을 들여 만든 이런 자전거 전용도로가 오토바이, 승용차, 버스 등 크고 빠른 교통수단과 함께 쓰는 겸용도로가 된다면 자전거 운전자는 또다시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예산을 엄청나게 낭비한 결과가 됩니다. (자전거 도로는 4대강 지역 빼고 도심지역에서는 계속 넓혀가야 합니다.)

자전거를 이동수단으로 생각하고 더 많은 자전거 운전자가 늘어날 때 이런 문제는 천천히 해결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도로 위의 안전부터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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