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5일 일밤의 제작진은 기자회견을 가지고 새로운 출발을 알렸습니다. 프로그램은 헌터스, 우리아버지, 단비 같은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패밀리가 떴다나 1박 2일 같은 다른 경쟁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내용을 즐길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다른 것들을 제쳐두고 헌터스에 주목했습니다. 흔히 은어로 hunt 를 남성이 여성을, 또는 여성이 남성을 '꼬시다'의 뜻으로 사용합니다만, 이 프로그램은 그런 뜻이 아니라 hunt 원 뜻에 충실했습니다. 진짜 사냥을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취지는, 야생동물, 특히 맷돼지의 피해를 입는 농민들의 아픔을 들여다 보고 그들을 돕기 위해 사냥을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도 맷돼지의 피해를 입은 농가는 허가를 받아 맷돼지를 잡을 수 있습니다. 보통은 밭 주변에 올무를 설치하는 것으로 대체합니다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영리하기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농민이 각각 부담하여 밭 주변으로 전기목책기를 설치합니다만 설치 초기를 제외하고는 다시 피해가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설치 전보다는 피해규모는 훨씬 더 줄어듭니다.) 방송국 홈페이지 프로그램 소개란을 보면 다음과 같이 되어있습니다. ----------------------------------------------------------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최정예 스타군단이 나섰다! 광활한 자연에서 펼쳐지는 거친 세계! 멧돼지를 필두로 인간의 삶을 위협하게 만든 눈을 뗄 수 없는 스릴과 모험의 현장으로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그날까지 프로그램을 반대하는 입장은 보시는 바대로 생명 경시풍조의 확산이라던가 인간의 잘못을 맷돼지에 떠넘긴다거나 하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문제를 거론하는 반면에, 프로그램을 찬성하는 입장은 현실적인 농민들의 피해를 주로 언급했습니다. 반대하는 입장 중에는 맷돼지에 의한 농민의 막대한 피해는 알겠으나 그것을 방송을 통해서 사냥을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 많았구요, 찬성하는 입장 중에는 방송을 보지도 않고 섣불리 판단하는거 아니냐? 라는 의견 또한 많았습니다. 예비 시청자들의 뜨거운 논란으로 해당 프로그램 책임피디인 김영희 피디는 신문보도를 통해 의견을 밝혔습니다. "맷돼지를 사냥한다고 해서 쏴 죽이는 것이 아니다. 마취총으로 쏘아 맷돼지를 잡은 뒤 119에 인계한다" 고 '살생'은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또 그는 "‘헌터스’는 멧돼지로 인한 농가의 피해실상과 애환을 보여줌으로서 생태계 파괴에 대한 경고를 리얼하게 다룬다. 제작 초기 문의를 했던 동물보호단체에도 이를 충분히 설명하자 ‘오해를 한 것 같다’며 방송을 본 뒤 평가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 단체에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데서 오해를 부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반대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위 프로그램 소개에 나온대로 "눈을 뗄 수 없는 스릴과 모험의 현장으로" 라는 소개글과 피디가 이야기한 것처럼 '농가의 피해실상을 알리고 상태계 파괴에 대한 경고를..' 의 내용은 상반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처음 언론에 노출할 때는 "매주 1박 2일씩 밤새 훈련하고 사냥에 나선다. 중략... 오늘(23일) 나도 지금가지 경상남도 의령에서 밤새 멧돼지를 잡다왔다."고 말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오후 동물단체와 환경단체 등이 연합하여 폐지요구 기자회견을 한다고 합니다. 피디와 해당 단체의 책임자와 통화를 하고(뒤늦게) 설득을 했다지만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했다고 합니다.(일부 단체와 협의를 했다고 하지만 완전한 협의가 아닌걸로 압니다.) 만약 '헌터스'가 정말로 생태계 파괴의 원인이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파헤치고 그것을 알려나가는 작업을 한다면 대찬성 입니다만, '헌터스'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그런 프로그램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제가 속한 단체에서는 프로그램을 본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폐지에 무게를 두고 싶습니다. 그 발상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사냥을 통해 어느정도 개체수 조절을 해왔습니다만, 그것을 TV에서 비추어 사냥을 공식화하고 일반화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정말 위험한 발상입니다.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많은 투자가 있었던 만큼 방송은 추진되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방송 후 더 뜨거운 반대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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