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소박한 우리마을


군청에 마을 사람들 모아놓고 "저 친구들에게 특별히 친절하게 대해주세요."라고 회의라도 한걸까? 군청직원, 면사무소 직원, 마을 이장님, 옆집 아주머니, 건너집 할아버지, 지나가는 할머니... 단 한사람도 친절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대체... 


시골에 가면 텃새가 심해서 견디기 힘들거라는 얘길 많이 들었다. 도시문화와 시골문화의 차이 때문에 힘들거라는 건 아직 겪기 전이라서 뭐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최소한 우리마을에서 텃새를 부리는 사람은 아직까지 못만났다. 


만나는 분들마다 "젊은 사람이 와서 좋다마는~"하며 어깨를 툭툭 치며 웃으신다. 더군다나 여든이 넘은 할머니들까지 존댓말을 쓰시고 우리의 인사에 똑같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신다! 


오늘은 묵밭을 매던 중에 아랫 논 부부 어르신께서 함께 참을 먹자고 힘껏 부르셨다. 쑥떡과 얼음물을 준비해 오셨다. 우린 우리 먹을 것만 조금 챙겨갔었는데, 그 어르신들은 우리가 있는 걸 알고 우리몫을 바로 전에 오토바이를 타고 집에 가서 챙겨오신 거다. 부끄러워서 쑥떡이 쑥떡쑥떡 넘어가질 않더라. 


참을 먹던 와중에 그 아랫논 마을 어르신들이 또 참을 먹으며 이쪽으로 "참 먹으러 와~"하며 부르신다. 가만보니 참을 싸 갈 때는 자기 몫만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충분히 나눠먹을 수 있을만큼 가져가는 것이다. 도시 사람들은 요새 포트럭 파티다 뭐다해서 각자 싸와서 나눠먹는 걸 유행시키고 있는데, 여긴 이미 그런 문화가 깊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 밭을 빠져나가는 길에는 또, 한 어르신께서 서슴없이 "우리집에 가서 밥먹고 가요~"하신다. ㅠㅠ 집에 불쑥 들어와서는 "오는 길에 따왔어요."하면서 가지와 오이가 가득 든 봉지를 내밀거나,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멈추어선 방금 따신 옥수수를 한아름! 주시거나 말로 다 하기 힘든 일들이 정말 많이 일어난다.


마을로 조금씩 들어가니 도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인간 사이의 끈끈함이 넘친다. 우리가 이사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고, 갈애서 누군가를 만나 인사를 하고나면 그편에서 '어디서 온 사람들이에요?'라는 표정이나 말을 걸어오면 우린 '안마에 점방집에 이사오는 사람들이에요'라고하면 '아~ 그 분들이구나!'하고 이미 공유된 우리의 정보들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반갑게 대해주신다.


시골은 도시하고는 다른 세상이다. 우리는 시골이 아니라 다른 세상으로 이사를 간 것이다.



주의. 도시 사람들이 시골 와서는 꼭 요즘 시골에서는 인정이 없다. 옛날같지가 않다. 라는 푸념을 하며 시골을 탓하기도 하는데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도시에서 어떻게 살다가 왔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툭하면 이웃간에 칼부림나고 앞집과도 소통을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거의 완전히 단절된 곳에서 살다가 시골에 와서는 꼭 상상속의 '시골'을 들먹거리며 비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농을 하고보니 도시와 시골간의 문화차이는 정말 커서 도시에 익숙한 사람들이 쉽게 따라갈 수 없어보입니다. 도시에서처럼 하다보면 금방 마을사람들과 단절이 되어 사이가 안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걸두고 자신에게 관대하지 않은 주민들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 같은데요. 시골을 욕하기 전에 도시문화에 찌든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저를 포함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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