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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고발? 표창을 해도 모자란 일을...

강의 눈물

by 채색 2012. 1. 2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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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은 블로거를 힘나게 합니다^^>



▲ 구미보 좌안 날개벽 부분이 내려앉았다. 보 하류부분 바닥보호공이 물에 쓸려내려가며 일어난 사고다. 환경단체는 이들 보호공이 다 쓸려갈 경우 보 자체가 내려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녹색연합


지난 1월 19일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4대강을 모니터링 하는 환경단체를 고발하겠다며 기자들 앞에서 큰소리를 쳤습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환경단체의 발언 때문에 "국민들이 마치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불안해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이유를 댔습니다.

환경단체, 즉 생명의 강 연구단(녹색연합, 환경연합, 시민환경연구소, 유원일 의원실, 라디오 인, 강,원래 프로젝트 등이 함께 함)은 작년 4대강 보들의 담수 후 보에서 누수 등 심각한 부실이 발견되어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면밀한 현장조사를 했습니다. 보 자체에 대한 조사를 비롯 수질조사 등을 한 것인데요.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누수를 인정한 9개의 보 이외에 이포보, 백제보, 승촌보 등에서도 누수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생명의 강 연구단은 1월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연구단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박창근 교수가 "댐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받이공 유실로 인해 보 아랫부분 모래가 모두 유실되면 보 본체가 두동강이 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4대강 보 자체가 암반위에 건설되지 않고 모래위에 건설되었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이 발언을 두고 권도엽 국토부 장관이 발끈한 것입니다. 

사실 박창근 교수는 하천 토목분야 최고의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오랫동안 연구와 현장활동을 매진해 왔습니다. 작년에는 저 역시 그와 함께 4대강 현장을 다니기도 했었는데요. "교수님, 보 자체에는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이 없을까요?" 라고 물으면 그는 항상 "우리나라 토목기술이 그렇게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세계적 수준이기 때문에..." 라며 건설기술자들의 '기술'만큼은 높게 샀었습니다. 

그런 그가 '보 두동강' 발언을 한 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웠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충격이 컸었겠죠. 스스로도 '토목인'으로써 그런 부실공사는 용납할 수 없을 정도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 누수가 처음 발견되었을 당시 친분이 있는 토목전문가들에게 전화를 걸어 중복 확인을 했다고 했습니다. 4대강 보 공사가 부실한 것에 대해 '토목인의 수치'라며 안타까워 했습니다. 아마 그로써는 믿고싶지 않았을거라 생각됩니다.


▲ 2010년 4월 22일 남한강 3공구 지역. 물이 빠진 임시물막이 속에서 물고기들이 수천마리 폐사했다. 공사관계자는 물고기들을 한 데 모아놓고 흙으로 덮어버렸다. 환경단체의 모니터링이 없었다면 이런 파괴행위는 걷잡을 수 없었을 것이다. 사진=채색


화가 나는 것은 환경단체가 자체 조사를 하지 않고 넘어갔다면 국민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전혀 모른채 넘어갔을 거라는 점입니다. 심지어 일부 부실에 대해서는 정부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는 신문보도도 있었습니다. 즉 환경단체의 활동이 없었다면 부실한 채 그대로 공사가 진행되었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알려주어 조치하도록 한 것이죠. 부실이 그대로 묻혀 진행된다면 대형사고가 벌어질 것은 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장은 이런 환경단체의 접근을 철저히 막았습니다. 공용도로에서 내려다 보이는 강의 모습을 찍는데도 달려와서는 다짜고짜 '어디서 나왔냐', '사진 찍어서 돈 뜯어가려는거 아니냐', '사진 찍지마라'는 둥 괴상한 행동을 보였었습니다. 모니터링을 막을 아무런 근거가 없었음에도. 그럼에도 그 속에서는 엄청난 파괴행위가 이루어지고 있었으므로 계속 찍어야 했고, 마찰이 빚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의 행동은 공사현장을 국민들에게 감추겠다는 것 밖에 안됩니다.

이런 활동 덕분에 해당업체들은 더욱 더 신경을 쓰며 공사했을거라 장담합니다. 일례로 재작년 남한강 3공구 지역에서 누치를 비롯한 물고기들이 임시 물막이 안에서 떼죽음을 했을 당시 공사업체 측에서는 물고기들을 흙으로 덮어버렸었습니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오기 전에 흔적을 없애버렸던 것이죠. 하지만 광범위한 지역에서 폐사했었으므로 다른 지역에서 엄청난 물고기가 죽어가고 있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그리곤 외부로 알렸습니다. 그 일이 있은 뒤에는 물고기를 살려주는 척이라도 했던 것이죠. 그나마 일부 물고기는 겨우겨우 살아나게 된 겁니다. 

정부는 엄청난 세금을 들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 일련의 과정들을 가감없이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4대강 사업같은 파괴사업은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백번 맞지만, 만약 한다면 최선을 다해 해야합니다. 공사업체에서 잘 진행하고 있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할 것이고 그들이 잘한다면 칭찬을, 못한다면 문책을 해야할 것입니다. 그런 역할을 환경단체에서 도맡아 하는 지금의 이 상황에서는 오히려 환경단체에게 표창을 할 일입니다.

환경단체가 문제점을 찾아내면 정부는 해당 기업을 상대로, 해당지역 책임자를 상대로 문책하고, 고쳐나가면 되는 일입니다. 지금까지는 잘못된 것 아니라며 핑계를 대는 것이 전부였죠. 물론 일부 건에 대해서는 환경단체가 지적한대로 고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눈이 없다면 상상만해도 끔찍합니다. 많은 시민들의 지지와 후원을 받아 땀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환경단체들을 지지는 하지 못할망정 막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스스로 부끄럼이 없으면 당당히 내놔도 상관없는 것 아닙니까? 게다가 이런 국책사업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며칠 전 신문보도를 통해 완공을 또 늦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작년 11월~12월에 완공한다고 한 것을 6개월 이상 늦춘 것이죠. 이는 심각한 안정성의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큰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할 뿐입니다.

생명의 강 연구단은 국토부 장관의 '고발'협박에도 불구하고 공동조사를 제안했습니다. 끊임 없는 거짓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정보를 공개하고 합동조사를 하자는 것입니다. 보에 물을 채운 올해부터는 보 일대의 주민들의 안전에 굉장한 위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만에하나 국민들에게 끊임없이 눈가리고 아웅하다가 환경단체의 주장대로 '두동강이 나게'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일어난다는 걸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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