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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걸고 하는 호객, 너무 무서워요...

세상살이

by 채색 2011. 12. 2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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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감사>



1. 도로에 반 쯤 나가 손짓을 합니다. 이 쪽으로 차를 대라는 신호입니다.



2. 식사 생각이 없는 차들은 그냥 스쳐 지나갑니다. 아찔한 순간이죠. 



3. 가끔은 거의 차를 막을 정도로 안쪽에 들어가 있는데, 운전자도 지지않고 쏜쌀같이 달려옵니다. 이 때는 재빨리 피합니다.



4. 무슨일 있어냐는 듯 다시 들어가 호객을 합니다.


제가 매일같이 지나가는 길 도중에는 돈까스 집이 세 개정도 몰려 있습니다. 일명 '왕 돈까스'입니다. 어느집이 처음 생겼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간판에는 다들 '원조'를 강조해 놓았습니다.두 군데 정도 직접 가서 돈까스를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돈까스보다 양은 엄청나게 많지만 맛은 특별히 '다르다', '맛있다'는 것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손님들은 많은 편입니다.

실제로 이곳은 유명하기도 한데, 택시를 타고 이 근처에 올 땐 "**동 돈까스집 많은데 있죠?" 하면 옵니다. 점심시간 때엔 주변이 주차장이 될 정도로 차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차를 몰고 이 일대의 돈까스 집에 오는 사람들은 가게 선택권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주차를 한 가게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로 주차장이 없어 가게에서 나온 '주차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도로변에 주차를 하게 되는데, 그 주차요원이 어느가게에서 나왔느냐에 따라 들어가는 가게가 달라지는 거죠. 

그런데 이 '주차요원'이라고 하는 분들의 주 목적은 '호객'입니다. 지나가는 차량들을 향해 손을 흔들죠. 문제는 차량을 막을정도로 거의 도로 중앙까지 가서 호객을 한다는 것입니다. 지나가는 차인지, 식당에 오는 차인지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특히 점심시간 때가 피크입니다. 각 가게에서는 2~3명 정도의 '주차요원'이 나와 있습니다. 이 작은 고개에만 6~8명이 서 있는 것이죠. 물론 도로로 들어가 손을 흔드는 것은 세 네명 정도 입니다. 나머지 분들은 손님들의 차를 대신 주차해 주는 임무를 합니다.

볼 때마다 아찔합니다. 이곳을 아는 사람들은 천천히 지나가지만, 초행길인 사람들은 그냥 쌩~ 지나갑니다. 가게들이 있는 고갯마루가 굽은길로 되어 있어 시야확보도 굉장히 어려운 곳입니다. 자칫 잘못 했다간 대형사고로도 충분히 이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 식당에는 '마침 돈까스가 땡겨서' 오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8년 전 쯤 처음 이 동네에 오게 된 계기가 돈까스 먹으러 온 것이었으니까요. 언론이나 맛집 소개 프로그램에도 많이 나온 덕에 알만한 사람은 다 압니다. 늘 양이 부족한 돈까스여서 '왕돈까스'는 그 크기만으로도 큰 매력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호객에 목숨을 거는 원인에는 인센티브 제도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어차피 이곳에 돈까스 먹으러 오는 사람들은 많긴 하지만 한정되어 있고, 한 명이라도 더 자신들의 가게로 끌어와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깥에 있는 이분들을 통해서 들어오게 만들어야 할 것이구요. 손님이 들어오는 만큼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다면 도로 중앙까지 나가서 호객을 할 이유는 없을겁니다.

이 근처에는 택시기사들이 가는 식당이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식당들에는 한 명 정도씩 앞에 나와 주차를 유도합니다. 이들 대부분은 진짜 '주차요원'입니다. 따로 호객은 하지 않죠. 

누가봐도 비정상적인 이런 호객행위는, 식당 스스로의 이미지를 갉아먹을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스스로의) 목숨까지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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