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를 강조하는 박원순 시장
서울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불과 한 달만에 증명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님. 그는 어떤 정치인보다도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상식적인 판단을 넘어 "좋은" 판단을 하며 불철주야 서울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의견을 다 듣고 이루어줄 수는 없겠지만, 그 자세만 보아도 신뢰가 갑니다.
서울시장이 되었을 때 저로써는 기대한 것이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한강복원'입니다. 지금의 한강은 콘크리트 덩어리로 되어있어 시민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또한 온갖 도로로 둘러싸여 있어서 걸어서 가는 것도 불편하지요. 엄청난 차도 아래로 뚫린 인공 굴을 통과해야 '짠'하고 나타나게 되어있습니다.
한강종합개발사업이라든지 한강르네상스 사업들이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생태를 위한 것도 전혀 아니지요.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이 강을 모두를 위한 강으로 돌려놓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마을, 생태가 답이다'라는 책을 출간할 정도로 '생태'에 대해 관심이 높습니다. 그러면서 청계천 사업이나 한강 르네상스, 4대강 사업 등 잘못된 정책을 지적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하고 있습니다. 4대강 운동가로 널리 알려진 최병성 목사님을 초대해 문제점을 듣거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을 묻기도 했습니다. 한강 복원을 위해 '한강복원시민위원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드시 그렇게해야 합니다.
강을 잘 모르는 도시사람, 자연스런 강을 만나면 변해갈지도...
도시에 계속 살아온 사람들은 진짜 강의 모습을 모릅니다. 그리고 강물에 발 한번 담궈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한강둔치에 조성된 인공적인 공원에 익숙해져 있어서 마치 이것이 자연스러운 강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거대 빌딩을 배경으로 한 강 풍경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자연하천들이 다 파괴되는데도 불구하고 다소 무감각하게 있었습니다. 소극적인 반대만 할 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자주보는 서울의 한강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변해간다면 도시인들도 함께 변해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인공의 아름다움보다 자연의 아름다움이 훨씬 크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게 될 테니까요. 자동차를 타고 몇시간을 가야 만날 수 있는 자연이 아니라, 눈 앞에 나타난 자연을 보고 마음이 움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1958년 7월 14일 경향신문. 일요일 강변에서 강수욕을 즐기는 사람들. 한강철교 아래로 드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이를 다시 복원하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사진=네이버 옛날신문 갈무리
서울의 한강도 개발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한강종합개발이 이루어지기 전, 60년대까지만 해도 여름이면 한강에 몰려든 사람이 몇 만명이 되었나가 이슈였습니다. 마치 매년 여름 성수기 판단을 '해운대 피서객 100만명'이라는 식으로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옛날 신문을 검색해보면 한강철교가 있는 일대의 백사장에 무려 15만명에 달하는 피서인파가 몰려 강수욕을 즐겼었다고 합니다.
제방에서 강물까지는 수백미터의 모래사장이 펼쳐졌습니다. 폭도 넓고 길이도 매우 긴 백사장이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가장 긴 백사장을 두고 해운대니 경포대니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구미 모래사장, 서울 모래사장이 누가 길고 넓은지 따졌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는 바다보다는 강이 훨씬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또한 실제로 넓이도 강의 백사장이 더 넓었을 것입니다.
정부에서는 강변의 모래사장이 오랜세월동안 퇴적된 결과라고 말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모래는 자연스럽게 쌓이고 또 자연스럽게 쓸려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고려시대의 한 문헌에는 그 당시 한강을 사평강沙平江이라고 부른다 했지요. 모래가 넓게 펼쳐진 강이라는 뜻입니다. 즉, 고려시대 때도 모래가 쌓여있었고, 지금도 쌓여있는 것이라면 쌓여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 아닐까요.
자연과 멀어지면 불행해진다.
사람들과 자연은 가까워야 합니다. 물질적인 이득은 공장을 통해 얻을진 몰라도 정신적인 이득은 자연으로부터 오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물질적인 풍요가 있더라도 정신적인 풍요가 없다면 사람들은 점점 더 피폐해져 갈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신체의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자연과 떨어져 도시에서만 살다보면 병에 걸리기 쉽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주말이다 휴가다 자연이 살아있는 산으로 가는 것입니다. 서울과 가까운 북한산 국립공원 매년 탐방객이 1000만명에 육박하는 것만 보아도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먹을거리가 자연으로부터 온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편리한 도로를 만들어 자꾸 멀리 떨어진 자연을 파괴할 것이 아니라 우리 속으로 그 자연을 가져와야 합니다. 서울을 '자연'스럽게 바꾸어야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나무를 심고 꽃을 심는 등 조경을 하는 것과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사람이 건들이지 않아도, 관리를 하지않아도 그 스스로 유지되는 상태가 되도록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스스로 그러하다'라는 뜻의 '자연'인 것입니다.
서울을 자연으로 돌리는 첫번째 단추는 한강복원!
그 첫번째의 대상은 당연하게도 한강이 되어야 합니다. 물은 자연물 중 가장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덕으로 가장 빨리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빠른 물살 속에는 수많은 생명들이 함께 떠다니고 있습니다. 나무의 씨앗, 꽃의 씨앗, 수많은 물고기들, 수초들... 그곳을 찾는 새들. 이런 생명들이 마음껏 자리잡도록 도와주는 일이 바로 '자연스럽게 바꾸는 일'이 되겠습니다.
강 복원의 첫걸음은 강의 원래 성질을 찾아주는 일입니다. "흘러야 한다"는 것 말입니다. 이것을 방해하는 인공구조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고는 잠실수중보와 신곡수중보입니다. 강에게 이것들은 걸어다녀야 하는 사람의 다리를 묶어놓은 격입니다. 이들을 터 주는 것만으로도 강은 반 이상 살아나는 것으로 봐야할 것입니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강이 자신의 주변의 모습들도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느 자연물이 그렇듯 스스로 살아나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이 들어간 둔치의 복원입니다. 매년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콘크리트를 강의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도록 걷어내는 것입니다. 강은 마음껏 이 둔치들을 흐트려놓으며 안정을 찾으려 할 것입니다. 처음에는 무섭게 변화를 할테지만 점점 안정화가 되어 사람들이 친숙히 다가갈 수 있는 강으로 분명히 변모할 것입니다. 교통 소통을 위한 교량이나 강변도로에는 안전장치를 철저히 만들어두어야 할테지요.
| 독일에서 3번째로 큰 도시, 뮌헨을 가로지르는 이자르강. 강 복원을 통해 시민들의 쉼터로 거듭났다. 사진=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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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복원은 4대강의 희망!
강이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온 뒤에는 어떨까요? 지금까지 배가 아니면 접근을 아예 하지못했던 도시인들이 하나둘 발을 담그기 시작하고 결국엔 예전처럼 언론사들이 "서울 한강에 몰린 인파"로 여름 성수기 톱 기사들을 쏟아낼 것입니다. 사람들은 멀리가지 않아도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이전보다 훨씬더 행복해질테구요!
이런 강의 복원이 성공한다면 도심 곳곳에서 '재자연화' 바람이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끊어진 줄기를 잇고, 절벽같은 축대를 허물어 산을 원래의 모습으로 돌려놓기도 하고, 불필요한 차량과 도로를 줄이는 등 '진짜 행복'을 찾아서 노력하게 되겠지요. 자연이 가져다 주는 정신적 풍요가 그 어떤 물질적 풍요보다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서울 한강의 복원은 곧 4대강 전체복원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작은 지자체의 흐르는 강들도 다 서울 한강을 모델로 공사를 했듯 말입니다. 그야말로 한강의 복원은 4대강의 희망이 되는 것입니다.!
박원순 시장은 4대강의 희망
박원순 시장님은 공약으로도 '친환경 생태한강 복원, 한강의 공공성과 자연성 회복'이 들어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한강복원시민위원회'도 만들어서 제대로 된 복원을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고 있습니다. 그가 이 단추를 끼우기 시작한다면, 4대강의 복원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강이 우리에게 좋은지, 생태계에 좋은지 바로 드러날테니까요!
그가 한강을 복원하고, 그 강에 대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아진다면, 예전의 (그 때는 예전이 되겠죠) 4대강 사업이 얼마나 잘못되었었는지를 처절하게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4대강 복원에 대한 여론이 높아질 것이고 아무리 자본의 지배를 받는 정치라고 할지라도 강력한! 국민들의 목소리는 피하지 못하겠지요.!
박원순 시장님, 당신은 4대강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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