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름다운 숲을 톱밥으로 만드는 파렴치 4대강현장

강의 눈물

by 채색 2011. 4. 5. 07:19

본문





<추천 감사합니다>


참 아름답죠? 갈대와 버드나무가 어우러진 보통의 숲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입니다. 맞습니다. 이곳은 강변의 습지입니다. 지하수위가 굉장히 높아 물이 거의 땅에 나올 듯 말 듯 한 덕에 식물들은 물을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반면에 1~2년에 한번씩 크게 불어나는 물을 견뎌야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약한 바람에도 살랑입니다. 물이 이들의 몸을 통과할 때는 온 몸을 물에 맡깁니다. 그래서 몇년이고 몇십년이고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뿌리는 육지의 나무들보다 훨씬 튼튼하게 땅을 붙잡고 있고, 간격도 촘촘합니다. 서로 몸을 붙이고 자라는 덕에 마치 땅을 단단한 그물로 붙잡고 있는 듯한 형세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둑방에 일부러 버드나무를 심은 이유입니다.

홍수 같은 때 강물은 이들 사이를 지나갈 때 힘을 뺏깁니다. 나무들의 저항 때문이죠. 또한 물을 저장하기도 합니다. 홍수의 피해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평소에는 콩팥과 허파의 역할을 하다가 홍수때는 그런 역할까지 맡습니다. 이 속에 사는 생물들은 정말 다양하죠. 건조한 땅보다 습한 땅이 생물다양성이 높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립니다. 정말 다재다능한 숲입니다.  

오늘은 이런 숲에 대해 감사해하고, 중요성을 깨닫는 날, 식목일 입니다. 숲이 더 넓어지고 많아지도록 나무를 심는 날입니다.

오늘 같은 날에 아래와 같은 사진을 보여드리게 되어 죄송할 따름입니다. 우리의 아름다운 정부는 한 쪽에서는 있는 척 없는 척 생색은 다 내며 나무를 심는 척 하면서 한쪽에서는 위와 같은 아름다움 습지들을 다 쓸어버린 뒤 나무들을 즉석에서 갈아버리고 있습니다. 



굉음과 함께 아름답던 버드나무는 톱밥으로 변해갑니다. 



선조들의 지혜나 과학적 분석이나 다 필요없습니다. 돈이 되지 않으면 '버려진 것'입니다. 
노고단에 올라 '개발이 덜 됐다'고 말한 사람이니 오죽하겠습니까.



기계는 순식간에 나무를 가루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수십년동안의 고된 세월은 불과 몇초만에 끝나버렸습니다.



나무를 다 베어낸 공간에서 유유히 사체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영화 '파고'를 보는 것 같네요. 그 영화의 살인자는 시신을 그대로 갈아버립니다. 현장에서 증거인멸하기위한 것이었죠. 이 4대강 현장도 그렇게 현장에서 증거를 인멸중이었습니다. 

나무를 그대로 운반하여 '폐기'를 하기란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애초에, '쓸모도 없는' 버드나무라서 현장에서 갈아버리는 방법을 택했겠지요. 


둑방너머에는 꼿꼿하게 서 있는 나무들이 있습니다. 대강 보기에 옮겨심기 위한 나무같네요. 그들을 이 자리에 갖다 심는다면,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요. 물이 한번 넘쳐흐르면 다 사라지고 없을 것입니다. 자연의 순리대로라면 그들은 이 강변의 습지와는 맞지 않으니까요. 커다란 물을 견딜만한 힘도 없고, 강력한 물에 고개를 숙일 능력도 없습니다.

오늘은 식목일입니다. 제발 오늘만이라도, 공사를 중단하고, 없애버린 생명들과 자연에 대해 고개를 숙여주시길 바랍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