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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설선 침몰현장 가보니 아찔하다!

강의 눈물

by 채색 2011. 2. 8.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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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감사합니다>






김해시 한림면 시산면의 낙동강 15공구, 지난달 22일에 침몰한 준설선이 있는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워낙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정부와 공사업체들이라서 직접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러 간 것입니다. 낙동강마저 얼어붙는 혹한에도 불구하고 침몰 준설선 구출?작업은 한창이었습니다. 역시나 4대강 공사도 쉼 없이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추위와 야간작업으로 인해 이런 사고가 났음에도 아랑곳없이 계속하는군요. 

사고현장으로의 접근은 아주 어려웠습니다. 정상적?인 입구는 하나이고 나머지 입구는 흙으로 막아놓는 방법이나 물웅덩이를 만들어놓는 방법으로 다 접근이 차단되어 있었지요. 정상적인 입구로 진입을 시도해보았습니다. '저기.. 저 안에.. 그 분 좀 만나러 왔습니다.. ' 라고 얼버무리며 통과하려 했지만 우릴 보자마자 튀어나온 경비아저씨는 신원을 철처히 파악하려 했습니다. '그럼 밖에서 연락할게요.' 라며 쉽게 빠져나와 버렸죠.




마을의 할머니께 사고현장을 물었습니다. 다른 접근로를 찾기위한 것이었죠. 차량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을 가리키며 '저 쪽에서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든데..' 라며 현장을 알려주었습니다. 마을에서 가장 높은 지역을 찾아가 강 주변을 살폈습니다. 거리가 워낙 먼 탓에 어떤 배가 침몰한 배인지 확인하는 것이 다소 힘이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침몰한 준설선을 발견했죠.

준설선은 머리만(조타실?) 남겨둔 채 몸뚱아리는 물에 가라앉아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배가 한 대 더 있었습니다. 유류를 따로 처리하기 위한 선박으로 보였습니다. 언론이 보도한 대로라면 저 배는 유류회수선이겠죠.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이곳에 온 목적은 이들이 제대로 방제작업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거짓말=식사 (밥먹듯 한다는...) 인 그들의 말만 믿다가는 큰 코 다치기 때문입니다. 접근로를 한참 찾았습니다. 둑방길로 왔다 갔다하며 헤맸죠. 마침 그 전날 구입한 스마트폰의 지도를 보니 정확히 어디로 접근해야할 지 알려주었습니다. 굉장히 정확해서 깜짝 놀랬죠. 




강에 맞닿은 곳까지 접근했습니다. 사진상으로는 총 세 척의 배가 보입니다. 이 중 가장 왼쪽은 한 대가 아니라 두대인데 준설선의 선체가 다 가라앉은 탓에 유류회수선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가운데의 배는 기름을 제거하기 위한 흡착포를 뿌리고 있습니다. 가장 오른편의 배는 기름 묻은 흡착포를 걷어내고 있는 중이었죠. 





흡착포를 뿌리는 선박에는 약 10여명의 사람들이 흡착포를 한무더기씩 강에다 던져넣고 장대를 이용해 이리저리 휘휘 젓고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살짝 찍은 동영상을 캡쳐한 화면인데 흡착포를 건네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복장도 방제작업에 맞게 비옷처럼 보이는 옷을 입고 있습니다. 제가 보고 있는 몇분동안에 흡착포를 대량 뿌렸습니다. 

아무래도 기름유출이 있긴 있어보였습니다. 장대로 휘휘젓는 것은 기름이 잘 붙도록 하는 시도로 보였습니다.  





4~50m 오른쪽에 있는 배에서는 기름이 묻은 흡착포를 걷어내고 있었습니다. 이 쪽에도 10여명이 작업하고 있었죠. 오른쪽에 보시면 기름이 묻은 누런색 흡착포가 보입니다. 상태로 봐서 그렇게 심하게 유출된 것은 아닌 듯 했습니다. 그래도 어느정도 기름이 묻어나오는 것을 보면 더 열심히 해야할 듯 합니다. 




원래의 준설선 모습입니다. 가라앉지 않았다면 이런 보습이죠. 오른쪽에 강 아래로 흘러들어가는 파이프가 보입니다. 저 관을 통해서 모래를 빨아들입니다. 정부가 주장하듯 최첨단 장비처럼은 보이지 않네요. 오래되고 관리되지 않은 차에서 나올법한 매연이 심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습니다. 




준설선으로 빨려들어온 모래는 이런 적치장으로 뿜어져 나옵니다. 물과 구분할 수 없기에 물도 함께 빨려져 들어오고 모래만을 가라앉힌 뒤 다시 강으로 내보내집니다. 이곳은 하구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지점임에도 생각보다 모래가 깨끗하네요. 이곳보다 상류인 대구 주변만 가도 검은 빛의 준설토가 눈에 띕니다만 내려오면서 정화가 된 듯 합니다. (그래도 강이 죽었다고 우기겠죠?)




현장 모습을 좀 더 잘 볼 수 있도록 간단하게 동영상을 만들었습니다.




큰 지도에서 취수장 보기



위 지도에서 보면 가장 왼쪽의 빨강색 표시가 준설선이 침몰한 지역입니다. 바로 오른쪽이 김해시에 물을 공급하는 창암취수장이고 가장 오른쪽 아래의 두 점은 부산시에 물을 공급하는 매리와 물금 취수장입니다. 

침몰현장은 창암취수장과는 7km 가 떨어져 있고, 매리와 물금취수장은 24km 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낙동강 물의 유속이 시간당 평균 2.2km 인 것을 감안한다면 창암취수장에는 3시간 남짓, 매리와 물금취수장은 10시간 남짓한 시간에 기름이 도착할 수도 있습니다. 아차 하는 순간에 김해시민, 부산시민들은 기름섞인 물을 먹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인 겁니다.

문제는 지금도 지금이지만 다음입니다. 구미와 대구에서는 가둬진 물 위로 유람선을 띄우겠다고 공언하고 있고, 만약에 그 배가 만에하나라도 침몰한다면 식수는 엄청난 재앙을 가지고 올 것입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대구를 비롯한 낙동강 인접 도시들은 취수원을 이전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새로운 취수원을 얻기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계속 실패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대구는 안동댐으로 취수원을 이전하려 했지만 실패했고, 구미로 옮기려 하지만 그곳의 여론에 밀려 이마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부산은 지리산댐을 건설해 취수원으로 쓰려하지만 김두관 지사가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 가망성은 없어보입니다. 남강댐으로의 이전 역시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혀 힘든 상황입니다. 

상황은 이렇지만 4대강 공사는 계속되고 있고 지자체는 취수원을 옮겨야 하는 상황입니다. 만약에 이전하지 못한 채, 4대강 공사 완료 이후에도 지금의 취수장에서 물을 취수하게 된다면 아주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되겠죠. '4대강 공사는 남얘기' 라며 애써 외면하는 시민들은 그 때엔 이도저도 못한 채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또는 화공약품이 듬뿍 함유된 수돗물을 마시게 될 겁니다. 

(지자체에서 취수원을 이전한다는 것은 4대강 사업 이후에는 이 물을 마실 수 없다(마시지 않겠다)는 반증입니다. 이후에 꼼꼼히 포스팅 하겠습니다.)

이 사건을 보면서 생겨나는 암울한 상상들은 가슴 속을 아찔하게 만듭니다. 


ps. 지금이 물이 가장 적은 시기 입니다. 그런데 물이 철철 넘치죠? 물이 말라 강바닥이 보인다는 사람들 어디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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