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를 여행할 때 유독 인도에서 그랬는데요. 카메라만 들고 있으면 아이들이 쫓아와 서로 사진을 찍으라고 난리를 부립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사진을 찍고나면 무엇인가를 요구하죠. 돈도 좋고, 사탕도 좋습니다. 하여튼 관광객들로부터 무엇인가를 받아내면 그게 좋아서 날뜁니다. 대부분은 무엇인가 따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재미삼아서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건 매우 안좋은 행동으로 관광객이 멋모르고 1달러짜리 지폐같은 큰 돈을 쥐어줬을 때는 큰일이 나는 것이죠. 재미가 구걸로 바뀌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건은 좀 달랐습니다. 소원을 비는 초 '디아'를 파는 아이였는데 다짜고짜 다가와선 하나를 팔아달라고 졸랐습니다. 하지만 재미삼아 하는 아이들과는 태도가 180도 달랐는데 그의 눈빛이 말해줬습니다. 마침 디아를 두 개나 사서 강가(갠지스)에 띄우고 오는 길이라 그 아이가 파는 디아는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금방 띄우고 보냈다는 것을 온 몸으로 얘기한 후 떠나려는데 제가 가진 카메라를 보고선 자기를 찍으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렇게 얘길하고 포즈를 취했습니다. 또, 웃음을 지었습니다. 불행히 그 웃음은 웃음이 아니었습니다. 얼굴 근육을 능숙히 움직인 것일 뿐 그의 마음은 딱딱히 굳은 듯 보였습니다. 하루종일 지친 듯한 모습이었죠. 그 모습을 보자마자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이 어린 아이가 이렇게 생계전선에서 힘겹게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돈을 쥐어주어서는 안된다는 철칙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더군요.
그래서 결국 그에게 10루피를 주었습니다. 미소의 댓가가 아니라 디아를 산 댓가였습니다. 대신에 디아를 가지지 않고 다시 돌려주었죠. 금방 띄웠으니 괜찮다고. 그 당시 디아가 3~5루피정도 했으니 저는 두 개를 산 셈이었죠. 돈을 받고 그 얘길 듣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휑하니 가버렸죠. 물론 한국과 인도의 현실은 많이 달라서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아이들은 웃고 떠들고 노는게 좋지않은가 생각합니다.
- 디아는? -
도로에서 만난 코끼리에게 밟힐 뻔한 황당사연! (4) | 2010.06.07 |
---|---|
10초면 마을사람 다 모이더라~ 그리고 쳐다만 보더라. (4) | 2010.06.04 |
아쉽지만 제주유채 인도유채에 참패 (7) | 2010.04.27 |
아랍,서양인들이 한국인을 놀릴 땐 '칭챙총' (20) | 2009.08.25 |
짓무른 과일만 골라주던 아주머니!! (3) | 2009.08.24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