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양은이'와 맞짱 뜬 아저씨
좋은 길을 오래 걸었던 탓인지 4차선인 국도 7호선만 남고 작은 도로는 모두 사라져버렸다. 불안불안 한 길을 걷고 또 걸어서 도착한 곳은 남애리였다. 사실 그 전에 멈추고 싶었지만 밥해먹을 버너용 기름(휘발유)이 없었기에 주유소가 있는 그곳까지 가야만 했던 것이다. 강변 제방 같은, 옛 동해선 철도길 너머에 있는 해변은 왠지 불안해보였다. 뼈대만 남은 천막들과 ‘접근금지’ 팻말이 붙어있는 휑한 방갈로 숙소들이 그렇게 느끼게 만들었다. 여름을 제외하곤 을씨년스러움만 감도는 곳이었다. 더 걷기엔 이미 늦었기에 더 갈 수도 없어 그곳에 텐트를 쳤다. 유하는 텐트를 지키고, 나는 물을 얻기 위해 마을로 향했다. 하지만 마을조차도 해변을 닮았는지 인기척이 거의 없었다. 폐업을 한 것 같은 식당 앞 수돗가에서 물이..
도시를 떠나는 꿈
2012. 12. 26.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