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김삿갓' 된 우리, 서울을 떠나다.
“언제 떠나세요?” 내가 떠난다고 떠벌리고 다닌 뒤로 사람들이 나를 볼 때마다 인사차 던진 말이다. “삼월 초순경이요” 라고 대답한 뒤 잠깐씩 고민에 빠졌었다. ‘정말 그 때 떠날 수 있을까?’. 생각은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구석구석을 둘러보고 다녔지만 몸은 방 한 구석에 붙어 꼼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얼마 갖고 있지도 않은 돈만 축내고 있었다. 날씨가 풀리기 전까지 책도 읽고, 운동도 하겠다고 다짐했건만 1/10도 못한 것 같다. 서울의 집도 문제였다. 전셋집이었지만 재계약을 불과 몇달 전에 한 터라 아무생각없이 여행이 끝나면 돌아와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몇 달이 걸릴지도 모를 여행이어서 짐들을 가만히 놔두는 것도 찜찜하거니와 그저 집을 비워두는 것도 께름칙했다. 단기간 집을 임대해주는 방식도 생..
도시를 떠나는 꿈
2012. 3. 14. 0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