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를 치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어제 밤 10시가 다 된 시간. 경남 양산에서 볼 일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1번 고속도로를 타고 100km 정도의 속도를 내고 있었지요. 경사진 언덕길을 올라 약간 굽어진 길을 돌았습니다. 키작은 고라니 한 마리가 도로 중앙에서 전조등을 한 몸에 받으며 서 있었습니다. 순간 갓길 쪽으로 핸들을 돌리고 속도를 늦추었지만 피하기엔 늦었습니다. 자동차 왼쪽 범퍼 쪽에서 ‘툭’하는 둔탁한 음이 들렸고, 그 진동마저 느꼈습니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현장으로 걸어갔습니다. 갓길에는 다른 한 마리의 고라니가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다시 언덕으로 올라가길 간절히 바라며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서 있었는데, 마주오는 차량의 전조등에 그의 실루엣이 뚜렷히 나타났습니다. 도로 중앙으로 들어간 것이었죠. ..
지구를 지켜라
2009. 6. 18. 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