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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인도의 결혼식

달려라자전거

by 채색 2008. 12. 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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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자유채색입니다.

 

델리에 머물 때입니다. 밤늦게까지 시내구경을 하다가 빠하르간지(여행자거리)의 숙소로 되돌아 가는 길이었습니다. 아주 멀리서부터 쿵짝거리는 소리가 요란하더군요. 누군가의 결혼식이 있나 생각했지요.

자전거를 여행하던 중에 시골마을의 작은 호텔같은 곳에 머물게 되면, 주말같은 날짜에 엮여버리면 제가 묵는 숙소 전체가 결혼식장이 되곤 했습니다. 호텔이 떠나가라 크게 소리틀어놓고 춤추고 하던 그것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았드랬죠. 방으로 찾아와 맛있는 것좀 먹으라고 권유하고 같이 놀자고 이끄는 사람들이 있긴 했었지만 피곤에 쩔어서 잠자다가 깬 저에겐 모두 귀찮고 시끄러운 존재였죠.

그런데 이 거리의 결혼식은, 제가 피곤한 상태도 아니었고, 귀찮은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에 괜찮았습니다. 즐겁게 춤추며 지나가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죠. 그러다가 신랑 형 되는 사람에게 붙들려버렸습니다. -.-;; 함께 가자더군요. 얼떨결에 그 일행을 쫓아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형님은 막무가내였습니다.ㅎㅎ)

 

 

엄청나게 밝은 조명과 하객 일행

왼쪽에 말타고 있는 사람은 신랑입니다. 그리고 색색의 사리를 입고 있는 여성들이 주 하객층이죠.^^;;

여기에 보시면 왼쪽에 조명을 들고 따라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들은 다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고.. 등을 손수 직접 들고 있는 것이죠. 맨 뒤에 발전차가 속도를 늦춰 따라갑니다. 대강봐도 힘들어 보입니다. 또,,, 감전이라도 된다하면.. 끔찍하죠. 가끔씩 서로 속도를 맞추지 못해 넘어질랑 말랑 하시는 분들도 봤습니다. -.-;;

그래도 사람들이 이렇게 즐겁게 춤추며 결혼식을 즐기는데는 이 조명을 빼놓을 순 없겠죠.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

이 때 연주하는 음악은 정말 빠르고, 흥겹습니다. 사람들이 아무 것에도 신경쓰지 않고 춤만 출 수 있도록 분위기를 이끌어줍니다. 야외임에도 불구 완전 음악속으로 파묻히게 만들어버립니다.

이곳에서부터 결혼식장까지는 몇백미터입니다. 걸어가다가 멈추곤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는데, 그것을 멈추기 위해서는 약간의 '뒷돈'이 필요합니다.ㅋ 이 악대가 눈치없이 계속 걸어가니까 신부의 언니가 돈을 찔러주면서 멈춰세우곤 음악을 부탁했지요. 그런 후에는 한자리에서 지칠 때까지 춤추고 놉니다.^^

 

 

광란의 도가니

다함께 춤을 추기도 하지만 이렇게 몇명이 중앙으로 들어가서 춤을 추기도 합니다. 저도 하마터면 끌려들어갈 뻔 했습니다.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통나무춤 밖에 없거든요. -.-;;

술을 먹지않아도 이렇게 미친듯이 춤을 추며 즐길 수 있다는게 참 부러웠습니다.^^

 

 

구경하는 주민들

최소 반경 100m 이내에 사는 사람들은 결혼식을 한다는 사실을 알겁니다. 얼마나 시끄럽게 지나가는지!!

그런데 신기한 것이 이토록 시끄럽게 하는데도 불만을 가진사람보다는 즐겁게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 예전에 너무 시끄러워서 짜증을 많이 냈던게 부끄럽더군요.(물론 인도에서!! 한국에서는 그러지 마세요.ㅎ) 이들은 결혼이라는 것이 엄청난 것을 쏟아붓거든요. 그게 사회적인 큰 문제로 떠오르긴 하지요.-.-;;

여튼 위 사진의 아저씨들 하며, 창 밖으로 내다보는 사람들 하며... 이들의 결혼식은 자기들만의 결혼식이 아니라 주변 모든 이들의 결혼식으로 만들어버리더군요.^^;;

 

 

신랑

저는 이 나라 사람들의 나이를 가늠하지 못하겠습니다. 결혼을 한다면 보통 30살 전후일텐데.. 거의 뭐... 40줄로 보이니.. -.-;;

돈으로 치장을 한 것은 아무래도 돈 많이 벌어서 부~자 되라는 의미겠죠?^^;; 이왕이면 100루피짜리로 하지..ㅎ

 

 

춤추는 가족들

이런 모습을 본다면, 왜 볼리우드 영화는 춤판이 많이 벌어지는지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완전 '맙소사'입니다. 몸들이 어떻게 저렇게 흔들어지고, 움직여지는지... 아무리 따라해보려고 해도 따라할 수가 없었습니다. T.T 원래 몸치이기도 하지만요.^^

또, 춤을 추는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워 보이는지.. 계속 사진을 찍긴 찍었는데, 어두웠기 때문에 제대로 된 사진을 얻지는 못했네요. 그래도 어때요??? 너무 이뻐보이지 않나요?

 

 

결혼식장

결혼식장은 마을 공터에 흰색 천을 넓게 둘러치고 그 안에다 카펫을 깔아 공간을 마련해 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곳 인도에도 결혼식장이 많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이미 춤판이 벌어져 있었고, 먹을거리도 엄청 많았습니다. (너무 달아 몇개 먹다 단념했죠.T.T)

특히 부러운 것은... 우리나라의 결혼식은 시간에 맞춰 30분 정도 번쩍 해치우고 끝나지만 이곳에선.. -.-;; 밤새 열린다는 겁니다. (신부측의 엄청난 부담이죠.문제긴 합니다만) 오랫만에 가족친지들 친구들 다~ 모여서 춤도추고 먹고 마시고 놀며 오랫동안의 그리움을 풀어버리는 것이겠죠.

아무튼 엄청나게 시끌벅적지근하고 즐거워 보입니다. (돈 쓰는 사람은 무진장 괴로울 듯 -.-;;)

 

 

결혼식장의 아이들

제가 생긴게 워낙 특이하다 보니까(이 아이들에게) 저를 구경하러 왔습니다.ㅋ

어찌나 귀여운지..^^;; 인도인들은 어릴 때는 무진장 귀여운데 크면 조금 징그러워 진다는 느낌이랄까요? 눈과 코가 너무 크고 또 눈썹은 얼마나 짙은지. 가끔씩 남자들에게 러브콜?(저는 남자입니다)을 받을 때면 그 기분은 최악으로 치달았죠.

가까운 가족들이라 그런지 조금씩 닮지않았나요??

 

 

알흠다운 신부출현!!

한~~참동안의 기다림 끝에 신부는 나타났습니다.

어찌나 화려한 장식을 달았는지, 비디오 카메라의 조명에 반사되어 쳐다보질 못하겠더군요.ㅎ 실제로는 훨씬 이뻤는데 사진발이 좀 안받았습니다. 그 때 당시 오~~ 했었거든요. 이쁘지 않나요??

 

 

신부를 기다리는 신랑

ㅎㅎㅎㅎ

어찌 신랑보다 신랑 형님이 더 좋아하지요?

저 형님이 저를 여기까지 이끌고 왔지요.^^;; 아마도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것에 매우 기뻐하는 듯 하네요. ^^

 

 

신랑신부

드디어 만났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던 보통의 결혼식의 절차와는 사뭇 다르더군요. 주례사도 없었고, 맞절이나 뭐... 그런 것도 없고, 부케같은 것도 없었어요..

만나서 몇마디 나누고, 손잡고 웃고, 사진찍고... 저도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보지 못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결혼 축하드립니다!! 짝짝

신랑이 신부에게 꽃목걸이를 걸어주고 있습니다. 꽃잎도 흩날리고 있구요. 아마도 결혼식의 최고 하일라이트는 이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불행히 대부분의 하객은 이 모습에는 관심없고 먹고 이야기하고 춤추는데 열중했습니다.ㅋㅋ

 

 

신부 어머니와 언니

너무 즐거워 하셨습니다. ^^;;

그리고 언니는 넘 이뻐요.

 

 

언니 부부

기념사진!! 찰칵!!

 

정말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이 결혼식에는 분명히 나쁜점도 많이 있지만, 이토록 즐거운 결혼식에 '지나가는 사람'으로 참여하게 된 것도 어찌나 기쁜지 모릅니다. 사실 결혼식장 내부에는 아무나 못들어가게 했거든요. 저도 처음에 제지당했다가 그 형님의 구출로 들어갔습니다.^^ 아무래도 안에는 먹을거리도 많고 해서 배고픈 사람들이 많이 오나 봅니다.

이 결혼식은 인도인들을 살짝 이해를 하게되는 단서가 되었지요. 춤을 추는 것 하며, 먹는 것 하며, 웃고 즐기는 모습들이 제가 보고 느꼈던 이전의 것들과 완전 틀렸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거나 TV를 통해 보든지 모든 면에서요. 이것이 전통적인 방식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아마도 아니겠죠?) 분명한 것은 그들만의 방식이라는 것.

딸하나 시집보내려면 집안 기둥뿌리는 기본으로 뽑아야 한다는데, 저 집은 괜찮았는지 모르겠네요. 결혼지참금에다가 이런 결혼식의 부담도 신부측에서 거의 다 한다고 들었었거든요. 그런 부분은 빨리 고쳐져야 하겠고, 조금은 넘치는 결혼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이렇게 기쁜 일이 지난 후에 상처가 된다면 안될 일이죠.

인도를 여행하시다가 결혼식 일행을 만난다면 슬쩍 따라가 보세요. 그 어떤 관광지보다 큰 즐거움을 덥썩 안겨다 줄겁니다!!^^

 

이상 자유채색이었습니다.

ps. 아래 링크된 책이 제가 첫번째로 쓴 책입니다.^^ 유라시아 여행한 이야기가 한가득 들어있죠. 따뜻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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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채색의 여행갤러리
http://www.thejourne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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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yozi.jpg

숨 쉬는 유라시아, 꿈길처럼 달린 432일!
한국 청년, 두 바퀴 자전거로 열두 나라를 가슴 벅차게 달리다.


유라시아 자전거 횡단 여행기. 세상을 향한 동경으로, 넓은 세상에는 미처 알지 못한 그 무엇인가가 더 많은 것이라고 생각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그 무엇'에 대한 동경 하나 만으로, 만 1년 2개월에 걸친 유라시아 대장정에 나섰다. 이 여행기는 2001년부터 준비했던 유라시아 자전거 여행에 대한 기록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해 포르투갈 리스본까지, 유럽과 러시아를 횡단했던 유라시아 자전거 여행은 2006년 6월에 시작되어 2007년 9월에 끝났다. 때로는 걷고, 때로는 달리면서 만났던 따뜻한 심성의 사람들, 결코 잊을 수 없는 인연들, 추억들을 글과 그림으로 그대로 남겼다.

특히, 유라시아 대륙의 장대한 풍경을 사진으로 옮겨 담았다. 중국의 대도시들, 티베트ㆍ네팔의 주옥같은 절경, 프랑스ㆍ스페인ㆍ포르투갈의 숨겨진 길과 유적지 등 현지의 생생한 풍경들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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