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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나무만 살아남는 불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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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색 2013. 1. 26.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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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연에서 태어나고, 자연에서 나온 먹거리 덕분에 살아갑니다. 

또, 우리가 쓰고 있는 거의 모든 '자원'은 자연으로부터 나옵니다.

자연은 말없이 그저 그 자리에 서 있지만 우리를 태어나게 하고, 돌봐주는 셈입니다.











영주시 평은면 내성천 강가에 커다란 한 나무가 있습니다. 왕버들 나무입니다.

왕버들은 보통 사람들이 일부러 심습니다. 큰 물이 닥쳤을 때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내성천 강가에는 이런 왕버들 나무들이 군락을 많이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들도 대부분 사람들이 가꾼 나무들이었지요.











2009년부터 영주댐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추진된 사업입니다. 

공사가 진척되면서 수몰되는 부분의 나무들이 잘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물을 채운 뒤에도 나무가 남아있으면 나무가 썩으면서 물도 오염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왕버들은 다행히 잘리지 않았습니다.

그의 가치가 높기 때문입니다. 즉, 돈이 되는 나무입니다.

나이가 어린 나무들은 '돈'이 되지않아 모두 잘려나가고,

'돈'이 되는 나무는 살아남아 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백년 동안 많은 사람들을 강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했었습니다.

또한, 그의 동료들, 자식들도 강가에서 그와함께 제방을 지키고 서 있었습니다.

이제 모두 잘려나가거나 물에 잠기고, 그와 더불어 '돈'되는 나무만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사방팔방으로 뻗쳐나갔던 가지들이 상당히 많이 잘려나갔습니다. 

사람으로 치면 팔다리가 잘려나간 것처럼 보였습니다. 

어찌나 아파보이던지요. 











우리를 돌봐주었던 나무, 이제 영문도 모른채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다른 나무들은 또한 영문도 모른채 잘려나갔습니다. 


자연은 어머니라고 했던가요? 우리를 만들고 먹여주고 돌봐주었으니 어머니 맞겠지요. 

어머니의 일부였던 나무들을, 강을... 우리는...


우리는 언제쯤 효도를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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