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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 기다려 1초 관람! 황당 뜨루드프랑스 관람기.

달려라자전거

by 채색 2010. 11. 1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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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자전거 여행 할 때다. 마르세유라는 대도시에 머무르고 있었는데 몇일 쉬고자 무슨 이벤트가 없나 찾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숙소의 직원으로부터 몇일 뒤 뜨루드프랑스(사이클대회)가 이 지역을 통과한다는 얘길 들었다. 뜨루드 프랑스라면 세계 최고의 사이클 대회다. 우리나라는 아직 관심이 크게 없어서 스포츠 뉴스에서 단신으로 다루지만 이웃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생중계를 할 정도다. 7월에 3주동안 경기가 열리는데 내가 바로 7월에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나도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으니 더더군다나 그 경기에 관심이 갔다. 괴물들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오르막길에서도 시속 30km 이상으로 달리고 평지에서는 시속 50km 이상으로 달리는 그들을. 그래서 몇일 기다렸다. 기다리며 도시 이곳저곳을 구경했다.(이건 담에) 그리고 경기 당일. 자리를 잡으려면 빨리 나가 있어야 한다고해서 정말 일찍 나갔다.


아침일찍부터 메인도로가 통제되었다. 그래서 숙소에서 나오는 길은 다들 정체가 되어 엉망이었다. 그래도 불만은 없는 듯 보였다. 통제되어 있는 길을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렸다. ^^

과일과 과자부스러기를 좀 산 뒤 경기 관람을 준비했다. (핸들에 걸려있는거 보이죠?)



여기가 오늘 스테이지 결승선이다. 이 경기는 매일의 기록을 총합해 순위를 결정한다. (맞나?) 여튼 그렇다.
아침일찍이었지만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아마 이 시간이 9시쯤 되었을 것이다. 사진 오른쪽 사람은 파라솔과 의자까지 준비해 왔다.ㅎ



그리고 곧 사람들은 많이 모였고, 행사?가 시작되었다.
바로 협찬사에서 홍보행사를 하는 것이다.



이 소는 다들 알 것이다.
지금은 우리나라에도 수입되는 치즈브랜드다. 이 소한테 치즈 많이 얻었다. ㅋ
기다리는 동안 맛있게 먹었다.




나는 제일 앞자리를 빼앗기기 싫어서 계속 펜스를 잡고 서있었다.
그런데 뒤쪽 간이무대가 설치된 곳에서도 행사?를 하고 있었다.

행사의 가장 큰 핵심은 바로 '공짜' 로 먹을 것이나 물건을 준다는 것이다. 저 '하리보'라는 곳에서 막 사탕인가를 던졌다.
한사람 한사람 주기 귀찮으니 그냥 막 던져버리는 거다. 헐...




손목에 차고 있는 것은 형광팔찌인데 시계회사에서 나눠준 것이다.
물론 나도 받았다.
그리고 다른 뭔가를 나눠주고 있는 것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얻으려 손을 무지막지하게 뻗었다.



심지어 햄도, 피자도 잘라서 줬다.
대단했다.


공짜로 받는 재미가 쏠쏠했다. 지금 기억나는 것만 해도..
치즈, 부채, 팔찌, 모자, 햄, 사탕, 네스퀵, 모형자동차 등등 이다.
사람들을 보고 있자니 다소 황당했다. 경기를 구경하러 온 것인지 아니면 이 공짜 행사를 보러온 것인지.
유럽 사람들은 좀 신사적이고 이런 공짜를 안 밝히는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이벤트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해당 회사 상표를 외치며 요구했다. 완전 황당... 나는 그런 사람들 사이에 있었던 덕분에 많이 얻긴 했지만,,

그나저나 이 이벤트는 무려 두시간동안이나 이어졌다.
문득 선수들은 언제오나 싶었는데 멀리의 전광판에서 어설프게 보일 뿐이었다.

어쨌든 경기를 보러왔으니 경기에 집중하자며 전광판을 보려고 하는데,
도로에선 또다른 황당 시추에이션이 펼쳐졌다.

바로 협찬사들의 홍보차량들이 들어오는 것이다. 마치 놀이공원의 '퍼레이드'처럼
홍보차량들은 괴상한 모양을 하고 있었고, 심지어 사람이 타고 있는 것도 있었다.





배모양의 차.
내가 보기엔 그냥 '헐... ' 이랬는데 사람들은 되게 좋아했다.



샴푸회사 홍보차량.
심지어 남자홍보원은 차 위에서 샤워를 하고 있다.
뜨아...





타이어에 사람이 타고 있다. -.-




생수회사.
제일 못난거 같다.




케이블카 회사도 이렇게 지나가고.



멋진 오토바이도 지나가고.




쓰레기통도 지나간다.
헐...
헐..
헐.






정말 황당했다.
들은 바로는 선수들이 이동하는 것과 똑같이 이 퍼레이드 차량들도 함께 움직인단다.
경기를 후원하는 만큼 광고를 톡톡히 하는 것이다.
프로경기 중 관람객 수로는 최고라고 하니...

거의 두시간동안이나 계속됐다.
황당한 차량들을 보는 것도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었는데
나의 관심사는 경기였다.

선수들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계속 노렸는데
퍼레이드 행렬이 거의 끝나고 나서야 뭔가 경기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사람들이 펜스를 두드리며 긴장상태를 만들었다.
그래서 와!! 드디어 들어오나보다 했다.

어디어디 하며 계속 들어오는 방향을 쳐다봤다.
그런데 사진에 보면 흰 색 옷을 입은 경비 아저씨가 시야를 가려서 잘 안보였다. -.- (사진은 팔을 들고 찍은 것)



결국 들어왔다.
깜짝 하는 순간에 선수들이 들어왔다.

내 고개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도는 시간까지 다 합쳐 1초 쯤 되었을까..
정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무려 4시간을 기다렸다.
공짜로 많은 것을 얻고, 신기한 퍼레이드를 봤다. 나름 재미는 있었지만
정작 본 경기는 1초만 보고 끝난 것이다.




괴물들을 구경하고자 결승선 너머로 갔다.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는 탓에 가까이 갈 수도 없었다.




뒤따라오던 예비 자전거를 실은 자동차도 지나갈 수 없을 정도였다.



허무하긴 했지만 나름 재미는 있었다.


그래도 좀 선수들을 보고싶어 다음날에 또 나갔다.
이 도시에서 떠나가는 모습을 보려고.


마르세이유 항구와 가까운 곳이다.
어제만큼은 아니었고 펜스도 없었지만 사람들이 많았다.
출발시간이 아침이었기 때문에 어제처럼 4시간씩 이렇게 기다리진 않았다.ㅎ



선수들이 빠져나왔다.
정말 괴물들이었다.
물론 엄청 빨리 지나갔다.




하지만 이제 출발이라서 그런지 어제처럼 최고속도를 내거나 하진 않았다.
정말 괴물들의 모습들이었다. 얇은 팔뚝에 얇은 다리.. 거기서 엄청난 괴력을 뿜어내겠지.


선수들을 예비자전거를 실은 차량들이 지나갔다. (아.. 저 자전거 한 대만 가졌으면...)


이 선수들은 피레네 산맥쪽으로 갔다. 나는 따라가려고 한건 아니지만 나도 다음 일정이 스페인으로 넘어가기 위해 피레네 산맥으로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길을 오르며 시속 8~9km 밖에 안나왔다. -.- 물론 짐을 무겁게 실은 탓도 있겠지만, 그 길을 시속 40km 에 가깝게 속도를 내 올랐을 선수들을 생각하니 아찔했다.

뜨루드프랑스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긴 했다.
너무 상업에 물들긴 했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 경기가 유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4시간 기다려 1초 구경했지만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때의 기억은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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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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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1.11 12:30 신고
    어후..
    저는 싸이클 선수들 보면 정말..
    짐승.. 이라는 단어밖에 생각이 안들더라고요.
    간혹 자전거 진짜 즐기시는 분들 보면 하루종일 타고서도
    멀쩡한 분들을 보는데.. 진짜 짐승들.. ㅎㄷㄷ ^^

    그 1초의 슝~ 지나가는 것을 보기 위해 일부러 퍼레이드를 넣었는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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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용 퍼레이드등의 재미난 볼거리가 없었다면 1초 슝~~땜에 상당히 허탈하셨을 듯...ㅋㅋ
    그런데 정말 재미난 퍼레이드차가 많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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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1.11 23:21 신고
    싸이클경기가 원래 그렇습니다 '획' 지나가면 '끝'이죠 ㅎㅎ 싸이클애호가로써 부럽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