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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거짓으로 도배된 4대강 홍보관!

강의 눈물

by 채색 2010. 7. 30.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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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보 옆 허술해 보이는 건물, 다름아닌 4대강 홍보관


경기도 여주의 남한강 지역, 이곳에는 세 개의 보가 있습니다. 환경운동가들이 보 위에 올라가 고공시위를 벌였던 이포보, 있는지 없는지 긴가민가 베일에 싸인 여주보, 그리고 언론의 매를 가장 많이 맞았던 강천보가 있습니다. 하나같이 다 거대한 것들인데 지날때마다 놀란가슴 쓸어내립니다. 지금은 기둥만 있고 수문이 없어 물은 그대로 그르고 있지만 다 완공된 후에는 물은 가던 길 막히고 썩어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몇일 전 강천보 앞을 지나갔습니다. 안쪽으로 굳이 들어갈 이유는 없었지만 그냥 한번 들어가본 겁니다. 그런데 강천보에 닿기전에 무슨 괴상한 건물이 나타났습니다. 전에 못보던 것이었죠. 컨테이너 박스를 대충 이어붙여놓은 것 같기도 하고 나무 판떼기로 겨우겨우 세워놓은 것 같기도 한 굉장히 허술해 보이는 건물이었습니다. 건물아래에 4대강 캐릭터가 붙어있어 그 사업과 관련있는 건물일 거라고만 생각했죠.

건물 정면으로 돌아갔을 때서야 그것이 4대강 홍보관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뜨억!! 했죠. 뒤에서 볼 때는 굉장히 허술해 보였지만 정면은 달랐습니다. 입구가 커다란 통유리로 되어 있고, 그 안에는 생각지도 못한 안내원들이 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웃긴건 건물 바로 앞에다 작은 연못을 만들어놨는데 ‘그 광활한 습지를 다 파괴한 놈들이 무슨...’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홍보관 안에 4D 영상관이 있다? 

 

안에 뭐가 있나싶어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친절히 안내를 해 주었습니다. 거짓으로 가득찬 홍보물을 손에 들고 첫번째로 3D 영상관에 들어갔습니다. 헉!! 그렇습니다. 3D 영상관이었습니다. 

영화관에서 보던것보다 훨씬 더 고급스러운 입체안경?을 받아들고서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곧 영상은 시작되었는데 다름아닌 4대강 거짓 홍보 영상이었습니다. 새롭게 만들어낸 4대강 캐릭터가 출연했습니다. 아마 아이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한 수단인 것 같더군요. 4대강을 하는 이유가 기후변화 때문이고, 물부족 때문이고, 사람들의 레져공간 부족.... 등등등 온갖 거짓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인과관계가 없는 것들이었습니다. 


특히나 댐을 만들고 여울을 없애는 등 생명에겐 치명적인 공사를 하면서 ‘생명 살리기’라는 말을 몇번이나 반복했습니다. 도대체 어떤 면에서 생명살리기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물을 가두면 여울은 없어지고 수심이 깊어집니다. 또한 준설을 한 뒤 ‘큰 물그릇’을 만듭니다. 이런 곳에서는 크든 작든 물고기들이 산란을 할 장소가 없어집니다. 어른 팔뚝만한 누치의 경우에도 산란을 할 때는 얕은 물가(수초가 있는)에서 합니다. 작은 물고기들은 말할 것도 없죠. 그리고 어릴 때부터 수없이 들었던 ‘물은 고이면 썩는다.’는 도무지 변할 수 없는 법칙을 어기면서도 보로 막아도 물은 깨끗해지고 맑아진다고 거짓말 했습니다.


언론을 통해 이슈가 되었던 로봇물고기도 출연했습니다. 기가찼죠. 육상에서 걸어다니거나 기어다니는 로봇도 제대로 못만드는 나라에서 물 속에서 헤엄치며 조사를 하는 로봇물고기가 가당키나 한지!


그런데 이 영상관은 3D 가 아니라 4D 였습니다. 영상이 하늘로 올라갈 때는 의자가 움직이며 하늘로 올라가는 기분을 만들어주었고 정면에서 바람이 나왔습니다. 물속으로 들어갔을 때는 의자 아래에서 다리 쪽으로 굉장히 시원한 무엇인가를 뿌려댔죠.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홍보관을 예사로 생각했는데 이 영화관 시설만해도 돈이 꽤 들어간 듯 했죠. 김진애 의원이 밝힌 불법 홍보예산이 이쪽으로 많이 쏠리지 않았을까 의심이 되었습니다. 

영상은 길지 않았습니다. 영상을 다 보고 나오자 그곳에 사복을 입고 서있던 직원이 계속 의심의 눈초리로 저희를 쳐다봤습니다. 안내원 보고 ‘저사람들 어디서왔냐고 물어봐’ 라고 작은소리로 얘기했죠. 직접 저희보고 얘길했다면 큰 싸움이 날 뻔 한 상황이었지만 안내원은 그 말을 씹고 저희가 그냥 구경할 수 있도록 놔두었습니다. 



4대강 홍보관을 찾은 어린이들... 한가람 탐사대..


윗층으로 올라가려는데 홍보관 안으로 어린이들이 우르르 들어왔습니다. 관광버스 한대로 된 일행이었죠. 아주머니가 아이들을 통제하고 아이들은 줄을 서 우리가 금방 빠져나온 영상관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다들 명찰을 달고 있었는데 ‘한가람 탐사대’라고 적혀져 있었습니다. 

‘푸훗’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세뇌를 시키려 만들었나 싶더군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거짓을 말하는 것이니 ‘세뇌’ 다름 아니었습니다. 물은 흘러야 깨끗해진다는 진리를 물의 양만 많이 늘리면 깨끗해진다 라는 것이나 지금의 강물이 썩어서 손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들...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정부와 환경단체의 다른점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환경단체에서는 아이들에게 직접 자연을 느끼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알 수 있게 현장으로 데려가는 반면에 정부는 온갖 기술로 치장된 곳에서 아이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그 컴퓨터 그래픽은 결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하죠.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번 여름방학동안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지역주민, 교사 등을 모집해서 '한강유역의 우수한 자연,생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한강환경유역청에서 하는 것이었고, 무료였습니다. 코스를 살펴보면 한강물환경생태관 - 팔당호선상체험 - 중식 - 이포보 - 한강살리기 홍보관 - 영릉... 또다른 코스는 한강유역환경청 - 한강생태학습장, 강하하수처리장 - 중식 - 이포보 - 한강살리기 홍보관 - 영릉... 이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 한가람 탐사대는 모집은 자연생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고 알렸지만 실제로는 4대강 사업 체험단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거짓으로 가득찬 홍보관, 남한강에 갈매기가??


2층 역시 정부주장을 나열해놓은 것들 뿐이었습니다. 전혀 인과관계가 성립이 되지 않는 그것들 말이죠. ‘지구온난화로 지구의 평균온도가 높아지고 강수량이 변화하고 있다. 기상이변에 따른 물재해로 폴란드와 중국이 심각한 피해를 받고있다. 한반도도 이렇게 피해를 받고 있다.’ 는 내용입니다. 우리나라의 현황 중 물부족에 대한 것은 거짓이란건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4대강 일대는 물이 부족하지 않은 건 기정사실이구요. 그리고 수도관 누수율이 엄청나 그것만 줄여도 4대강 사업으로 저수하는 것만큼의 물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고 합니다. (이건 곧 올리겠습니다)

그 아래 적혀진 ‘생태계 교란’, ‘아열대성 기후로 변화’, ‘생태계 변화’, ‘지열상승’ 같은 내용들은 4대강 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들입니다. 단지 ‘집중강우’가 살짝 관련이 있을 수 있지만 4대강 지역 제방은 이미 그런 강우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보강해야 할 곳이 몇몇 있다고는 들었습니다.) 


새들의 몇몇 종류는 박제(또는 모형)된 것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갈매기를 발견해버렸습니다. 이곳은 하구와도 한참 떨어진 남한강 중류이고 ‘한강살리기’ 사업은 중류지역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바다새를 이렇게 박제해 놓았다는 것은 정말이지 ‘기본 상식’도 없는 사람이 했다고 여겨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에서 ‘새들이 늘어난다’고 할 때 내세우는 오리류의 새들은 전시해놓고, 모래사장이 사라지고 나면 멸종할 수 밖에 없는 흰목물떼새(멸종위기2급)나 검은등할미새 같은 새들은 아예 흔적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또한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될 수리부엉이(멸종위기2급)도 없었죠. 


물고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남한강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꾸구리와 돌상어가 흔적도 없었습니다. 이들은 얕은 물의 빠른 여울에서 사는데 4대강 공사로 완전 멸종위기에 처했습니다. 실제로 공사를 막지 못한다면 남한강에서는 모두 멸종한다고 봐도 무관할 것입니다. 임진강, 남한강, 금강에서만 살았던 그들이 금강은 이미 거의 사라진 상태고, 남한강에서는 많이 살았지만 이젠 임진강에서만 볼 수 있는 어류로 남는 것입니다. 


자신들이 멸종시키는 생명들은 쏙 빼놓은 채 적응력이 높은 생물들만 전시해놓고 ‘이렇게 잘산다’ 는 주장을 펼치는게 아닌가 의심이 크게 됩니다. 이들이 늘어나면 나중엔 유해조수로 지정해서 괴롭힐지도 모를 일입니다. 균형이 깨진 상태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지요. 


그 윗층은 전망대였습니다. 강천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장마기간 대비로 가물막이와 대형장비들을 다 치운상태라서 그저 다리 기둥같은 것들이 세워져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곳이 아름다운 모래(자갈)밭과 습지가 있었다는 것은 쏙 빼놓은 상태로 있으니 그냥 이것만 보면 ‘이걸 가지고 그렇게 반대하나’ 싶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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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홍보관 사진


| 홍보관 뒷편입니다. 굉장히 허술해 보였습니다. 4대강 사업을 법과 절차를 무시하며 뚝딱뚝딱 해치워 버리듯 이 홍보관도 그렇게 한 듯.


|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두었습니다. 눈속임이죠. 자신들의 만행을 이런 '액션'으로 '친환경'인 것처럼 보이려고 하는 수작 다름아닙니다.


| 홍보관 바로 앞에 이렇게 연못을 조성해 놓았습니다. 이런 것도 마찬가지... 그 넓은 습지는 다 파괴해놓고서...


| 정면에서 본 것입니다. 정면은 약간 있어보이는 듯 한...


| 깔끔하죠? 그런데 국민의 혈세를 이런데 쓰라고 허락한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 한쪽 구석에 돗배 모형이 있었습니다. 요즘에 이 사업이 진짜 운하사업 아닌가 의심이 들 때가 많은데 이 배를 보고 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영상관으로 들어왔습니다. 좌석이 조촐하게 있었습니다만, 4D 입니다. 좌석 앞 검은 쇠봉에서는 바람이 나오고 좌석은 막 움직입니다.


| 완전 입체였죠. 그리고 일체의 현실적인 영상은 배제된 채 모두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되어 있었습니다.


| 보가 물을 깨끗하게 한다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ㅎㅎ


| 이렇게 말이죠. 남한강의 보를 하나씩 설명하며 엄청나게 뻥을 칩니다.



| 로못물고기들입니다. 마치 괴물 물고기처럼 생겼네요. 그리고 충격받은건 강 바닥에 풀이 저렇게 많을 수가 없는데 왜 저렇게 했나 싶더군요.
모르긴 몰라도 강에 한번도 안들어 가 본 사람이 만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한강의 강바닥은 모래와 자갈, 돌로 채워져 있었으니까요. 준설작업을 할 때 이 풀을 본 적이 없습니다. 이 영상이 강에 대한 조금의 상식? 지식? 도 없이 만들어졌다는 증거입니다.


| 이 물고기가 그 대표 로봇 물고기입니다. 어처구니가 없죠.


| 마지막 장면은 독도에서 끝냈습니다. 애국심에 호소하는 거죠. -.- 과연 이 4대강 사업을 하는 작자들이 조금의 애국심이라도 가지고 있을까요? 애국심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국토를 이렇게 해칠 수가 있는 것일까요? 말이 안됩니다.


| 불행 4강입니다. 무슨 행복 4강...



| 앞서 말씀드린 '한가람 탐사대' 아이들입니다. 모집은 '생태체험' 으로 해놓고, 이렇게 4대강 홍보관에 데려오다니!! 얼굴이 좀 두꺼운게 아닌 것 같습니다.


| 2층으로 올라가니 이렇게 새들을 전시해 두었습니다. 대부분 적응력이 뛰어난 오리류들이죠.


|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


| 눈을 현혹시킬 수 있는 것들은 죄다 모아두었습니다.


| 황당한 것은 이 사진들 중에서 이미 사라진 (자신들이 파괴한) 것들도 있었죠.



| 새들과 물고기를 적어두었습니다. 한강에 앞으로 황복이 올라올거라며 그것은 이쁘게 그려두었는데 한강에서는 다시는 못 볼 꾸구리나 돌상어는 전혀 언급도 없습니다.



| 거짓의 결정타. 갈매기 입니다. 남한강 지역에 갈매기도 사나요??


| 환경영향평가에서 누락시켰던 가창오리도 있네요. 사진 바로 중간 아래입니다. 얼굴에 태극무늬 비슷한게 있어서 잘 구분이 됩니다.


| 한강 수계를 그림으로 그려놨습니다. 자신들이 파괴하게 될 강들을 구체적으로 그려놓은 듯.



| 3층 전망대 입니다. 남한강이 그대로 내려다 보이는 곳에 의자와 안내물들이 비치해두었습니다.



| 강천보가 훤히 보입니다. 지금은 말끔하게 정리된 상태라 대강 보기엔 다리를 건설하다 만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강 바닥으로 엄청난 준설과 폭파가 있었다는 것을 이 모습만 보고는 모르겠지요.


| 나오는 중에도 너무나 허탈했습니다.


| 홍보관 외관입니다. 처음 밖에서 봤을 때는 그저 허술한 전시관 정도로 생각했는데, 내부는 얼마나 휘황찬란한지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습니다. 돈으로 쳐바른 듯한 인상이었습니다. 또, 거짓으로 가득차 있었구요. -.-

거짓으로 가득차있고, 국민의 혈세로 도배된 그 홍보관을 빠져나오며 허탈했습니다. 만약에 그들이 거짓을 말하지 않고 사실을 말했다면 그래도 좀 기분은 괜찮았을런지 모르겠습니다. ‘4대강 살리기’가 아닌 ‘4대강 개발’ 이라던가 물을 많이 가두는 것은 ‘생명 살리기’가 아닌 ‘배를 띄우기 위한’ 것이라던가... 


다음에 4대강 사업 전과 후의 관련자 코의 길이를 재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관련 장관, 공무원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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