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컥! 공터에 총알이 널렸네. 아이들이 위험하다.

세상살이

by 채색 2010. 5. 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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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이 충주를 지나가는 곳에 비내늪이라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질 예정이긴 하지만 나들이 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 옆 자갈밭은 새들에게나 사람에게나 편한 휴식처가 되기 때문입니다. 주변에는 작은 마을을 제외하고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도로도 멀기 때문에 귀찮은 소음도 거의 없습니다.

저는 이곳에 사람들과 야생동물 조사를 갔습니다. 조사를 하던 중에 깜짝 놀라는 일이 있었는데요. 총알을 발견한 것입니다. 헉!! 이곳에 왠 총알이 있지?? 라고 의문을 가지고 주변을 더 둘러보았습니다. 그런데 수류탄 안전핀도 발견되고 발칸용 총탄 탄피도 발견했습니다. 총알도 더 발견했죠. 불과 20분정도 대충 둘러봤는데도 이 정도니 맘먹고 찾는다면 수십발이라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다행이게도 다 공포탄이었습니다. 그런데 뇌관이 찍히지 않은 것들로 화약이 안에 가득한 것이었죠. 아무리 공포탄이라 할지라도 아이들이 가지고 놀 경우에는 매우 위험합니다. 군에서 공포탄을 쏴 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총구로 강력한 가스와 불꽃이 발생합니다. 호기심에 돌로 찍을 경우 화상을 입게 되겠죠? 어릴 때 장난감 총에 든 화약도 부모님들은 위험하다 하시며 못가지고 놀게 했는데 이건 군사용 총탄이니까 말이죠.

그리고 중요한 것. 남성분들은 군대에서 탄피를 잃어버리고 난 뒤 몇시간에 걸쳐 탄피를 찾으려 돌아다닌 적이 있을겁니다. 탄피=총알이라는 공식으로 탄피를 잃어버린 것은 총알을 잃어버린 것하고 같다고 교육을 받았죠. 공포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만약에 잃어버렸을 경우에는 밤 늦도록 찾아야 돌아갑니다. 완전 미치죠.

| 자갈 밭이 넓게 펼쳐진 충주 비내늪.  


| 숙영지의 흔적. 이곳에서 숙영훈련도 했던 것 같습니다.  


| 20여분 만에 찾은 총알들. 비록 공포탄이긴 하지만 위에 설명드렸듯이 매우 중요합니다.  


| 풀밭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으로 보아 시간이 그렇게 오래지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 뇌관 부분이 쑥 빠진 탄피입니다.  



| 자갈 밭에도 있구요.  


| 이렇게 멀쩡한 총알도 있었습니다. 이건 뇌관이 멀쩡한 그러니까 아직 터지지 않은 총알입니다.  


| 뇌관이 멀쩡하죠? 만에하나 아이들이 이걸 주워서 호기심에 저길 두드리기라도 한다면... 상상만해도 끔찍하네요.  


| 누구라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위치에 널려있었습니다. 군에서 사격훈련 때 탄피를 잃어버려 찾으러 나갔던 기억으로는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였는데 이건 뭐 20분만에 몇개나 찾았으니!! 


이런 경험을 안해본 분은 모를거라 생각하고 왜 탄피=총알 이라는 공식이 생기는지 말씀드리자면, 사격훈련 때 탄피를 몰래 슬쩍한 뒤 다음번 사격훈련 때 진짜 총알과 교체한 후 사격했다고 우겨버리면 진짜 총알은 내꺼... 라는 상황이 됩니다. 또 공포탄의 경우에도 끝을 교묘하게 잘라버린다면 진짜 탄과 같은 모양이 됩니다. 사격때 바꿔치기를 하면 깨끗한 총알을 가지는 거죠.

cnc 같은 기계로 총구를 정교하게 깎고, 공이치기를 만든다면 얼마든지 총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예전 뉴스에서도 개인이 만든 총의 위력이 엄청나다는 걸 보셨을겁니다. 이 총알만 보태진다면 살상용 무기인거죠. 그만큼 이 탄피나 공포탄은 중요합니다. 이렇게 흘리고 다녀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나중에 알고보니 이 지역은 군사훈력지역이었습니다. 일반인들이 군사훈련지역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군대에서 일반인들이 활동하는 지역에 오는 것이죠. 평소에는 이렇게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장소이나 훈련기간 때는 통제를 하고 훈련은 하나봅니다. 이 총알들은 그 때 다 잃어버리고 간 것 같네요. 

너무 어이가 없지 않나요? 아마 대부분 '우리 때 저러면 부대 뒤집힌다'라고 여길 것 같은데요. 관계자가 이 글을 보신다면 꼭 처리를 부탁드립니다. 아이들의 안전이 위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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