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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 반대 VS 찬성

지구를 지켜라

by 채색 2009. 8. 14.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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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

지난 몇 달간 케이블카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정말 무엇이 옳고 그른가. 아니 무엇이 진정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그렇지 않은가. 반대의 논리를 들으면 ‘그렇군’하고 또 찬성의 논리를 들으면 ‘그런가’ 하고 긴가민가 합니다. 비단 저 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겁니다.

사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케이블카를 타고 있으며 그것의 편리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가까이는 도심 케이블카가 있고, 멀리는 설악산이나 덕유산에 케이블카가 있습니다. 또 중국황산에도 높은 곳까지 케이블카가 설치되어 있어, 그것을 타고 올라가 ‘좋다~’고 외칩니다. 높은 산에 땀흘리지 않고 올라가 ‘절경’을 구경하는 맛은 이만저만 좋은 것이 아닙니다. 이곳 ‘다음 view’에도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케이블카, 두륜산의 케이블카 등이 여러차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거리에서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반대 캠페인을 벌이면서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서명하러 오시는 대부분의 분들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반대하시는 분들이었습니다. 간간히 찬성하시는 분들도 계셨죠. 그리고 그 주변에서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찬성의 의견을 가진 분들도 많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2008년 한국리서치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조사자 70%가 반대를 했다고는 합니다.

찬성하시는 분들의 의견의 대부분은 ‘몸이 불편하신 분’들도 올라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사람들만 산의 좋은 경치만 보는 것은 맞지 않다는 거죠. 몸이 불편하다는 것은 연세가 많은 어르신이거나 장애를 가지신 분들을 말하는 겁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케이블카 설치후 등산로가 복원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가정 하에서 말이죠. 그리고 첨단 기술을 써야 한다는 의견도 간간히 있었습니다. 인간의 첨단 기술을 써서 편하게 살자는데 왜 반대하는거냐는 의견이었죠.

케이블카 설치 추진지역의 주민들 대부분은 찬성입니다. 찬성 이유는 제가 거리에서 만난 분들과 의견이 비슷하지만 추가적으로 상권을 이야기 합니다. 현재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강원도 양양의 오색관광단지를 예를 들어보면, ‘살려달라’는 겁니다. 최근에는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겨서 매우 힘들다는 것이죠. 때문에 케이블카를 통해 상권을 예전 상태대로, 아니 그 이상 살릴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것은 지리산 중산리 마을주민도 다르지 않습니다. 심지어 케이블카가 생기면 ‘쓰레기를 주워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관광객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찬성
- 노인, 장애인도 멋진 풍경을 볼 권리가 있다.
-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기존의 망가진 등산로를 복원할 수 있다.
- 케이블카는 설치된 지역의 경제를 살린다.


그럼 케이블카를 반대하는 측의 주장을 살펴봅시다.

산이, 그것도 국립공원이 그저 ‘구경거리’인가 하고 생각해봐야 합니다. 지금 추진되는 케이블카는 거의 모두 국립공원입니다. 지리산, 설악산, 속리산, 한라산, 북한산 등등 말이죠. 국립공원은 ‘공원’이라는 말이 붙여져 있지만 그 의미는 ‘공공의 정원’이 아닌 'National Park'의 ‘Park’입니다. 우리말의 ‘공원’에는 보호지역의 의미가 없지만, ‘Park’ 에는 분명히 보호지역의 의미가 있습니다. 국립공원이 처음 시작된 곳이 미국이고 그곳에서 Park의 개념을 잡았습니다. 분명히 우리는 그 Park의 번역어로 공원을 썼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공원’을 ‘공공의 정원’정도로 생각하고, 당연히 국립공원을 ‘구경거리’가 많은 ‘관광지’정도로 생각하는 듯 합니다. ‘경치 좋은 곳’을 ‘국립관광지’로 지정해뒀나 하구요. 그래서 관광지를 편하게 보기위해 케이블카를 설치하는게 무엇이 문제냐? 하는 것일 테구요. 이 좋은 관광자원을 빨리 개발하지 않고 뭐하는 거냐? 는 것이구요.

보호지역으로 되어 있는 것은 그만큼 이유가 있습니다. 그 속에는 우리가 소중히 해야 할 생명체들이 무수히 많이 살고 있으니까요. 유네스코에서 설악산을 세계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한 것은 보통일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설악산 전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이유는 관광객이 더 많이 오도록 한 것이 아닙니다. 그만큼 그 생명체들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케이블카 설치 이후 과연 경제가 살아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이미 전국에는 케이블카가 많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흑자를 적당히 내는 곳은 설악산 권금성 케이블카와 서울 남산 케이블카라고 하더군요. 그 이외의 케이블카는 적자에 허덕인다고 했습니다. 케이블카를 운영하시는 분으로부터 들은 얘기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내리는 것은 산행에 비하면 극히 짧은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양양-대청봉 케이블카를 살펴봅시다. 만약 그곳에 케이블카가 설치된다고 한다면 일단은 사람들이 많이 갈 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잠시 멈추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것이 다 일테죠. 지금처럼 산행 후 그 앞에서 밥이라도 한끼하며 막걸리를 들이키는 일은 더욱 없을거란 말입니다. 그리고 영세상인들에게 돌아오는 혜택은 거의 없고, 케이블카를 건설하는 업체만 배를 불리게 될겁니다.

케이블카 설치 후 등산로를 폐쇄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당연히 수많은 산악회에서 반발이 일어날겁니다. 다시 열라고 항의를 하겠죠. 그 코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합니다. 여론이 뜨거워지면 어쩔 수 없이 열게 되어 있습니다. 결국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사람은 그대로 올라가고 등산으로 오르는 사람도 여전하게 됩니다. 정상의 이용압력은 더욱 높아지는 거죠. 또,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온 사람은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게끔 통제를 하겠다고 합니다. 환경단체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 수많은 사람들이 극히 가까운 정상을 향해 가길 원할 것이고 다른 방향으로 등산을 할 것이라는 주장에 맞선 것입니다. 그러나 쉽게 생각해봐도 정상 바로아래까지 올라간 사람들, 그것도 정상에 오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이 거길 가지않고 내려가겠습니까. 요구가 커지면 들어주게 되어있습니다.

** 반대
- 국립공원은 그저 구경거리가 아니라 보호지역이다.
- 케이블카는 경제성 없다. 경유 관광지로 전락할 뿐이다.
- 등산로 폐쇄는 현실성 없다. 정상의 탐방 압력만 높아진다.

<<대청봉에서 케이블카 반대를 외치는 사람들. 사람들의 발길로 벗겨진 곳에 다시 초록이 자라길 바라면서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설악산 대청봉, 지리산 제석봉 등에 케이블카 설치를 가능하게 할 자연공원법 개정안이 다행히? 아직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지자체들은 통과여부를 목마르게 기다리는 듯 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속리산이나 월출산.. 심지어 광주의 무등산까지 추진하겠다고 발표를 했죠. 만약 통과된 이후에는 우리나라의 국립공원들이 모두 철선에 갇히게 되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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